요즘 청년 '니트(NEET)'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2024년 7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815만 명 가운데 '쉬었다'라고 답한 사람이 44만 3,000명이었다. 역대 최고 수준인 5.4%다. 본격적인 국내 니트족이 8만명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글로벌로 확대해서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를 보면 청년 5명 중 1명은 니트족이라고 한다. 사회안정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니트(NEET)란?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로,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일을 하지도 않고, 구직을 위한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일할 의지 자체가 없으므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이른바 '프리터(Freeter)와도 구분된다. 니트(NEET)는 1999년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 직속 'Social Exclusion Unit'에서 작성한 보고서에서 유래한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격차 해소 : 교육, 고용 또는 훈련하지 않는 16~18세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기회(Bridging The Gap : New Opportunities for 16~18 Year Olds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였다.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니트(NEET)'란 용어는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됐다. 이 용어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정의는 국가별로 약간씩 달라졌다. 당초 영국에서는 주로 10대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용어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만 15~34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15~34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되, 미혼층에 집중한다. OECD는 '니트(NEET)'를 '정규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15~29세 청년'이라고 정의한다.
니트(NEET)가 초래하는 문제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니트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만큼 여러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경제적 문제가 발생한다. 니트족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고,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성 감소를 야기한다. 사회적 고립도 큰 문제다. 사회생활에서 소외되면서 우울증, 외로움 등 심리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잃게 되는 것도 잠재력을 낭비하는 큰 문제다. 국민경제 측면에서 보면, 니트족은 돈을 벌지 않으므로 소비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실업률도 올라간다. 이뿐만 아니라 경제 잠재성장률과 국내총생산하락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니트족이 증가하는 이유
그러면, 니트족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가 단순한 것일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핵심적인 이유라고 생각되는 것 몇 가지만 추려보자.
- 경제구조적 문제 : 취업난 심화, 저성장, 불안정한 고용 환경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 교육시스템의 한계 : 입시 경쟁 과열, 교육 시스템의 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 등으로 인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 사회적 관계의 단절 : 가족, 친구, 사회와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사회생활에 대한 동기 부여를 잃고,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단절은 니트족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결과이기도 하다. 니트 상태가 오래될수록 삶에 대한 인식이 극단적으로 변할 위험이 있다.
- 정신건강 문제 :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사회생활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특수한 경우일 수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과 불안이 확산되는 현상도 있을 수 있다.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니트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위에서 니트족이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원인을 알면 대책을 세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대책 몇 가지만 보자.
- 맞춤형 취업지원 : 니트족의 개별적인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핵심은 교육 수준별 청년 노동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바로잡는 것이다. 니트를 발생시킨 다양한 유형을 고려하여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는데, 직업훈련, 취업알선, 창원지원 등으로 구분되어야 할 필요도 있다. 특히, 창업지원이 유효한 지원대책이 될 수 있다. 사람들 중에는 어디에 소속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니트족이 되는 경우도 많다.
- 교육시스템 개선 :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진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다양한 실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정신건강 지원 :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청년들을 위한 상담 및 치료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담센터를 확대하고 접근성을 향상해야 한다.
- 긍정적인 사회분위기 조성 : 니트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사회적 포용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그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사회참여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 마련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니트족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니트족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니트족 문제 해결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만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꼭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니트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는 흔히 개인의 문제로 위장된다. 적어도 포용의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공동체에 복귀할 다양한 계기를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