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브렐러 브랜드(Umbrella Brand)라는 용어가 있다. 생소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엄브렐러 브랜드는 우리 일상생활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용어의 뜻을 알고 나면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용어는 말 뜻 그대로 여러 브랜드를 우산처럼 포용하는 브랜드다. 브랜드 전략에서 쓰임이 많다.
브랜드 확장 전략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은 별도의 브랜드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매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 브랜드 개발비, 마케팅 비용 확대 등 브랜드 관리에 난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브랜드가 많아져 관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하나의 절충안으로 엄브렐러 브랜드가 활용된다.
엄브렐러 브랜드의 의미, 역할, 사례
엄브렐러 브랜드는 보통 여러 제품 범주에 걸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브랜드로서 하위 제품군들을 아우른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여러 개별 제품 브랜드의 상위 브랜드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지금은 회사명으로까지 확장되었지만 OB는 라거, 카스, 카프리, 한맥 등 개별 브랜드를 우산처럼 포용하는 브랜드다. 이 상위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강력하여 동양맥주는 사명까지 OB맥주로 바꾼 바 있다.
엄브렐러 브랜드는 기업 브랜드의 하위 브랜드이거나 때로는 개별 제품 브랜드의 상위 브랜도로 사용된다. 혹은 기업과 관련한 연상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해서 기업 브랜드와 차별화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만약 어떤 기업이 유사성이 거의 없는 다양한 제품들에 공통된 브랜드를 사용한다면 다양한 제품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기업 브랜드 대신 엄브렐러 브랜드를 사용하여 유사성이 있는 제품들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보통 기업들은 처음부터 여러 사업영역을 동시에 전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또는 기존의 여러 브랜드들이 혼재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여러 제품군을 포함하는 상위 브랜드를 만든다. 예를 들면, 청정원, 해찬들 같은 브랜드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 브랜드는 대상이나 씨제이 같은 기업과는 별도로 해당 상품군에 적합한 엄브렐러 브랜드로 활용된 사례다. 이와는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예도 있다. P&G의 '아이보리'는 처음에 비누로 시작하여 샴푸, 린스, 세제 등으로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와 같은 제품 카테고리의 상위 브랜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엄브렐러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으로 GM도 언급하고 싶다. GM은 자사 자동차의 특성을 고려하여 쉐보레, 캐딜락, GMC 등의 하위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일종의 엄브렐러 브랜드인 것이다. 자사의 모든 자동차에 GM 브랜드를 붙이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 엄브렐러 브랜드 전략은 활용도가 높다. 얼마 전 하이트진로는 소주 브랜드 '참이슬'과 별도로 수출 소주에는 '진로' 브랜드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것도 엄브렐러 브랜드 아이디어를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엄브렐러 브랜드는 처음부터 기업 브랜드와 별도로 관리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경우도 있고, 다양해진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카테고리를 관리하려는 의도에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시작은 다르지만 엄브렐러 브랜드는 기업명과 다른 브랜드 이름으로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엄브렐러 브랜드의 전략적 가치
엄브렐러 브랜드의 특징은 이렇게 정리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바로 엄브렐러 브랜드의 전략적 가치를 의미한다.
- 브랜드 인지도 활용 : 기존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새로운 제품군에 확장하여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마케팅 비용 효율성 : 개별 제품마다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보다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여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신제품 출시 용이 :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하여 신제품 출시 시 거부감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브랜드 확장성 : 다양한 제품군으로 브랜드를 확장하여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위와 같은 특장과 전략적 가치가 있지만, 또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한 제품군의 부정적 이미지가 전체 브랜드에 영향을 미칠 위험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칫 브랜드 정체성의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각 제품군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마케팅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엄브렐러 브랜드는 기업의 규모를 확장하고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제품군 간의 조화로운 운영이 중요하다.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