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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마진, 그리고 이익 : 손익분기점과 가격탄력성을 통해 본 가격

by 불꽃유랑단 2024. 4. 16.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은 기업마다 무척 다를 것이다. 목표이익을 설정한 다음 가격을 역산하여 산출하는 방식도 있을 테고, 원가에 일정 마진을 가산하는 방식도 있으며, 시장조사를 통해 적정 가격을 도출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목표는 판매량과 이익을 높이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가격과 마진, 이익에 관해서 살펴보자.


 

가격 책정 방법으로써의 가격가산 방식

가격은 가장 강력한 이익 원천이다. 누누이 강조하는 것처럼 가격 책정은 판매량뿐만 아니라 이익에 엄청나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실무적으로 가격 책정을 할 때, 원가가산(Cost-plus) 개념에 많이 의존한다. 원가가산 가격결정 방식은 원가에 일정 마진을 덧붙여 가격을 산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일정 마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가 문제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이다. 공헌이익을 어떨 때는 'Maiginal income'으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원가가산 가격결정 방식을 이용할 때, 공헌이익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공헌이익이 고정비를 초과하면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헌이익은 단위당 매출액에서 단위당 변동비를 뺀 것이다. 그런데, 단위당 매출액은 결국 '가격'이므로 공헌이익은 '가격 - 변동비'가 된다. 

 

원가가산 방식은 비교적 합리적으로 보이나, 결정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좀 모호하기는 해도 가격의 절대적인 기준은 고객이 지각하는 가치다. 원가가산 방식은 이 절대적인 기준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격 변동에 따른 판매량 변화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원가가산 방식을 통한 가격 책정은 오히려 이익 관점에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고객이 지각하는 가치, 즉 적정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일 경우 판매량이 떨어져 단위당 이익에도 불구하고 이익 자체가 최소 수준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반대로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판매량이 충분히 오르지 않는다면 이익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리다매'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대부분 환상에 불과한 소리다. 이는 손익분기점 분석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손익분기점 분석과 가격

가격10,000원인 샴푸가 있다고 해보자. 이 샴푸의 단위당 변동비6,000원이고 한 달 동안의 고정비50,000,000원이다. 그럼 손익분기점은?

 

손익분기점 공식을 보자. 

 

'손익분기점 = 고정비/공헌이익'이고 
공헌이익은 '단위당 매출액 - 단위당 변동비'이다. 
그런데, 단위당 매출액은 결국 가격이므로 '공헌이익 = 가격 - 단위당 변동비'가 되고, 
'손익분기점 = 고정비/(가격 - 단위당 변동비)'의 식이 성립된다. 

 

샴푸의 손익분기점을 구해보면 다음과 같다. 

 

'50,000,000/(10,000- 6,000) = 12,500'

 

계산 결과 손익분기점은 12,500이다. 즉 고정비를 만회하고 이익이 '0'이 되는 판매수량은 12,500개이다. 

 

그러면 샴푸 가격을 10,000원이 아니라 8,000원으로 책정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혹은 20% 할인해서 판다면 어떻게 될까?

 

'50,000,000/(8,000-6,000) = 25,000'

 

손익분기점 25,000개로 최소한 25,000개는 팔아야 본전이다. 가격을 20% 낮춘 것에 불과하지만 판매량을 배로 늘려야 동일한 이익 결과를 얻는다.   

 

가격 변경은 손익분기점을 크게 움직이게 한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 실제 계산해 보면 손익분기 판매량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손익분기점 분석은 가격 변경에 따라 이익 발생 가능성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확실한 방법이다. 

 

손익분기-그래프
손익분기점 분석

 

가격탄력성 개념과 가격

가격을 책정할 때, '가격탄력성'에 대한 개념도 알아야 한다. 경영자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거의 무의식에 가깝게 가격탄력성을 고려한다. 할인을 한다면 당연히 판매량 증대를 위해 하는 것이다. 가격을 내리면 판매량이 올라갈 것이다라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가격탄력성에 기반한 사고다. 가격은 판매량, 더 나아가 시장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영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가격 탄력성 때문이다. 

 

가격탄력성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가격 탄력성은 어떤 상품의 가격이 변했을 때, 그 상품의 수요량이 얼마나 민감하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쉽게 말해, 가격이 변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늘리거나 줄이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가격 탄력성 = (수요량 변화율) / (가격 변화율)'

 

가격 탄력성의 절댓값을 기준으로 상품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절댓값 1보다 크면 : 탄력적인 상품.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요량 변화가 크다.
  • 절댓값 1보다 작으면 : 비탄력적인 상품. 가격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게 반응하여 수요량 변화가 작다.
  • 절댓값 1이면 : 단위 탄력적인 상품. 가격 변화율과 수요량 변화율이 동일하다.
  • 절댓값 0이면 : 완전 비탄력적인 상품. 가격 변화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수요량 변화가 없다.

가격탄력성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 대체재의 존재 : 대체재가 많을수록 가격 탄력성이 높아짐
  • 소비자의 소득 수준 :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가격 탄력성이 높아짐(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려면 어쨌든 일정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함)
  • 상품의 필수성 : 필수품일수록 가격 탄력성이 낮아짐
  • 소비자의 구매 습관 : 구매 습관이 강할수록 가격 탄력성이 낮아짐

가격 탄력성은 기업의 가격 책정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먼저, 가격탄력성이 낮음을 확인했을 경우 수요량에 변동이 크지 않은 수준까지 가격을 올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가격탄력성을 분석하여 타깃 고객층의 가격민감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가격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 제품의 가격조정에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가격탄력성을 분석하여 수요 변화를 예측하고 매출 손실을 최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직관적으로 보면, 가격탄력성이 2라면 판매량 변화율이 가격변화율의 2배가 됨을 의미한다. 가격이 2% 인하되면 판매량은 결과적으로 4%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가격이 2% 인상되면 판매량은 4% 감소한다. 

 

탄력성 개념은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유용한 예시를 들어보자. 광고효과를 탄력성 개념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가격 변화율 대신 광고예산 변화율을 사용하면 된다. 광고지출을 몇% 늘리면 판매량이 몇% 늘 것인가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영업사원 혹은 판매인력의 증가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격탄력성에 관한 다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소위 '광고비용 탄력성', '판매인력 탄력성'보다 '가격 탄력성'이 훨씬 높다고 한다. 가격 전략이 다른 마케팅 수단에 비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가격에는 광고나 판매전략 등 마케팅 도구에 비해 더 나은 장점이 하나 더 있다. 가격 변하는 빠르게 시행할 수 있고, 그 효과도 바로 발휘된다. 광고캠페인을 한다고 하면 상당한 준비 기간이 소요되고 효과도 더 늦게 나타날 것임은 자명하다.    

 

마케팅 도구로써의 가격

요즘은 가격 변동의 위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소매매장의 경우 전자가격표시기를 도입하여 가격을 수시로 변동시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하루에도 여러 번 가격이 변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실제 어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 추이에 따라 하루 동안 몇 번씩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을 봤다. 이러한 가격변동 정책은 경쟁점의 가격에 대응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동기도 있을 것이다. 의도적이라면 무척 현명한 방법을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본 대로 가격은 그 자체로 아주 강력한 마케팅 도구다. 그리고 이익 측면에서 아주 강력한 전략적 수단도 된다. 이제 우리가 주목하고 탐구해야 할 주제는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다. 만약 그 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가치에 비해 너무 낮은 가격으로 인한 손실과 너무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인한 판매 저조는 적어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가 충분히 높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함으로써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가 판매를 통해 이익을 확보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 사업은 지속될 수 없다. 관건은 가치를 높이는 것일 텐데, 가치를 높이려면 일반적으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니까 원리는 단순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 가치를 높이는 것, 이것이 핵심 과제다. 아마도 이것이 경영의 본질적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깊은 생각이 필요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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