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경영과 21세기 경영의 다른 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스피드를 들 수 있다. 20세기 기업들은 어떻게 규모를 키울 것인가를 골몰했다면 21세기에는 어떻게 속도에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대다수 CEO들은 민첩성이 비즈니스 성과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보편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즉, '스피드 경영'은 경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서론 : 21세기 비즈니스 환경에서 속도의 중요성(게리 하멜의 관점에서)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게리 하멜은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혁명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20세기에는 점진적인 경쟁 전략이 주를 이루었지만, 21세기에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적응력과 혁신이 요구된다고 보았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는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리 하멜이 주창하는 ‘스피드 경영’은 단순히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선다. 이는 경영 철학과 관행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그는 기업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며, 조직 전체의 민첩성을 확보하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피드 경영’은 단순한 운영 효율성 향상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경영 혁신 : 조직 속도 향상의 기반
게리 하멜은 지속 가능한 속도는 단순한 운영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경영 혁신에서 비롯된다고 핵심적으로 주장한다. 그는 경영 혁신을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혁신의 형태로 여기며, 이를 통해 조직은 속도와 적응력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과거 100년간 통제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20세기 경영 패러다임은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전통적인 계층적이고 관료적인 구조는 통제와 효율성을 목표로 설계되었지만, 실제로는 속도, 혁신, 그리고 직원들의 참여를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하멜이 제시하는 경영 혁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조직 전체의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구글의 ‘70-20-10’ 정책은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의 20%를 핵심 사업 발전 프로젝트에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빠른 실험과 혁신을 촉진한다. 이는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자원을 부여하는 경영 혁신이 어떻게 혁신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지난 세기 동안 핵심 경영 시스템의 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는 하멜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헨리 포드와 같은 인물들이 확립한 기본적인 경영 틀이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술과 시장 변화의 가속화된 속도와 비교했을 때 경영 방식의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또한, 하멜은 조직 내에 ‘혁신 DNA’가 없다면 혁신을 강요하는 것은 마치 개에게 두 발로 걷는 훈련을 시키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개가 결국 네 발로 돌아가듯이,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일시적인 변화만으로는 지속적인 속도와 민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징 | 전통적인 20세기 경영방식 | 게리 하멜의 속도 지향적 경영혁신 |
핵심가치 | 통제, 효율성 | 혁신, 적응력, 참여 |
조직구조 | 계층적, 상의하달식 | 수평적, 분권화, 네트워크형 |
의사결정 방식 | 중앙집중식 | 분산형, 직원 권한 부여 |
직원 역할 | 순종적인 팔로워 | 기업가, 혁신가, 기여자 |
혁신 접근방식 | 수동적, 점진적 | 능동적, 급진적, 지속적 |
위험 감수 수준 | 낮음 | 높음(실험 장려) |
학습 및 발전 속도 | 느림, 공식화 | 빠름, 반복적, 문화 내재화 |
관료주의 극복 : 조직 민첩성 배양
하멜은 관료주의를 조직의 속도와 민첩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한다. 그는 다층적인 관리 계층을 가진 관료적인 구조가 의사결정 과정을 지연시키고, 직원들의 주도성을 억압하며,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신속한 적응을 어렵게 만든다고 본다.
이러한 관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하멜은 조직 구조를 수평화하고, 현장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의사 결정 과정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모든 직원이 마치 기업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환경을 조성하여 주인의식을 갖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이는 전통적인 상의하달식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계층 구조와 통제 중심의 경영 방식은 인터넷의 개방성, 투명성, 그리고 성과 기반의 특성과 대조된다. 인터넷과 유사한 원칙을 조직 내에 도입함으로써 기업은 민첩성과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하멜은 또한 ‘관료주의 질량 지수(Bureaucracy Mass Index, BMI)’를 측정하여 관료주의의 숨겨진 비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조직이 프로세스와 구조를 간소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료주의의 비용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조직의 속도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첫걸음이다.
인력 역량 강화 : 신속한 실행과 혁신 촉진
하멜은 ‘스피드 경영’을 달성하는 데 있어 직원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역량이 강화된 직원들은 업무에 더욱 몰입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하며, 신속하게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 그는 통제 중심의 경영 모델에서 벗어나 직원들의 자율성, 창의성, 그리고 열정을 고취하는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뢰와 자율성이 기반이 된 문화 속에서 직원들은 기회와 도전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하멜은 직원들에게 명확한 목적의식을 부여하고, 실험과 위험 감수를 장려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기존의 관행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혁신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진다. 헨리 포드가 단순히 ‘움직이는 육체’를 원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의 철강회사 뉴코어의 아이버슨은 ‘천재성은 모든 인간에게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처럼 직원들의 지적 능력을 가치 있게 여기고 권한을 부여할 때 조직은 더욱 빠른 속도와 혁신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 직장인의 낮은 몰입도는 조직의 속도와 혁신 잠재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인의식을 높임으로써 조직은 상당한 성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전략적 의도와 핵심 역량 : 지속적인 속도 역량 구축
하멜은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와 ‘핵심역량(Core Competencies)’이라는 개념을 통해 지속적인 속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명확한 전략적 의도는 조직의 방향성과 집중력을 높여 야심 찬 목표를 향해 빠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반면, 핵심 역량은 경쟁 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조직적 강점을 의미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업은 새로운 기회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변화하는 시장 요구에 발맞춰 적응할 수 있다.
잘 정의된 전략적 의도는 조직 전체의 노력을 집중시키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경쟁하도록 이끌어 목표 달성 속도를 높인다. ‘제록스를 이기자’ 또는 ‘캐터필러를 포위하자’와 같은 도전적인 목표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기존의 틀을 벗어난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장려한다. 또한, 핵심 역량을 파악하고 육성하는 것은 기업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필수적이다. 핵심 역량은 다양한 제품과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 깊이 있는 조직적 능력으로, 기업이 신속하게 사업을 다각화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날의 핵심 역량이 내일의 일반적인 역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스피드 경영’은 현재의 강점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고 학습하는 것을 포함한다. 겉으로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종종 조직이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고 학습 곡선을 가속화하도록 강제한다.
적응과 혁신의 속도 : 미래 성공의 엔진
하멜은 오늘날과 같이 역동적인 환경에서는 세상의 변화 속도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적응력과 빠른 혁신 속도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 환경에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다.
혁신 과정에서 빠른 실험, 신속한 학습, 그리고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성공과 실패로부터 빠르게 배우고 개선하는 문화는 혁신 주기를 가속화한다. 또한, 효율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인재를 채용하여 신선한 아이디어와 관점을 조직에 불어넣어야 한다. 이는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고 변화에 대한 저항력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지속적인 속도와 경쟁 우위는 단순히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끊임없이 고객의 기대를 재정의하는 ‘진화적 우위’를 구축하는 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심오한 변화는 종종 위기에 의해 촉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기가 닥치기 전에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 게리 하멜 방식의 '스피드 경영' 핵심 원칙
게리 하멜이 제시하는 ‘스피드 경영’은 21세기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그의 주장을 종합해 볼 때, 지속 가능한 속도와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운영 효율성 향상을 넘어선 근본적인 경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전통적인 통제 중심의 관료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혁신, 적응력, 그리고 직원 참여를 중시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관료주의를 과감하게 혁파하고 조직 구조를 수평화하며, 현장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의사 결정 과정을 분산시키고 모든 직원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자율성, 창의성, 그리고 열정을 장려하고, 명확한 목적의식을 부여하며, 실험과 위험 감수를 지지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명확한 전략적 의도를 설정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하며,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역량을 빠르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핵심 역량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변화 속도만큼 빠르게 적응하고 혁신하는 조직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빠른 실험과 학습을 장려하고, 실패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수용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들을 바탕으로 기업은 급변하는 21세기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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