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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순환 : 콘드라티예프 파동, 키친 파동, 주글라 파동, 쿠즈네츠 파동

by 불꽃유랑단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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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은 변하게 마련이고, 상승과 하강 국면을 겪게 된다. 동양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주역을 보면 우주의 모든 현상이 음과 양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순환하며 반복된다. 밤이 지나면 낮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것처럼 모든 현상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기는 순환한다. 


경기순환의 의미

경기순환이란, 한마디로 경제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마치 파도가 주기적으로 밀려오고 쓸려나가듯 경제활동도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며 움직이는 것이다. 경기순환을 여러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확장기(호황기), 정점, 수축기(불황기), 저점의 네 단계를 거치며 순환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 확장기(호황기) :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고용증가하며 물가상승하는 시기다.
  • 정점 : 경기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으로 모든 지표가 최고치를 기록한다.
  • 수축기(불황기) :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활동위축되고 , 고용감소하며 물가하락하는 시기다. 
  • 저점 : 경기최저점에 달한 시점으로, 모든 지표가 최저치를 기록한다.

경기순환-사이클
경기순환 사이클(출처: 동아일보)

 

경기순환의 주요 원인

그럼 왜 경기는 순환하게 될까? 경기순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요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자동 증폭기경기가 한번 확장되기 시작하면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생산증가시켜 경기를 더욱 확장시키는 순환이 발생한다. 반대로 경기가 수축되면 소비와 투자감소하고, 이는 다시 생산감소시켜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순환이 발생한다. 
  • 외부충격 : 전쟁, 자연재해, 기술혁신 등 외부충격은 경기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순환을 가속시킬 수 있다. 
  • 심리적 요인 :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도 경기순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을 때에는 소비자들은 소비를 늘리고 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에는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와 기업의 경기에 대한 전망도 비슷한 효과를 갖는다. 

 

경기순환의 종류

경기순환도 여러 종류가 있다. 주기와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단기 순환

일반적으로 3~4년 주기로 나타나는 경기순환으로 재고 변동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키친 파동'으로 많이 불린다. 영국 사업가 겸 통계학자 '조셉 키친'이 내놓은 학설이다. '재고순환(Inventory Cycles)'이라고도 한다. 이는 키친이 그의 이론을 정립할 때 경기순환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재고를 꼽았기 때문이다. 조셉 키친은 1920년대 미국과 영국의 금리, 도매 물가 자료를 분석해 재고 현황을 파악한 결과 경기순환이 약 40개월을 주기로 성장하고 퇴보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키친 파동은 사이클 시점이 비교적 짧아 일상생활에서 흔히 말하는 경기순환의 기준이 됐다.

 

중기 순환

7~11년 주기로 나타나는 경기순환으로, 고정자산 투자 변동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중기 순환을 '주글라 파동'이라고도 한다. 주글라 파동은 1862년 프랑스 의사 겸 통계학자 '클레망 주글라'가 제시한 것으로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7~11년 간격으로 경기가 부침을 거듭한다는 이론이다. 주글라 파동은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 → 생산 증가 → 과잉생산 → 기업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경기순환을 보인다. 주글라 파동은 기업의 설비투자가 7~11년 사이에 주기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주글라 파동은 흔히 설비투자순환이라고도 불린다

 

중장기(준장기) 순환

15~25년 주기로 나타나는 경기순환을 말하며, 주요 요인은 인구증가와 건축물 수명이다. 흔히 '쿠즈네츠 파동'으로 불린다. 미국의 경제학자 '스미스 쿠즈네츠'는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15~25년을 주기로 순환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인구 증가와 건축물 수명을 토대로 이른바 건축순환주기론을 제시했다. 쿠즈네츠는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크게 오르는 등 부동산 수요가 늘면 새로운 주택이 등장하고, 다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뤄 주택가격 오름세가 잠잠해지면서 건축 수요도 진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구가 다시 늘어나고 낙후지역에 대한 도시화가 이뤄지면 기존의 노후화된 건물을 새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나 건축 붐이 또다시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쿠즈네츠 파동을 흔히 건설순환이라고도 부른다. 건설투자의 주기를 토대로 한 쿠즈네츠 파동은 결국 15~25년에 이르는 중장기 순환을 잘 보여준다.

 

장기 순환

50~60년 주기로 나타나는 경기순환으로, 기술혁신과 같은 근본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장기 순환을 흔히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라고 부른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은 러시아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가 제시한 이론으로, 자본주의 경제가 약 50~6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는 주장이다. 콘드라티예프는 역사적인 경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러한 주기를 발견했다. 이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확산, 산업 구조의 변화 등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1800년 초 발명된 증기기관은 산업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850년대 초반에는 석탄으로 제련하는 기법이 개선돼 제철산업이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그 후 50년이 지난 1900년대에는 화학공업이 우리 삶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1950년대에는 자동차가 일반화되었으며, 1990년대에는 정보기술 혁명 바람이 거세게 불어 전 세계는 정보화 시대로 대전환을 이뤘다. 콘드라티예프는 자본주의 체제가 주기의 상승 국면에 경제적 호황을 누린 후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 기술혁신의 씨앗을 뿌리고, 다시 상승 국면에 꽃을 피운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기순환은 우리 경제의 숨결과 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상이다. 경기순환을 이해하고, 그 원인과 특징을 파악하는 작업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경기순환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기 상황에 따라 소비 패턴을 조절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행동을 결정한다. 그리고 투자 측면에서 보면, 경기순환을 예측하여 투자 시기를 결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데, 정부는 경기순환을 분석하여 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지금 세계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경기순환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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