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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

by 불꽃유랑단 2023. 6. 11.

기업에 있어 혁신이 끝임 없는 이슈가 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이상하리만치 기업가정신에 대한 언급은 없다. 물론 혁신이 기업가 한 사람에 의해 성취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혁신의 분위기가 창업기업이 많을 때 조성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기업가정신은 혁신을 대표하는 정신으로 거론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시간을 조금 내어 살펴보도록 하자.   

 

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인가?

기업가정신이란 새로운 것을 하거나 기존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이며, 기업가(Enterpreneur)란 새로운 생산 방법과 새로운 상품 개발을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 앞장서는 혁신자라고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는 말했다.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가정신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가정신을 통한 변화와 혁신의 움직임 속에서 경제적 기득권의 파괴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경제시스템이 건전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셉-슘페터-사진
조셉 슘페(Joseph Alois Schumpeter)

 

기업가정신(Enterpreneuship)에는 기업가로서의 의미와 창업가로서의 의미가 혼재되어 있다. 기업가란 이윤창출을 목표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창업가는 기업을 세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다. 기업가정신은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되어 왔기 때문에 사실 하나의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슘페터처럼 기업가정신을 생산적 요소의 새로운 조합을 발견하고 촉진하는 창조적 파괴에서 의의를 찾기도 하고, 이윤지향적인 사업을 주도하고 개발하려는 목적적인 활동을 기업가정신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성숙된 경제 기반을 갖고 있는 많은 국가들에서 총생산량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이들의 제고를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의 향상을 통한 요소투입형 경제에서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이행이 필요하다. 하지만 총요소생산성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이 투자 및 고용의 증대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보이게 되는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제4의 생산요소로 불리는 기업가정신이 대두되는 것이다. 

    제1의 생산요소 : 토지와 노동
    제2의 생산요소 : 토지, 노동, 자본
    제3의 생산요소 : 지식자본
    제4의 생산요소 : 기업가정신

 

기업가정신과 경제성장 간의 관계

실제로 기업가정신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규명한 많은 연구들에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왔다. 기업가정신과 경제성장 간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제시한 연구도 있고, 기업가정신이 왕성한 국가 중에서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인 국가는 없음을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또한 창업한 지 3개월 미만인 창업기업 비율과 1인당 GDP 간에는 U자형 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그런데 기업가정신과 경제성장 간 관계를 단편적으로 봐서는 안된다.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는 대게 기업이 많지 않고 가계단위의 작은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정신 지수는 높게 측정되기도 한다. 실제로는 열악한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성장이 제한적이고 이윤창출의 기회도 낮기 때문에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으로 연결되는데 한계를 지니게 된다.

 

반면 기업이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달성한 국가에서는 경쟁을 통해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성장기업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임금노동자의 수가 증가한다. 상대적으로 창업자의 수는 줄어들게 되어 기업가정신 지수는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경제가 더 성장하게 되면 이윤창출기회가 더 증가하고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생산기술과 혁신기술이 개발되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시 창업활동이 증가하게 된다. 국가 전체의 기업가정신 지수와 경제성장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가정신의 역사

한국의 상황에 한정해 기업가정신을 살펴보자. 1세대에서 3세대까지로 기업가정신을 나누어 보자.

 

1세대 기업가정신은 1962년에서부터 1980년까지로 볼 수 있겠다. 이때 기업가정신의 핵심목적은 경제발전이었고 기업가적 주체는 대기업과 공기업이었다. 1960년대 이후 고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정부주도로 기업에 정책적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성공의 여건이 마련되자 기업가의 도전정신이 확산되었다.  경제사상 적으로는 케인즈주의가 기반한 모델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2세대 기업가정신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기업가정신의 핵심목적이 세계화, 경제발전, 기술혁신인 시대였다. 기업가적 주체는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이었으며, 정부의 역할은 주도자이기도 하면서 촉진자였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산업화시대의 기업가정신에서 지식정보화시대의 기업가정신으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 나타난 벤처 붐은 이러한 전환을 가속화하고 경제와 기술의 혁신을 가져왔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이 꺼지면서 침체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3세대 기업가정신은 2007년에서부터 2030년까지로 분류해 볼 수 있겠다. 현재의 추세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를 구분 지점으로 정한 것이다. 기업가정신의 핵심목적은 경제발전, 기술혁신이면서 동시에 사회경제적 문제에 관심을 확장시키는 시기로 보고 싶다. 기업가적 주체는 대기업, 벤처기업에서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재단까지 확장되는 단계이다. 정부의 역할도 촉진자, 지원자의 위치로 바뀌게 된다.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났고 여러 분야에서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 나타나는 시기이지만 2000년대 IT버블 이후 전반적으로 기업가정신의 침체를 겪고 있는 특징도 나타난다. 이럴 때는 기회추구형 창업보다는 생계형 창업이 많은 수를 차지하게 된다. 경제적 접근, 방법론적 접근보다 사회적, 문화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 발전단계를 살펴보았는데,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OECD의 기업가정신지표 프로그램을 잠깐 보고자 한다.

 

OECD프로그램은 기업가정신 분석체계에서 기업가정신의 결정요인-기업가정신의 성과-기업가정신의 발현의 관계를 정립한 모형이다. 여기에서 기업가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크게 6가지로 구분한다. 규제, 시장조건, 금융인프라, 지식인프라, 능력개발, 문화가 그것이다. 이 접근방법은 기업가정신에 대한 정책적 의미 도출에 유용한 도구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업가정신의 역할과 필요한 이유

다신 본론으로 돌아와 이야기해 보면, 기업가정신이 만연한 국가는 어디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떠올릴 것이다. 애플, 테슬라, 아마존, 구글 등 셀 수 없이 많은 혁신기업이 존재하는 미국 말이다. 미국의 역사적으로 기업가정신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개척자 정신으로 형성된 나라다. 현재에도 개척자 정신이 발현되고 있는 사례들을 많이 관찰할 수 있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경영학의 대부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에 있어 세계 제1은 의문의 여지없이 한국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근거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국의 수출은 1964년 1억 달러엑서 2011년 5천억 달러를 넘었다. 이런 경제 기적을 창출한 것이 바로 한국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인 것이다. 인류 역사상 이런 경제 기적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은 과거는 물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제 기업가정신에 대해서 정리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기업가정신은 사회적 계층의 이동을 원활(Social Mobility)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현재의 상태를 개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보편적 믿음이 그 사회에 존재하는가가 중요한 기반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을 2013년 포브스지에서는 기업가정신의 침체를 원인으로 지적한 적이 있을 정도다. 

 

기업가정신은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개인차원에서의 자기주도적 삶을 일구어가는 자세,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 미래의 보다 나은 삶을 창조하려는 행동의 모티브, 정신적 동력 역할을 한다. 

 

기업가정신은 왜 중요한가? 

 

기업가정신은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핵심 동인인 동시에 사회적 역동성을 제고시키는 일종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사회차원에서건, 기업차원에서건 혹은 개인차원에서건 기업가정신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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