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는 용어는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어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보통 '문화'라는 말이 뒤에 붙으면 뜻이 더 모호해진다. 그렇다면 기업문화는 어떻게 봐야 할까? 분명 중요하다고 다들 인정하지만 명확히 손에 잡히질 않는다. 성공적인 기업의 필수조건이라는 입장에서 기업문화를 다뤄보자.
기업문화란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고 공유하는 기업의 가치관, 목표, 신념, 의식구조 등을 말한다. 기업문화는 구성원 개개인의 생각과 태도,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며,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문화는 다음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문화의 구성요소
기본가정(의식구조)
구성원이 의식하지 못하지만 당연히 여기는 가정, 의견, 느낌 등 신념체계를 말한다.
핵심가치
외부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조직이 지속적으로 지켜 나가는 경영철학 및 가치체계를 의미한다.
조직의 관행 및 제도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 관례적 의식, 의사결정 체계, 직무체계, 문서화된 제도와 규정, 비전 등을 말한다.
기업문화는 제도, 규정, 관습, 경영목표처럼 겉으로 나타나고 측정될 수 있는 요소와 가치관, 의식구조, 태도, 신념 등 감추어져 있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는 변화가 가능한 것이고, 후자는 변화가 무척 어려운 부분이다. 기업문화는 감추어져 있는 요소가 많아 다루기 매우 까다로운 분야다. 그러나 어쨌든 경영의 한 분야로 취급하려면 측정하거나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문화 진단에 대해 알아보자.
기업문화를 진단하는 세 가지 모델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기업문화 진단 모델
1. Denison Culture Survey Model
이 모델은 기업문화를 네 가지 섹터로 나눠 진단하고 있다.
① Mission(사명) : 전략적 방향과 의도, 목적 및 목표, 비전
② Adaptability(적응성) : 변화주도, 고객중심, 조직학습
③ Involvement(참여도) : 위임, 팀 지향, 역량개발
④ Consistency(일관성) : 핵심가치, 합의, 조정 및 통합
2. McKinsey의 7S Model
Strategy, System, Structure, Staff, Style, Skill, Shared Value
3. Ned Herman의 Whole Brain Model
인간의 뇌를 4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선호도에 따른 행동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좌상단 : 분석적, 논리적
좌하단 : 계획적, 안정적
우상단 : 직관적, 충동적
우하단 : 정서적, 인간적
진단모델 외에 기업문화 유형에 대한 흥미로운 모델이 있어 소개해 보려 한다. Robert Quinn의 경쟁가치 모형이다. 이 모델은 기업문화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Robert Quinn의 Competing Values Framework
① Human Relations Model(공동체형 문화)
정보공유 및 참여적 의사결정을 특징으로 한다. 가족적인 문화를 갖고 있으며, 조직 단결성, 사기진작, 인재계발에 유리하다.
② Open Systems Model(유기체형 문화)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역동적인 혁신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며, 성장과 지속적 변화에 유리하다.
③ Rational Goal Model(시장형 문화)
도전적 목표설정 및 효율적 달성을 추구하는 경쟁적, 목표지향적 문화를 말한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으므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효과적 프로세스 구축에 유리하다.
④ Internal Process(위계형 문화)
조직 안정 및 통제를 통한 내부통합형 모델이다. 시스템 중심 문화이며, 정보의 관리,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유리하다.
이제 성공적인 기업의 기업문화와 쇠퇴하는 기업의 문화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성공하는 기업의 기업문화 특성
키워드로 문화특성을 정리하면, 핵심가치 명료화, 핵심가치 내재화, 구성원의 높은 유대감, 포용력, 동일 가치체계 공유를 들 수 있다.
핵심가치가 심플한 구조로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며, 기업경영 및 구성원의 행동양식에 핵심가치가 내재화되어 있다. 의사결정 및 인사 등에 반영되어 행동으로 실천되는 문화를 갖고 있다. 또한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에 대해 구성원들이 높은 유대감을 갖고 있다. 기업문화에 대해 높은 의미를 부여하며, 자부심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 역시 발견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해외 사업장에까지 동일한 가치체계의 전파와 공유도 중요하다. 핵심가치를 공유하되 자율적, 독립적 경영문화도 확립되어 있다.
다음으로 쇠퇴하는 기업의 문화특성에 대해 보자. 이 부분도 중요하다.
쇠퇴하는 기업의 문화특성
성공에 대한 자만이 널리 퍼져 있고, 신뢰가 구축되어 있는 않은 경우가 많다. 하향평준화를 지향하는 문화도 많이 발견된다.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는 문화도 팽배해 있다. 부서 간 장벽이 존재하고, 단기실적 중심의 문화도 큰 문제가 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갈등의 문화가 확산되어 있다.
글로벌 기업의 혁신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성공적인 기업문화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기업문화 사례
Google의 702010의 문화
근무시간의 70%는 현재의 핵심사업에, 20%는 관련 사업분야의 실험과 탐색에 쓰고, 10%는 핵심사업과 전혀 관련 없는 일에 사용하는 일종의 근무 문화를 말한다. 실제로 Gmail과 Chrome은 20%의 활동에서 탄생한 것이다.
Netfiix의 자유와 책임 문화
별도의 휴가정책이 없다. 그리고 지출 규정을 아예 폐지하여 원하는 만큼 사용하고 성과와 이익으로 환원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완전한 자유와 책임 하에서 움직이는 문화라 할 수 있다.
Airbnb의 직원중심 문화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직원들 간에 협업하며, 직원들을 위한 회사를 지향한다. 정해진 자리 없이 매일 근무하고 싶은 장소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자유로운 협업을 촉진한다.
3M의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아이디어를 사장시키지 않기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15%와 30% 룰을 갖고 있다. 근무시간 중 15%는 연구개발에 쓰고, 매출액의 30%는 최근 3년간 출시한 제품의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문화에 대한 생각
한국의 기업문화하면 주로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과도한 보고, 소통 없는 일방적 업무지식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수직적 상명하복의 문화와 효율보다는 보여주기 중심 문화인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여러 시도들로 인해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근무제, 자율복장, 집중휴가제, 아이디어 발전소 제도, 호칭 간소화 등이 이미 도입되었거나 도입되고 있다.
향후 기업문화 혁신은 분명한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자율성과 협업, 시장지향성, 의사결정 단계 축소, 근무 유연성 확대, 핵심가치 공유와 유대감 확대 같은 것들이다. 기업문화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제도와 규정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있지만, 가치관이나 태도, 협동심, 신념 같은 감추어져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사람의 잠재의식처럼 후자가 기업문화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문화란 쉽게 변화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성공적인 기업문화 형성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특히, 감추어져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좋은 기업문화가 좋은 기업을 만든다라는 명제를 받아들여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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