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이라고 하면 '~로 향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마케팅 지향은 마케팅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가, 혹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마케팅에 있어 지향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마케팅을 수행하기에 앞서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하는 이유다.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기 이전에 지향부터 확실히 해두자.
마케팅의 정의와 목적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과 접근이 있다. 마케팅은 지향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는 이유다. 현대 기업에 가장 적합한 지향은 고객지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선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에 대한 정의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는 "마케팅의 목적은 소비자들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방법을 마련하여 판매를 필수불가결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객지향과 일치한다. 마케팅에 있어 지향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자.
마케팅 지향이란?
마케팅의 지향은 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마케팅의 지향은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변화해 왔다. 마케팅 개념의 등장은 공급과잉과 관련되어 있다. 과거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에서 생산과잉으로 인해 소비자 선택을 받아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마케팅의 필요가 생겨난 것이다. 그러니까 마케팅의 태동기부터 생각해 보면, 최초의 지향은 생산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이 처음 도입되던 시기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생산에 치중했을 것이다. 이후 생산지향은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해 변화를 겪고 다른 지향으로 바뀌어 나가게 된다. 그러나 어떤 지향이 우세하냐의 문제일 뿐이지 과거의 지향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여전히 업종에 따라 경영자에 따라 과거 지향을 고수하는 기업도 있다.
마케팅 지향의 시대적 흐름
마케팅 지향에는 아주 다양한 양상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대표적이라고 생각되는 5가지 지향을 뽑아 설명해 보려고 한다.
생산지향(Production Orientation)
마케팅의 초기 단계에 여전히 우세하게 나타나던 지향이다. 가장 오래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기업들은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 주력했다. 소비자는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원한다는 전제 하에 기업은 저비용 대량생산을 추구했다. 기업은 제품이 잘 팔릴 것이라고 믿었고, 소비자의 욕구는 충분히 충족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낡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 시장은 아직도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시장에서는 여전히 효과적인 지향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공급부족 시장에서는 여전히 통용되는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지향(Product Orientation)
생산지향의 다음 단계로, 기업은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기업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들이 더 많이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품지향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중시한다. 소비자는 최상의 품질과 성능, 기존에 없던 참신한 상품과 서비스를 원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향은 현대 사회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저절로 팔린다는 생각은 옛날 사고방식이다. 지금은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대다. 새로운 지향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은 이러한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업체 대표들을 직접 만나보면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판매지향(Sales Orientation)
가만히 있으면 소비자가 제품을 사주지 않는다는 절박함에 기인한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능력만 뒷받침된다면 기업은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릴 것이라고 믿는 사고방식이기 때문에 과거의 제품지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판매지향은 판매역량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제품지향마저 훼손할 위험을 갖고 있다. 다단계 유통회사가 취급하는 제품들을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시장지향(Market Orientation)
제품이나 판매가 아닌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하는 사고방식이다. 궁극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 줄 고객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보통 기업은 시장 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지향(Customer Orientation)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시장에 제공하면 고객을 만족시키고 기업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을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 이익을 내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제 고객지향은 기업의 마케팅 지향을 대표하는 것이 되었다. 고객 본위를 내세우지 않는 기업은 이제 없을 정도다.
마케팅 지향에 대한 종합적 이해
생산지향, 제품지향, 판매지향은 기업의 내부 상황을 우선시하는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향은 기업의 매출 증대와 이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지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자사의 생산능력과 제품 품질에 매몰되면 상대적으로 시장을 등한시할 수 있다.
반면에 시장지향, 고객지향은 소비자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선보이면 소비자가 선택할 것이라는 사고와 달리 처음부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사고방식이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향은 소비자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기업은 시장지향이나 고객지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기업은 생산지향이나 제품지향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기업이 어떤 지향을 추구할지는 기업의 규모, 업종, 경영철학 등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각각의 지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고객지향이 현대에 왜 중요하고 또 수많은 기업들이 왜 그토록 '고객'을 입에 달고 사는지 숙고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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