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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에 대하여 : 주주 자본주의 vs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by 불꽃유랑단 2024. 3. 28.

경영학은 기업에 대해서 다룬다. 그런데, 우리가 경영학을 다루면서 보통 생각하는 기업은 복잡한 형태를 가진 조직이다. 자본을 출자한 주주가 있고 경영자가 있고 경영을 감독하고 중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가 있다.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알아야 한다.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오늘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경제신문이나 관련 뉴스에는 기업지배구조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경제와 기업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고 있어야 하는 용어라는 이야기다.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먼저 기업의 정의부터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아야 지배구조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란 어떤 조직인가?

기업(Enterprise)은 기본적으로 조직이다. 정부나 군대, 시민단체 등과 마찬가지로 조직의 일종이다. 조직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둘 이상의 사람이 모여 협력하는 단체를 말한다. 조직의 종류에는 영리조직, 비영리조직, 공공복리조직 등의 형태가 있을 것이다. 이중 영리조직이 기업이다. 조직으로서의 기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주요 특징만 보자.

 

먼저, 기업이 바로 경영학의 연구 대상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경영의 근본적인 테마는 효과성과 효율성이다. 기업은 바로 효과성과 효율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효과성(Effectiveness)은 목표를 달성한 정도를 말한다. 미리 설정한 목표를 잘 달성하면 효과성이 높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효율성(Efficiency)은 투입대비 산출의 비율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적은 투입으로 많은 산출을 내놓으면 효율성이 좋은 것이다. 

 

기업 조직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소유과 경영의 분리다. 현대 자본주의의 기업은 기본적으로 소유자와 경영자가 분리되어 있음을 전제로 한다. 소유자는 보통 주주를 의미하며 출자를 통해 자본을 투자한 사람이다. 경영자는 보통 전문경영인을 말한다. 효과적인 경영을 위해 소유자가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는 형태다. 

 

기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가정에 입각한 조직이다. 이를 '계속기업의 가정'이라고 한다. 기업은, 특히 법인일 경우 청산하지 않는 한 계속 존속하는 것이라고 가정된다. 상법도 계속 기업을 가정하고 있다. 실제로도 보면 200년 이상 된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9천 개에 육박하며 1천 년 이상된 기업도 다수 존재한다. 

 

이제 기업 조직의 정의와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으니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의 문제, 즉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살펴보자. 

기업지배구조의 문제: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는 쉽게 말해,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주요 의사결정은 누가 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기업지배구조를 보는 관점에는 이론적으로 두 가지가 존재한다. 주주자본주의(Stockholder capitalism)와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다. 주주자본주의는 용어에 이미 뜻이 내포되어 있듯 기업의 주인을 주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우리가 주로 배우는 경영학은 주주자본주의 관점을 바탕에 두고 있다. 주주자본주의에서는 주인인 주주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하게 되는데, 서로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주-대리인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된다. 이해관계자자본주의기업을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연합체로 보는 관점이다. 이해관계자에는 주주, 채권자, 직원, 경영자, 협력기업, 소비자, 정부 등이 있다. 참고로 주주자본주의는 영국과 미국에서 주로 받아들여지는 관점이며, 이해관계자자본주의는 독일과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는 관점이다. 

기업지배구조-주주자본주의냐-이해관계자본주의냐
기업(주식회사)  경영의 중심 축은 경영진, 이사회, 주주총회다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의 경영진과 주주, 그리고 기타 이해관계자들 간의 권한과 책임 분배 체계를 의미한다.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과 투명한 경영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며,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앞에서 본 것처럼 기업지배구조에는 크게 주주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주주 자본주의( Stockholder capitalism)

주주자본주의는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며, 기업의 최종 목표는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견해다. 주주들은 투자한 자본에 대한 최대의 수익을 얻을 권리가 있으며, 경영진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의 장점과 단점을 보면 다음과 같다.

주주 자본주의의 장점

  • 효율적인 자원 배분 : 자본 시장을 통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이루어진다.
  • 경영진의 책임성 강화 : 주주들에게 책임을 지므로 경영진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한다.
  • 주주 이익 극대화를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 : 주주 중심의 경영은 이익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경영합리화 관점에서 장점을 갖는다.

주주 자본주의의 단점

  • 단기적 경영에 매몰 : 단기적인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장기적인 투자와 성장 전략 수립이 어려울 수 있다.
  •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 충돌 : 경영진의 높은 보수 지급, 과도한 부채 사용 등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 사회적 책임 소홀 : 주주 이익에만 집중하여 환경, 사회, 거버넌스 (ESG) 경영 등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할 수 있다.

2.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Stakeholder capitalism)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은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근로자, 거래처,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다. 기업은 단순히 이윤 추구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도 장단점이 있다. 다음과 같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장점

  • 장기적 관점의 경영 :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유인이 된다.
  • 사회적 책임 강화 : 환경, 사회, 거버넌스 (ESG) 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 기업 안정성 강화 :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지지를 확보하여 기업의 안정성을 강화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단점

  • 경영의 복잡성 증가 :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의사결정 과정 지연 :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과정으로 인해 의사결정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
  • 주주이익 침해 : 주주 이익뿐 아니라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 이는 자본시장제도를 훼손할 가능성을 지닌다.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간단히 정리하여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기 준 주주 자본주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기업목표 주주가치 극대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 증진
경영방식 단기적인 실적 중심 장기적인 관점 중심
사회적 책임 낮음 높음
장점 효율적인 자원 배분, 경영진의 책임성 강화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 사회적 책임 강화, 기업의 안정성 강화
단점 단기적 실적에 매몰, 사회적 책임 소홀 경영 복잡성 증가, 의사결정 지연

 

이제 기업지배구조를 좀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도록 하자. 주요 요소와 중요성, 그리고 지배구조개선 방향이다.

기업지배구조의 다른 측면

기업지배구조의 주요 요소

  • 주주총회 : 최고의 의결기관으로서 주주들은 경영진 선출, 주요 경영 사항 승인, 이사회 구성 등 중요한 권한을 행사한다.
  • 이사회 : 기업의 운영을 감독하고 경영진을 선출 및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외이사 비율 확대,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곤 한다.
  • 경영진 : 이사회의 결정을 실행하고 기업의 경영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진은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책임을 지고 있다.
  • 감사 : 기업의 재무상태 및 경영활동을 감사하고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외부감사 기관의 역할 강화,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감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의 중요성

  •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 : 경영진의 책임성을 높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확립하여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 주주 이익 보호 :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경영진의 부정행위를 방지하여 투자자 신뢰를 높인다.
  • 기업 가치 창출 : 장기적인 안목의 경영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가치 창출을 도모한다.
  • 사회적 책임 강화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윤리적 경영을 확산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향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 투명한 경영, 장기적인 가치 창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기업지배구조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기본적인 사항들을 보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로 논의되는 방향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이해된다.

사외이사 비율 확대

사외이사의 비율을 확대하여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50% 이상의 기업에서 사외이사 비율이 33% 이상 달성되었다고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여전히 낮은 비율에 그치고 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도 핵심적인 문제다. 독립성이 강화되어야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제 기능이 발휘될 것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의 독립성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경영, 재무,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도 중요하며 사외이사의 활동 평가를 실시하고 활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 제공도 꼭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소액주주 권한 강화

소액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먼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정보 제공 및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소액주주 소송제도를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 제도도 고려해 볼만하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된다.

경영진의 책임 강화 

경영진의 보상을 회사의 성과와 연계하여 책임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영진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 기업윤리를 확립할 필요도 있다. 경영진의 후임자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영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감사기능 강화

감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감사 기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외부 감사 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감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한 때 외부회계감사 법인과 결탁된 회계부정 사건으로 꽤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외부감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감사위원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포함하는 것도 감사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회계 부정 및 부패를 방지하는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금융감독체계 강화

금융당국의 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불공정 행위 단속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규 및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율적으로 경영해야 하는 것이지만, 시대 변화에 맞는 기업지배구조가 구축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도 필요하다. 기업지배구조 평가 시스템을 개선하여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개선점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메리트를 부여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

기업지배구조의 미래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다. 앞으로 기업지배구조는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노력을 통해 한국 기업의 기업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지배구조는 ESG 경영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기업은 어디까지나 사회공동체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에게 끼치는 영향이 지대한만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개입은 필요해 보인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유심히 읽어보고 자신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해 봤으면 좋겠다. 경영에 관심이 있다면 꽤 유익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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