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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문화 혁신 전략 : 에드거 H. 샤인의 기업 문화를 바꾸는 변화 메커니즘

by 불꽃유랑단 2024. 4. 3.

기업 내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문화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것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골 메뉴다. 문화란 다루기가 까다롭다. 조직문화의 변화를 추진하려고 해도 그래서 쉽지 않다. 조직문화 전문가인 에드거 H. 샤인은 조직문화를 3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변화 전략을 제시했다. 살펴볼 만한 이론이다. 


기업 문화란 무엇인가?

기업 문화는 기업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관, 신념, 행동 방식, 규범 등의 총체를 의미한다. 이는 조직의 운영 방식, 의사 결정 과정, 문제 해결 방식, 상호 작용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의 성격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먼저, 기업 문화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 공유된 가치관 : 기업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받아들이고 추구하는 가치관이다. 비전, 목표, 경영 이념 등이 포함된다.
  • 신념 : 기업 구성원들이 믿고 있는 것들이다. 옳고 그름,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여기에 속한다.
  • 행동방식 : 기업 구성원들이 일상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다. 의사소통 방식, 업무 처리 방식, 문제 해결 방식 등이 여기에 속한다.
  • 규범 : 기업 구성원들이 따라야 하는 규칙이다. 암묵적인 규범과 명시적인 규범이 모두 포함된다.

오늘은 기업 문화 연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거 H. 샤인기업 문화 혁신 전략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샤인은 수많은 조직을 컨설팅한 경험을 통해 기업 문화 이론을 체계화한 세계적 권위자다. 그의 책 "Corporate Culture Suvival Guide"를 바탕으로 살펴볼 생각이다. 

 

경영자들은 기업 조직이 부진에 빠지면,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흔히 생각한다. 그런데, 기업 문화라는 것은 가장 나중에 바뀌는 것이다. 그만큼 변화시키기도 어렵다.

 

이런 예가 있다. 

 

실적이 꽤 좋은 게임회사에 외부에서 CEO가 영입됐다. 그 CEO는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였다. 그런데, 부임해 보니 아무리 봐도 회사에 기강이라는 것이 없었다. 뭔가 어수선하고 통제도 안될뿐더러 실적에 대한 책임소재도 불분명했다. 새로 온 CEO는 과거 풍부한 경험에 비추어 조직을 분석한 끝에 책임과 성과를 명확히 하고 경쟁원리를 도입해 보상체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즉시 실행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회사 실적이 정체되기 시작했으며, 우수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그 게임회사의 개발자들은 누구 가릴 것 없이 서로서로 독창성을 자극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는 조직이었다. 누가 성과를 내고 누가 부진한 지 따지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그런데 CEO의 독단으로 책임소재를 가리고 경쟁원리를 도입하려고 했으니, 협력하는 조직 분위기에 큰 금이 가고 말았다. 그리고 회사의 최대 강점이었던 독장성이 사라져 버렸다. 문제는 CEO가 기업 문화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기업문화는 기업을 구성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행동, 사고방식, 가치관의 바탕이 된다. 물론 조직 내부의 사람들에게 문화는 거의 의식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문화는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다. 문화의 독특함은 외부인에게만 드러난다.

 

기업문화란 과거 성공의 산물이다. 과거 성공했던 방식이나 행동이 학습과정을 거쳐 정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업 문화는 조직 구석구석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친다. 쉽사리 바꿀 수도 없다. 그러므로 변화를 시도하려면 현재의 기업문화의 바탕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에드가-H.-샤인의-Corporate-culture-survival-guide
에드거 H. 샤인, "Corporate Culture Survival Guide"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3가지 층위

에드거 H. 샤인은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층위가 있다고 했다. 3가지 층위다. 다음과 같다.

  • 외형(Artifacts) : 조직구조나 업무프로세스 등을 말한다. 눈에 보이는 층위이다.
  • 가치(Espoused Value) : 전략, 목표, 기업 철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 기본 바탕이 되는 인식(Basic Underlying Assumptions) : 무의식적으로 당연시되는 신념, 인식, 사고, 감정이 있다. 구성원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의 원천으로 작동한다.

앞에서 예로 든 게임회사의  경우는 3가지 층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보자. 외형으로는 개방적이며 열정이 넘치고 일이 빠르게 진행된다. 가치로 들 수 있는 것은 모두의 의견을 경청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기본 바탕이 되는 인식은 서로의 창의력을 자극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문화를 들 수 있다. 이런 인식이 당연 시 되는 것은 이러한 문화가 과거 성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변화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자. 기업문화는 바뀌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이 메커니즘은 중요하다. 

 

기업 문화를 바꾸는 메커니즘

기업문화는 의도적으로 바꾸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기업문화는 위기에 직면해야 바꿀 수 있다. 이게 전제 조건이다. 기업문화를 바꾸기 시작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학습폐기(Unlearning)'다. 이미 말한 것처럼 기업문화는 성공을 학습한 결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학습한 것을 버려야만 한다. 물론 이게 쉬운 것은 아니며, 폐기한다고 해도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 변화가 어려운 이유 중 또 하나는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다스려야 한다. 그래서 단계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변화 메커니즘 1 : 학습 폐기

위기가 오기 전까지는 변화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위기를 절감해야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먼저, 조직 구성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한다.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불안감보다 커질 때 사람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무작정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아예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을 수 있다. 그보다는 새로 배운다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변화 메커니즘 2 : 새로운 개념의 학습

새로운 역할 모델(Role Model)을 선택해서 배우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하다. 불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역할을 따라가게 만들어야 한다.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도 장려할 필요가 있다.

변화 메커니즘 3 : 새로운 개념의 도입

새롭게 학습한 역할과 개념을 실제 구성원의 업무에 도입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새로운 행동 패턴이 만들어지고 기업문화로 정착하게 된다.

 

실적이 부진해진 기업을 보면, 그들의 기업문화가 시대에 뒤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 위기감을 통해 변화의 필요를 구성원이 공감하고 변화 분위기를 조성할 때이다. 중요한 키워드는 위기감과 안정감이다 서로 대비되는 두 감정이 모두 필요하다. 위기감은 느끼되 안정감 속에서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게 변화 추진의 핵심이다. 너무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조직문화의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리 복잡할 필요는 없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워해야 할 뿐이다.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고 위기감도 조성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새롭게 정착시켜야 할 문화가 어떤 것인지 방향도 확실하다면 어렵지만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어떤 변화를 추진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준비가 됐다면 길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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