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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Base effect) : 비교 기준의 함정, 현상과 해석, 주의점까지

by 불꽃유랑단 2024. 6. 11.

계량적인 분석자료는 성장률, 증가율 같이 비교 대상 대비 얼마나 성장 혹은 증가했는가가 중심이 된다. 경제성장률, 실업률 같은 경제지표부터 매출성장률, 부채증가율 같은 기업 재무자료까지 대개 그렇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다루어지는 자료 해석에는 주의를 요한다. 바로 '기저효과'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나 많이 사용하는 용어다. 짚고 넘어가자.


  

기저효과란 무엇인가?

기저효과경제 지표를 평가할 때 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경제지표를 해석할 때 대개 이번 기의 수치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의 지표와 비교하여 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의 수치가 이번 기의 수치를 판단할 때 미치는 영향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지표를 볼 때, 그 지표 자체로 절대적으로 해석하지는 않는다. 기준 시점을 바탕으로 비교 시점의 수치를 비교하여 상대적인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전년대비 성장률,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 등을 판단의 지표로 삼는다. 그런데, 전기의 성과가 좋았다면 이번 기의 성과가 좋게 보이기는 어렵다. 반대로 전기의 성과가 저조했다면 이번 기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기 쉽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예로 들어 보자. 2021년 대비 2022년 물가 상승률이 10%, 2022년 대비 2023년 물가 상승률은 2%라고 가정하면, 2023년 물가 상승률은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2021년 대비 12% 상승한 것이다. 지나치게 높아져 있는 물가가 비교 대상이 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 보이는 착시를 일으키는 것이다. 다른 예로 경제성장률을 생각해 보자.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2021년 대비 2022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0%였고, 2022년 대비 2023년 경제성장률이 10% 였다고 한다면 2023년 경제성장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전년도의 성장률을 모른다면 아마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기저효과는 성장률 값이 분자뿐만 아니라 분모가 함께 영향을 미치는 계산식 구조에서 산출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값이 커지려면 분자가 커지거나 분모가 작아지면 된다. 분모는 비교 대상인 전기의 지표이므로 산출되는 값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저효과를 분모효과로 기억하는 것도 이해에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지표를 갖고 생각해 보자. 경제지표의 증가율은 비교대상인 전기의 값이 분모에 들어가고, 이번 기의 값이 분자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 값이 작으면 이번 기의 값이 조금만 움직여도 큰 것처럼 왜곡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수치적 격차 문제도 있다. 높은 수치 대비 낮은 수치의 변화는 크게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에서 110만 원으로 증가하는 것과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증가하는 것은 숫자적으로는 10% 동일한 증가이지만, 1000원 증가는 상대적으로 더 큰 변화다.

 

기저효과는 경제 지표 해석의 왜곡을 유발하여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다. 왜곡 없는 분석 및 해석을 위해 기저효과 방지를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몇 가지 왜곡 방지 방안을 살펴보자.

 

기저-효과-base-effect
기저효과를 'Base effect', '분모효과'로 기억하는 것이 명료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저효과로 인한 왜곡 상쇄 방안

장기 트렌드 분석

단기적인 지표 변화만 보는 대신, 장기적인 트렌드를 함께 분석하여 기저효과의 영향을 파악한다. 단기간의 변동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전년 대비 증감률만 보는 것보다 5년, 10년 등의 장기간 비교를 통해 지표의 변화 방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기준 비교

단일 기준보다는 여러 기준으로 비교하여 균형 잡힌 분석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전년 대비 비교 외에 전월 대비, 누적 비교 등 다양한 기준을 활용하여 기저효과의 영향을 상쇄한다. 가령 실업률을 분석할 때는 전년 대비 비교뿐만 아니라, 과거 최저 실업률 대비, 경제 성장률 대비 등 다양한 기준으로 비교하여 실업률 변화의 상대적인 크기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기저효과 명시

분석 결과에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는지 명시하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오해를 방지하고, 분석의 신뢰도를 높인다. 보고서나 논문 등에 기저효과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언급함으로써 독자들이 지표 해석 시 주의해야 할 점을 파악하도록 돕다.

 

관련지표 동시 분석

기저효과와 관련이 있는 다른 지표들을 함께 분석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다. 예를 들어, 물가 상승률 분석 시, 실질 득, 실업률, 소비 지출 등의 지표도 함께 고려하여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다.

 

전문가 의견 참고

경제 전문가나 분석가의 의견을 참고하여 기저효과 왜곡 가능성을 확인하고, 다양한 시각을 반영합니다.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위에서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를 방지하기 위한 몇 가지 수단을 알아봤는데, 그렇다면 기저효과가 있는 수치를 내놓는 주체, 즉 통계분석 주체나 정책 당국은 지탄받아야 하는가.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통계자료는 이미 일어난 결과에 대한 것이지만 이 결과가 앞으로의 행위나 경향을 추동하기도 한다. 경기침체기에 비록 기저효과가 있는 결과라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성장률이 발표되면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있는데, 암울한 경제지표만 계속 발표되면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비록 의도된 기저효과라 하더라도 무조건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기저효과에 유의하여 자료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개념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늘 적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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