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아주 오래된 것이다. 지금은 대다수 사람들이 '리더는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견해에 동조할 것이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에는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 같다. 리더와 카리스마를 동일시하던 시절 얘기다. 오늘은 자신의 책 제목과 같이 '리더는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의 대표적 주장에 대해 보려고 한다.
현대적 리더십 연구에 큰 공헌을 한 워렌 베니스(Warren G. Bennis)는 '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라는 시각에서 리더와 리더십을 분석한 리더십 전문가다. 50년간 경영대학에서 연구해 온 깊이 있는 이론과 컨설팅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리더들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대답을 제시한다. 워렌 베니스는 전 세계 다국적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컨설팅 활동을 하면서 1980년대 미국의 경제적 위기는 리더십 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바도 있다.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해 총 4명의 대통령 자문관을 역임한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5가지 오해와 진실
워렌 베니스는 90명의 미국 유명 인사들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리더십에 대한 생각은 오해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과 같이 5가지에 관한 것이다.
- 리더십은 드문 능력이다? : 잘못된 오해다. 리더십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고, 모든 사람은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자질이 있다.
-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다? :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사실은 반대다. 리더십은 배울 수 있고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 리더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 리더십은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된다. 모범적인 원형은 없다.
- 리더는 정상에만 존재한다? : 정상 꼭대기에 있는 사람만 리더는 아니다. 리더는 모든 조직 단계에 존재한다.
- 리더는 모든 것을 통제하고 조종한다? : 리더는 통제하고 조종하는 존재만은 아니다. 사람들과 협력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워렌 베니스는 연구결과를 통해 리더십에 대해 만연해 있는 오해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리고는 다양한 리더들에게서 발견되는 네 가지 공통된 능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다양한 리더들에게 발견되는 4가지 공통된 능력
- 관심의 관리(Management of attention) : 모든 리더에게는 그들이 약속하는 계획과 비전이 있다. 이를 통해 추종자를 모으고 동원할 때 사용한다.
- 가치의 관리(Management of meaning) : 비전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가치여야만 한다. 리더마다 전달 수단이 다르다. 어떤 리더는 모델을 사용하고, 어떤 리더는 비유와 스토리를 활용한다. 이렇게 수단은 다르지만 모든 리더는 추종자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 신뢰의 관리(Mangement of trust) : 신뢰는 리더와 추종자를 함께 묶어주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한다. 리더는 신뢰를 얻기 위해 일관성을 가지면서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충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 자기 관리(Mangement of self) : 리더는 부단히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리더는 모든 것에서 배우는 사람이다. 특히 실패를 통해 크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자기계발을 통해 타인이 인정해 주거나 알아봐 주지 않는 일도 흔들림 없이 수행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워렌 베니스가 말한 리더십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리더들의 공통된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다. 이제 이 글의 진짜 본론에 해당되는 내용을 살펴보려고 한다. 맨 앞에서 언급한 '리더는 만들어진다'는 입장에 관한 것이다. 워렌 베니스가 리더십에 대해 쓴 책의 제목이 "On Becoming a Leader"인 것만 봐도 리더에 대한 관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어떻게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는지 핵심을 짚어보자. 핵심은 무척 단순하다.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On Becoming a Leader)
- 리더십은 배울 수 있다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행동을 통해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리더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 리더는 끊임없이 배운다 : 리더는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배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리더십은 분명히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 단기간의 리더십 프로그램을 이수한다고 리더십이 길러지지는 않는다. 리더십은 일생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리더십의 위대한 점이기도 하다.
- 리더십은 자기계발이다 : 리더십의 개발은 자기계발과 분리할 수 없다. 갑작스러운 리더십의 성장 같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먼저 자기계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 리더십과 경영은 다르다 : 리더와 경영자는 다르다. 맥락을 주도하는 사람과 맥락에 굴복하는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관리하는 사람이고, 리더는 혁신하는 사람이다. 경영자는 통제에 의존하고, 리더는 신뢰에 의존한다. 경영자는 '어떻게(how)'와 '언제(when)'를 묻고, 리더는 '무엇(what)'과 '왜(why)'를 묻는다. 피터 드러커가 할만한 말이지만, 경영자는 일을 올바로 처리하지만 리더는 올바른 일을 한다.
지금이야 리더가 특별한 사람이라거나 타고난 어떤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과거에는 달랐다. 현대적인 리더십 관점을 갖게 된 것은 많은 리더십 연구자들의 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 워렌 베니스는 현대 리더십 이론의 형성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연구자다. 리더십은 배울 수 있다는 주장은 당시에는 획기적인 것이었을 것이다. 특히,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면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워렌 베니스가 말하는 리더는 끊임없이 배우고 자기계발에 힘써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리더가 되려거나 되어야 하는 사람들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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