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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겔만 효과, 협력의 또 다른 얼굴 : '나 하나쯤이야'가 부르는 사회적 태만

by 불꽃유랑단 2024. 6. 10.

주변에서 '시너지 효과'라는 말을 지겹게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명이 모이면 뭔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상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시너지 효과 이전에 더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인식은 '무임승차'에 관한 것이었다. 오늘은 그와 관련된 유력한 개념인 '링겔만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과거 어린 시절 줄다리기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보통 10명 이상의 사람이 한 팀이 되어 구령에 맞춰 당겼다 풀었다를 반복하면서 자기 쪽으로 많이 당겨오면 승리하는 게임 말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생사를 건 줄다리기가 등장하여 이목을 끈 적도 있다. 예전에 줄다리기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 팀 누군가 제대로 힘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닐까? 왜 이렇게 힘 전달이 안 되지?"  

 

링겔만 효과와 줄다리기 실험

최근에 이와 관련된 개념을 접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바로 '사회적 태만' 현상을 지적하는 '링겔만 효과'라는 개념이다. 어떤 집단에 속하는 구성원의 개인별 집단 공헌도가 집단 크기가 커질수록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링겔만 효과는 바로 줄다리기 실험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13년 프랑스 농업 엔지니어인 '막시밀리앙 링겔만(Maximilien Ringelmann)'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집단 구성원들의 공헌도 변화 추이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힘 측정 장치가 달린 줄을 설치한 뒤 각 실험 참가자들 각각의 줄 당기는 힘을 측정한 후, 다음으로 3명, 5명, 8명 등으로 집단 구성원 수를 늘려가며 집단 전체의 줄 당기는 힘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개인의 힘 크기를 100%라고 했을 때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1인당 힘의 크기는 작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집단의 줄 당기는 힘이 집단에 소속된 개인별 힘의 합계보다 작으며, 점점 더 그 격자가 커짐을 발견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당길 때 각자가 낼 수 있는 힘의 93%, 세 사람일 때는 85%, 여덟 명일 때는 64%만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징어-게임-속-줄다리기-장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줄다리기 게임 장면

 

이 실험을 통해 링겔만은 집단에 소속된 개인은 자신의 힘을 최대한 발휘하지 않으며, 집단에 구성원을 추가할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링겔만의 실험은 개인의 집합체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우며, 집단의 크기는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다수라는 이유로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이 들기 쉬워 자기 역량 발휘에 충실하지 않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링겔만 효과의 원인과 해결방법

링겔만 효과가 발생하는 원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책임 분산 : 집단 속에서 개인은 자신의 노력이 전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느슨해지고 노력을 줄일 수 있다.
  • 평가의 어려움 : 개인의 노력을 평가하기 어려워지면, 개인은 자신의 노력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동기가 저하될 수 있다.
  • 협동 문제 : 집단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 부족, 갈등, 조율 문제 등으로 인해 협업 효율이 저하될 수 있다.
  • 무임승차 :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을 줄이고 '무임승차'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면 링겔만 효과에 의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간략하게나마 생각해 보자.

  • 명확한 목표 설정 : 공동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개인의 노력이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개인의 역할 및 책임 분담 :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각자의 노력이 평가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효과적인 의사소통 : 집단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 리더십 발휘 : 리더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팀원들을 동기 부여하며, 협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성과 평가 및 보상 :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 소규모 팀 구성 : 너무 큰 팀보다는 소규모 팀을 구성하여 개인의 책임감을 높이고 협력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 경쟁 도입 : 적절한 경쟁을 도입하여 개인의 의욕을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객관적인 평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경영 분야에서 링겔만 효과의 활용

링겔만 효과는 단순히 집단 활동의 비효율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행동과 심리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팀워크와 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링겔만 효과의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링겔만 효과는 경영 분야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링겔만 효과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에서 이미 링겔만 효과를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는데, 경영에 적용가능한 수준으로 전환해 보자.

  • 구체적 목표 설정 :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달성 가능하고, 관련성이 있으며, 시간제한이 있는 목표를 설정하여 팀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집중력을 높인다. '목표에 의한 관리(MBO)'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 적절한 팀 규모 유지 :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적절한 규모의 팀을 구성하여 협력을 용이하게 하고 개인의 책임감을 강화한다.
  • 성과관리 및 피드백 제공 : 개인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제공하여 동기 부여유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 인센티브 제도 마련 : 개인의 노력과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제공하여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를 높인다.
  • 효과적인 의사소통 채널 구축 : 팀원들이 서로 쉽게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한다.
  • 협업문화 조성 : 팀워크와 협업을 중요시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여 팀원들이 서로 돕고 협력하도록 한다.
  • 리더십 강화 :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팀원들을 동기 부여하며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한다.
  • 기술 활용 : 프로젝트 관리 툴, 의사소통 도구 등을 활용하여 팀원들의 협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링겔만 효과는 경영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문제다. 조직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전략을 통해 링겔만 효과를 극복하고 팀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링겔만 효과는 개인의 노력과 책임감을 강조하는 경영 방식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링겔만 효과와 대척점에 서 있는 '시너지 효과'와 비교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시너지 효과와 링겔만 효과

시너지 효과와 링겔만 효과는 모두 집단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서로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시너지 효과는 개인의 노력이 합쳐졌을 때 그 합보다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1+1=2가 아닌 1+1=3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팀원들이 서로 돕고 격려하여 목표를 더욱 빠르게 달성하는 경우가 시너지 효과의 예시다.

 

반면에 링겔만 효과는 개인의 노력이 집단 속에서 오히려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1+1=2보다 작은 1+1=1.5 이하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링겔만 효과는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서로의 행동을 조율하고 협력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하거나, 동기 부여가 저하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차이를 정리해 보자. 

구 분 시너지 효과 링겔만 효과
개념 개인의 노력이 합쳐졌을 때 그 합보다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개인의 노력이 집단 속에서 오히려 감소하는 것
결과 1+1=2 이상 1+1=2 이하
원인 서로 다른 전문성 보완, 협력, 동기 부여 조율 어려움, 책임 모호성, 동기 저하
예시 팀워크를 통한 목표 달성,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집단 토론에서 개인 참여 감소, 팀 프로젝트에서 책임 회피
경영적
활용
팀 구성, 성과 관리, 인센티브 제도, 리더십 등 적절한 팀 규모 유지, 의사소통 채널 구축, 협업 문화 조성 등

 

결론적으로, 시너지 효과와 링겔만 효과는 협력의 두 가지 측면을 보여준다. 경영자들은 링겔만 효과를 극복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팀 구성, 의사소통, 동기 부여, 리더십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개인 또한 협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팀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서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폭넓은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려 할 때, 링겔만 효과도 염두에 두는 것이 폭넓은 시각이고 깊이 있는 생각일 것이다. 양 극단을 모두 살피는 주도면밀한 전략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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