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서에는 성공한 기업의 특징을 분석한 것들이 많다. 따라서, 책을 접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기업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기업이 속한 시장의 현실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책이 갖는 미덕도 분명히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이 하나 같이 상식적이라는 것이다. 즉, 지침으로써의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마이클 트레이시와 프레드 위어시마에 의해 개발된 경영전략 접근법에 대해 다루려고 한다. 이 전략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많은 MBA의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책 "The Discipline of Market Leaders(마켓리더의 전략)"에 소개되어 있는데, 이 책은 1993년에 출간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바 있다. 마이클 트레이시와 프레드 위어시마는 이 책에서 전 세계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리더의 위치에 있는 기업들의 전략적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고객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려고 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고객을 선택하고 사업 운영 초점을 좁혀라. 그리고 시장을 지배하라'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마켓리더의 전략이 제시하는 핵심 내용
1. 가치분야에서의 탁월함
성공적인 기업들, 즉 시장 리더들은 선택한 고객에게 가장 좋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특정 가치 분야에서 탁월함을 추구한다. 시장에서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측면에서 최고가 되려고 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는 사실 많은 경영전략이론들이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탁월하게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가치를 선택하고 사업을 초점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3가지 가치전략을 제시한다.
2. 가치 원칙
기업이 시장 리더가 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3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그 세 가지는 운영상의 탁월함(Operational exellencd), 상품 리더십(Procuct leadership), 고객 밀착(Customer Intimacy)다.
3. 시장 리더의 행동규칙
- 규칙 1 : 특정 가치 분야에서 탁월함을 추구한다.
- 규칙 2: 다른 가치 분야에서 기준 수준은 유지한다.
- 규칙 3: 매년 가치를 향상시킴으로써 시장을 지배한다.
- 규칙 4 : 뛰어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잘 조정된 운영모델을 구축한다.
위의 두 번째에서 제시한 가치 원칙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다.
마켓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가치 전략
1. 운영상의 탁월(Operational exellence)
자신이 속한 시장에서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품질, 가격, 구매 편의성의 뛰어난 조합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핵심은 '조합'이다. 이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혁신자는 아니다.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 그 대신 적절한 품질의 제품을 최저가격에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운영상의 탁월함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완벽한 조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월마트를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을 수 있다.
2. 제품 리더십(Product leadership)
제품 리더십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가격이 아니라 제품의 우수성으로 경쟁한다. 제품의 매력으로 경쟁한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이 기업들은 단 한 개의 혁신적인 제품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주기마다 혁신을 거듭한다. 칩 분야에서의 인텔,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를 예로 들 수 있다.
3. 고객 밀착(Customer Intimacy)
고객 밀착 전략은 시장이 초점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데 있다. 용어가 말해주듯이 한 번의 거래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를 추구한다. 여기에 속하는 기업들은 고객과의 밀착된 관계 덕분에 그들만이 아는 고객의 독특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능숙하다. 이 책에서는 에어본 익스프레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마켓리더의 전략에 대한 몇 가지 논의들
위에서 본 가치전략을 선택하는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예산과 의사결정의 방향이 결정되고 핵심역량과 조직문화까지도 좌우된다. 그야말로 전사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중대한 결정이다. 전략과 매니지먼트는 잘 맞고(Fit), 잘 정렬(Alignment)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가치전략에 맞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에서부터 조직 구조, 경영관리시스템이 모두 다르게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가치전략을 선택하는 문제는 실제로 그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궁극적으로는 그 기업을 정의하는 작업을 의미하게 된다.
지금까지 마이클 트레이시와 프레드 위어시마의 "마켓리더의 전략"의 핵심 내용만 간략히 살펴보았다. 내용을 보니 뭐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경영전략의 필독서로 꼽힐 만큼 중요한 경영서다. 이 글의 첫머리에 이 책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전략 서라고 언급했는데,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을 좀 더 쉽게, 직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풀어놓은 전략서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트레이시와 위어시마의 3가지 전략은 포터의 전략과 지나치게 닮아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포터의 원가우위 전략과 운영상의 탁월함은 사실상 같은 것이며, 차별화 전략은 제품 리더십으로 바꿔 부를 수도 있을 것이고, 집중화 전략은 고객 밀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크게 의미 있는 비판 같지는 않다. 포터의 전략은 물론이고 트레이시와 위어시마의 전략도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포터의 전략론이 산업 내에서 경쟁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면, 트레이시와 위어시마의 전략은 고객에게 가장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두 전략은 보완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며. 특정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대체안의 개념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트레이시와 위어시마의 '운영상의 탁월함' 같은 개념은 원가우위 전략을 크게 확장하는 것으로써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어쨌든 경영전략의 한편에 위치해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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