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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슬로의 "Maslow on Management" : 좋은 기업과 자아 실현

by 불꽃유랑단 2024. 5. 12.

경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며 매슬로의 욕구 5단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이론이고 경영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오늘은 단편적으로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매슬로 욕구이론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려고 한다. 아주 의미 있는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매슬로가 경영을 바라보는 관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gam Maslow)'는 경영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고, 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심리학자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경영학을 접하고 쓴 원고들을 바탕으로 출판된 "Maslow on Management" 때문일 것이다. 매슬로는 그 책에서 '좋은 기업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좋은 기업을 만들고, 또 좋은 기업이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사람을 만든다고 하면서 어떻게 이런 선순환을 만들 것인가? 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자아실현이란 단순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자아실현이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함으로써 자신다워진 상태를 의미한다. 자아실현은 자신의 존재에 관한 문제다. 자아실현 욕구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위해 한눈팔지 않고 무엇인가를 지속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애초에 결핍이나 의욕과는 상관없다. 사람은 누구나 더 높은 가치를 발휘하고 싶다는 잠재욕구를 가지고 있다.

 

위에서 결핍과 의욕이라는 말을 언급했는데, 매슬로의 그 유명한 '욕구 5단계'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매슬로는 욕구를 크게 2가지로 나눴다. 하나는 결핍을 충족하고 싶어 하는 결핍욕구고, 다른 하나는 인간 한 명 한 명의 존재 자체와 관련된 존재 욕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욕구 5단계' 중 하위 4개의 욕구, 즉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자기 존중의 욕구는 모두 결핍욕구에 해당된다. 그리고 가장 상위의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존재 욕구로 분류된다. 이러한 분류법은 자아실현의 욕구라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성격의 것인지 확실히 알게 해 준다. 상당히 상위 욕구에 속하는 자기 존중의 욕구조차도 결핍욕구에 해당된다는 점이 꽤 놀랍다. 매슬로가 말한 자아실현의 욕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참 차원이 높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매슬로는 자아실현을 이렇게 묘사했다.

 

자기실현의 일을 하면 자기를 초월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를 초월하게 되며, 자각 또는 자기의식을 뛰어넘은 상태에 이른다. 동양 사람들이 줄기차게 이르려고 했던 무아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무아야말로 궁극적으로 진정한 자기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기적인 것과 이기적이지 않은 것의 이분법이 사라진다. 사람들이 자기실현의 일에서 갖는 대의를 자기 안으로 내면화시키면서 그 대의는 자기의 일부가 되고, 그리하여 세상과 자기가 더 이상 다른 것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매슬로가 던진 책의 주요 주제인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사람과 좋은 기업의 관계에 대해서 잠깐 보자.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성장하면서 점차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업이 지향하는 사명과 개인이 지향하는 목표과 일체화되면 개인은 업무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전함을 유지하며 큰 힘을 발휘해 기업의 실적 향상시킨다. 기업과 개인이 목적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 밖의 다른 문제는 목적에 걸맞은 수단을 선택한다라는 기술적 문제에 불과하게 된다.

 

개인의 자아실현 문제는 리더십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보통 리더는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부하직원의 행동을 관리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람은 지배당하고 결정권을 빼앗기는 것, 지시만을 따르게 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한다. 권위주의적 리더십은 의욕 없이 지시를 기다리기만 하는 직원을 양산할 뿐이다. 사람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싶어 한다.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면서 주도권을 쥐고 자신의 힘으로 계획을 세운 뒤 행동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 성과를 냄으로써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간 욕구에 반하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은 버려야 할 것이다. 매슬로는 이런 리더십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했다.

 

상관이 직원 개개인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직원의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최선의 방법은 이것이다. 그가 자리에 없어야 직원들이 훨씬 더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훨씬 더 자유롭게 자기 본모습을 보여주고 훨씬 더 자유롭게 자기를 실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직원들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신뢰하며 또 그들이 자기실현하는 데에서 기쁨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에이브러햄-매슬로의-Malow-on-Management
심리학자인 매슬로가 경영에 대해 쓴 "Maslow on Mangement"

 

매슬로의 관점과 현대 경영

예전에 직원을 선발하고 관리하는 부서는 보통 '인사과'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인사'라는 용어보다는 '인적자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많은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사람이 미래다", "조직 구성원이 최고의 자산이다" 같이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문구들로 가득하다. 현대 기업들이 피상적으로나마 사람의 역량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주 오래전에는 직원들을 본질적으로 일하기 싫어하는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경영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를 통제와 관리로 보는 시선이 분명했던 것이다. 이러한 시각이 지배하고 있던 시대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학자가 '에이브러햄 매슬로'다. 그는 인간의 잠재력이 사회발전의 자원이 된다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점을 제시했다. 매슬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실현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보았다. 

 

매슬로의 관점에 의하면 기업 경영의 핵심개인의 잠재력을 어떻게 발현시킬 것인가 이다. 그는 기업의 핵심 관심사인 지속 가능한 경영과 직원의 리더십, 창의성, 임파워먼트, 시너지, 혁신을 해결하는 키워드는 인간 잠재력의 계발이며, 이는 자기실현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실현에 더 가까이 다가간 사람일수록 훌륭한 리더는 물론 창의력과 시너지, 임파워먼트를 발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결정권을 개인에게 넘겨주고 이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기업의 역할인 것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너무 대기업만 선호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는데, 이는 사실 대기업이 잠재력을 발휘하고 자기실현을 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아무래도 자기 존중감이 높아지고 일에 의미를 찾기가 더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합리적 선택이라는 측면을 봐줘야 한다.  

 

매슬로는 1962년에 출간된 'Maslow on Management"에서 이미 기업이 단순히 수익을 내는 차원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서 그 존재 의미를 찾는 것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라고 설파했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거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 기여하는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사업체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매슬로의 인간에 관한 관점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생각은 시대를 한참 앞서가는 것이었다. 심리학자가 바라본 경영이라는 시각이 흥미롭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문제는 매슬로의 주장들이 실제로 실현되는 시대가 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원래 이상적인 지향은 끝까지 도달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분명한 지향을 갖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자아실현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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