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멀티태스킹'이라는 단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것 쯤으로 생각한다. 이는 요즘 IT기기가 멀티태스킹 능력을 강조하면서 더 부추겨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와 궤를 같이하여 스마폰으로 메시지를 확인하며 동시에 업무 보고서를 작성하고 회의 중에도 이메일을 확인하는 모습은 현대인의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과연 멀티태스킹은 우리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까?
멀티태스킹은 한때 슈퍼맨의 능력처럼 여겨져 왔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능력은 마치 시간을 늘리는 것과 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과학 연구 결과는 멀티태스킹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효율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뇌는 사실상 작업 사이를 빠르게 전환하며 각 작업에 일정 부분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 전환 과정에서 시간이 소모되고, 결과적으로는 각 작업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영향
멀티태스킹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집중력 저하 : 멀티태스킹은 뇌의 전두엽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 끊임없이 다른 자극에 노출되면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어렵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힘들어진다.
- 생산성 감소 : 멀티태스킹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려다 보면 실수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더군다나 꼭 필요한 작업이 아닌 것이 멀티태스킹 영역에 끼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생산성이 좋아질 수가 없다. 가령 재택근무 시 TV를 켜 놓은 채 문서작업을 하는 경우나, 라디오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잘 알 것이다.
- 스트레스 증가 : 끊임없이 여러 가지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뇌에 큰 부담을 주고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업무효율을 저하시키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확실히 이것저것에 신경 쓰는 일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어느 것 하나 잘 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 학습능력 저하 : 학생들의 경우 멀티태스킹은 학습능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강의를 들으면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과제를 하면서 채팅을 하는 등의 행위는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떨어뜨리고 장기기억 형성을 방해한다.
멀티태스킹에서 벗어나는 방법
그러면 멀티태스킹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 멀티태스킹 대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멀티태스킹은 다분히 습관적인 행위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해야 할 일을 목록으로 만들고, 각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할당하여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 알림 차단 : 스마트폰 알림, 이메일 알림 등 불필요한 알림을 차단하여 업무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 요즘 스마트폰을 보면 이러한 기능이 잘 구현되어 있다. 아이폰의 집중모드 같은 것 말이다.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 집중력을 높이는 환경 조성 :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엠비언트 음악을 듣거나 향기 테라피를 사용하는 것도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휴식시간 갖기 : 짧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휴식을 통해 뇌를 재충천하고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 멀티태스킹을 핑계로 딴짓을 할 거면 아예 쉬는 것이 낫다.
멀티태스킹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우리는 멀티태스킹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멀티태스킹 대신 싱글태스킹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하고 삶의 질까지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멀티태스킹의 대안, 싱글태스킹
싱글태스킹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영향과 정확히 반대다. 반복하는 것 같지만 싱글태스킹의 이점을 정리해 본다.
- 집중력 향상 :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뇌가 분산되어 집중력이 떨어진다. 싱글태스킹은 깊이 있는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 생산성 증가 :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잦은 작업 전환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스트레스 억제 : 멀티태스킹은 뇌에 부담을 주고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싱글태스킹은 업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정신적인 피로감을 줄여준다.
- 학습효과 극대화 : 싱글태스킹은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장기기억을 촉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고력 향상으로 인해 문제해결 능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싱글태스킹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하는데, 위의 멀티태스킹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을 활용하면 된다. 추가로 몇 가지만 더 알아보자.
- 시간 블록킹 : 하루를 몇 개의 시간 블록으로 나누어 각 블록마다 한 가지 작업에만 집중하는 방법이다. 일종의 시간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쓸데없는 일이 자꾸만 개입될 때는 아예 그 일에도 시간을 할당해 보는 것도 좋다.
- 작업목록 작성 : 하루에 해야 할 일을 목록으로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중요한 일부터 처리한다. 그리고 마냥 시간이 늘어지지 않도록 할 일 목록에 예상시간을 달아놓은 것이 추천된다.
- 디지털 디톡스 : 요즘의 멀티태스킹 양상은 디지털 기기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고 디지털 기기에서 멀리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이 깊이 있는 연구를 하며 멀티태스킹을 할까? 상상하기 쉽지 않다. 예술가들도 마찬가지다.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창의적인 예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것이 과학적 연구나 심오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래고 좀 더 좋은 성과를 낼 필요는 있다. 사실 싱글태스킹은 단순히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책 하나를 읽어도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 읽는 데에만 집중하면 어떨까? 아니면 청소를 할 때라도 그 청소에만 집중하면 뭔가 새로운 것을 느끼는 것이 있지는 않을까? 음악을 듣는다고 하면 항상 무엇을 하면서 곁가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만 집중한다면 평소와 다르게 들리지 않을까? 싱글태스킹은 우리 삶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실천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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