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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두셀라 증후군 : 과거는 아름답다?, 과거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심리의 폐해

by 불꽃유랑단 202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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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먹으면 과거의 추억 속에서 산다는 말이 있다. 단순히 비중으로 봤을 때, 과거의 축적된 시간이 많으니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다. 젊은 사람들은 피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 과거 이야기를 꺼낼라 치면 곧바로 '꼰대'라고 치부하기 일쑤다. 이렇게 과거의 좋은 기억에 갇혀 사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가 있다. 바로 '므두셀라 증후군'이다.  


므두셀라 증후군이란?

므두셀라 증후군이란, 과거의 좋은 기억만을 강조하고, 나쁜 기억은 잊어버리려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즉, '옛날이 좋았어'라는 말처럼 과거를 미화하고, 현실의 어려움을 피해 과거로 회귀하려는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즉, 기억 왜곡을 동반한 일종의 도피 심리다. 이 용어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므두셀라라는 인물에서 유래되었다. 므두셀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살았다고 알려진 인물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므두셀라처럼 오랜 시간을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고, 그중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며 과거를 그리워했을 것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사람은 보통 현실이 힘겨울 때 좋았던 과거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는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기억으로라도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향수에 젖는 심리는 퇴행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현실을 부정하고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므두셀라 증후군전형적인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과거 미화 : 과거의 좋았던 기억만을 강조하고 나쁜 기억은 축소하거나 잊어버린다.
  • 현실 도피 : 현실의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 회귀 욕구 :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를 느낀다.
  • 자기 합리화 :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불만을 과거와 비교하며 합리화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므두셀라 증후군은 특별히 이상한 심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거의 겪는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다. 므두셀라 증후군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요즘 우스갯소리로 자주 하는 "나 때는 말이야"도 므두셀라 증후군의 한 예로 볼 수 있고, "옛날 노래가 더 좋았어"라던가 "옛날 인심은 이렇지 않았는데" 같은 말들이 모두 므두셀라 증후군으로 볼 여지가 크다. 

과거의-좋은-기억을-과장하는-므두셀라-증후군
출처: GettyimagesBank

무드셀라 증후군이 생기는 원인

그럼 왜 므두셀라 증후군이 생기는 것일까?

 

먼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측면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과거에 대한 기억이 더 선명해지고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흔히 벌어진다. 스트레스도 원인일 수 있다. 현실의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질 때 이 증후군이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자존감 저하도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자산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과거의 좋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위안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이처럼 므두셀라 증후군은 과거에 대한 미련으로 인해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좋지만,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런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다.

 

므두셀라 증후군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사례

지금부터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무드셀라 증후군은 요즘 각종 미디어와 마케팅의 단골 소재로 쓰인다. 요즘 시대가 그만큼 각박하고 어려운 시기라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TV 프로그램을 보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응답하라'시리즈다. 그 드라마가 왜 그토록 인기가 있었는지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므두셀라 증후군 영향아래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레트로 마케팅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다. 7080 세대들에게는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전혀 겪어 보지 못해 이색적으로 느끼게 한다. 

 

므두셀라 증후군과 조직에서의 문제

이제 또 다른 이야기도 해보려고 한다. 조직에서의 므두셀라 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개인의 심리적 현상이지만, 이를 조직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흥미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좀 과장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므두셀라 증후군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해 보자. 키워드 중심으로 보자.

  • 혁신 저해 : 과거의 성공 방식에 집착하여 새로운 시도를 꺼리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커질 수 있다.
  • 시장 변화에 대한 무감각 : 시장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에 안주하여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 조직문화 경직 :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도어 조직원들의 창의성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발휘되지 못할 수 있다.
  • 의사결정 지연 : 과거의 데이터에만 의존하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 과거 데이터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과거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문제다.

이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조직에서 므두셀라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까지 생각해 보자.

  • 끊임없는 학습과 변화 추구 : 시장 트렌드를 꾸준히 분석하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여 조직의 경쟁력을 갖춘다. 학습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조성 :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과거에 붙들려 있으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꺼져질 수밖에 없다.
  • 다양한 관점 존중 : 조직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경영자나 리더의 입장에만 갇혀있어서는 안 된다.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 과거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장 상황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이 중요한 것은 과거의 관행에 의한 의사결정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젊은 세대와의 소통 : 젊은 세대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각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소통일 것이다. 단순히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알아보는 차원이 아니라 경영에 실제 반영해야 한다. 

므두셀라 증후군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는 망한 기업의 전형적인 레퍼토리다. 과거에 얽매인다는 것은 미래를 놓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개인에게나 조직에게나 같은 이야기다. 과거에서 살 것인가, 미래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현재를 살 것인가.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과거가 유용한 역사가 되려면 좋은 기억과 아픈 기억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교훈이 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현재에 집중하자. seize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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