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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기와 구매욕구 간의 관계: 인간 본능으로서의 미루기와 비축

by 불꽃유랑단 2023. 5. 15.

미루기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주요 장애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웬만해서는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미루기에 관한 책도 심심치 않게 출판되고 있다. 미루기는 인간의 본능에 해당한다는 입장에서 몇 가지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구매하여 비축하려는 습관과의 연관성도 언급하려고 한다.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니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면 되겠다.

 

 

우물쭈물하는-인간의-모습-표현
우물쭈물 미루기만 하는 사람의 모습

 

미루기와 비축하는 습관의 관계

비축하는 습관과 미루기 습관은 무척 닮아있다. 쌍둥이라 할만하다. 즉시 필요하지 않은데도 사두는 것과 바로 해야 하는데 미루는 것은 결국 비슷한 행동양식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비축하려는 욕구는 어쩌면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식탐도 결국 비축에 대한 욕구가 아닐까? 체지방을 쌓아두려는 메커니즘 말이다.

 

미루기의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뭔가 빨리 하지 않고 관망하는 것이 생의 위험을 줄여주는 행동은 아닐까? 결국 모두 안전에 대한 욕구가 아닐까? 

 

인간에게 가장 근원적인, 그래서 가장 강력한 욕구는 생존에 대한 욕구다. 유전자 깊이 새겨진 본능이다. 과거 아주 먼 옛날에는 비축해야 생존할 수 있었다. 비축하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아주 강력한 동기였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본능은 자꾸만 발현된다. 정확히 말하면 현대시대에도 비축이 필요하기는 하다. 형태가 달라진 것일 뿐이다. 다만 현대에는 물건으로 비축해 둘 필요가 적어진 것이다. 요즘은 자산이 대게 물건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주식은 종이의 형태로 보유하지 않는다. 돈도 직접 실물형태로 보관하는 것이 주가 아니다. 미니멀리즘의 관점에서 보면 주요 자산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비축해도 좋은 몇 안 되는 대상이다. 자산은 대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물건을 비축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 보면 알게 된다. 시간의 흐름은 물건의 효용을 떨어뜨린다. 비축의 욕구나 미루기 본능은 모두 쓸데없는 동기에 의한 것임을 매번 인식해야 한다. 

 

미루기는 왜 나타나는가

그럼 미루기는 왜 그토록 자주 나타날까? 미루기는 왜 본능일까? 

 

사실 안전의 관점에서 보면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위험을 수반한다. 특히 남보다 먼저 나서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먼저 검증이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세상은 늘 위험하다. 결국 생존과 안전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것은 일단 관망하는 것이 좋다. 지금 인간의 먼 옛날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다. 아마도 비축과 미루기는 동일한 욕구에 의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미루기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미루기를 하는 대상을 사물화 하는 것은 어떨까? 사물화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종이에 글로 적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행위를 정리하고 그 행위를 통해 나오게 되는 산출물까지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다. 

비축과 미루기를 상호 대체하는 것은 어떨까? 비축하고자 하는 행위는 미루고 미루고자 하는 행위는 사물화 한 후 생산물로 빠르게 전환해서 비축하는 것이다. 성과물을 말이다. 

 

미루기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생각들

미루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비축에 관한 것은 미니멀리즘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이야기이고 미루기에 관해서는 아마 훨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미루게 되는 심리적 원인은 무엇일까? 지금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려 할 뿐이다.

 

생각해 보면 미루게 되는 일들은 대게 마감시간이 없다. 그리고 약간의 마음의 걸림이 작용하기도 한다. 불편한 살람에게 전화하는 일 같은 것을 떠올려 보면 된다. 용기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도 해본다. 혹시 미루기 원인이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 실행으로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망가지게 될까 봐 두려운 것은 아닐까? 마음속에 하나의 상으로만 머무를 때는 꽤 이상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는데 실행을 하자니 그 모습을 구현할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닐까? 

 

완벽주의자라기보다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기대, 혹은 전망 때문인 것 같다는 잠정 결론이다. 그렇다면 기대를 낮추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방법론적으로, 꼭 실행해야 할 일이라면 단계별로 작게 쪼개어 실천해 보거나 현실적인 전망을 글로 구체화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뻔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실에 입각하여 생각하는 훈련도 필요할 것이다. 현실을 기반으로 생각해야 한다. 외부환경과 자신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되면 미루기에 곧장 빠질지도 모른다. 

 

현실 상황에서 생각해 보자. 자동차 점검 같은 단순한 일은 흔히 미루게 된다. 그런데 명절 기차표 예약 같은 것은 잘 해낸다. 기차표 예약은 엄밀한 마감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정기점검은 마감이 그렇게 까지 엄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선택 가능한 시간이 너무 많다. 아마 건강검진 예약도 마찬가지 경우일 것이다. 여유가 너무 많다. 여유를 부리다 결국 연말이 다되어서야 부랴부랴 예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스스로 자유를 제한하지 않으면 외부로부터 자유를 속박당하게 된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미루기 원인을 좀 단순화해서 보면 이렇다. 

 

단순한 일: 선택가능한 자유가 너무 많다

복잡한 일: 너무 이상적인 기대를 한다

 

머릿속에만 있는 것은 가짜다. 현실에서 구현된 것이 진짜다. 어쩌면 우물쭈물하는 사이 머릿속 상의 모습은 더욱 이상적인 것이 되고 현실과의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시작하면 처음은 초라해도 점점 좋아질 것이다. 어쨌든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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