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브랜드 전략이 가지는 중요도는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실제 우리는 제품과 브랜드를 같은 것으로 생각할 정도다. 브랜드는 소비자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도 하다. 만약 브랜드라는 것이 없다면 제품 선택에 있어 엄청난 곤란함을 겪을 것이다. 생산자와 판매자를 구분하기 위한 일종의 표식에서 그 자체로 자산이 되기까지 브랜드의 중요성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브랜드의 기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바로 기본 중의 기본만 알아보자.
브랜드와 브랜드 자산이란?
브랜드는 기업이 만든 제품을 다른 경쟁사와의 제품과 차별화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름, 상징물, 디자인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법적인 용어로 하면 상표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아주 오래전에는 '말표', '노루표', '부채표'처럼 브랜드에 아예 '~표'라고 네이밍을 하기도 했다.
브랜드는 인위적인 발명품이라기보다는 필연적인 이유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역할 때문이다. 브랜드의 효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먼저 소비자 측면에서 브랜드는 다양한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브랜드가 없다면 제품을 구분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브랜드는 제품의 통일된 이미지를 제공하므로 소비자의 제품 선택 과정에서 정보 탐색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주는 것이다.
브랜드는 소비자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편의성을 준다. 제품의 취급과 관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것이다. 동일한 회사에서 제품을 브랜드별로 구분한다면, 브랜드별 마케팅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회사 제품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도 있다. 다른 회사에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브랜드명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타사와 구별되는 브랜드와 관련하여 좋은 경험이 쌓인 소비자는 브랜드에 충성도를 갖게 되고 이는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 평가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100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브랜드는 그 자체가 자산적 가치를 지닌다. 이를 '브랜드 자산'이라고 하는데, 이를 처음 개념화한 사람은 세계적인 마케팅 이론가 '케빈 레인 켈러(Kevin Lane Keller)'다. 켈러는 브랜드 자산을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특정 브랜드를 가졌기 때문에 발생된 마케팅 효과로 매겨진 값 또는 수익의 증가분'으로 해석했다.
브랜드 자산을 구성하는 2가지 요인
켈러에 따르면 높은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데는 2가지 요인이 필요하다. 바로 브랜드 인지(Brand Awareness)와 브랜드 연상(Brand Association)이다.
브랜드 인지
브랜드 인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기억하고 떠올리는 정도를 말한다. 특정 브랜드를 알고 있고 기억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또는 특정 브랜드를 보고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떠오르는지에 대한 인식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인지는 그것이 구매결정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는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때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르 먼저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높은 브랜드 인지는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그런데 브랜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당연히 브랜드 인지가 있을 수가 없다. 즉, 무인지 상태다. 브랜드 인지는 재인(recognition)과 회상(recall)을 거치면서 강해진다.
여기서 '재인'이란 '알아 봄'이라고 할 수 있다. 사건, 정보, 인물 등을 과거에 보았거나 접촉했던 적이 있음을 기억해 내는 것이다. '재인'은 '보조 인지'라고도 부르는데, 어떤 힌트를 줄 경우 기억해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할 때, 여러 브랜드를 객관식 형식으로 주고 가장 친숙한 것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여기서 객관식의 항목을 제시하는 것이 힌트를 주는 보조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형식의 조사를 재인 테스트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회상'은 어떤 힌트 없이 바로 생각이 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비보조 인지'라고 한다. 회상은 재인의 '알아 봄'과 달리 '기억해 내는 것',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할 때, 별도의 보기 문항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브랜드를 나열하라고 한다면 '회상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연상
브랜드 연상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있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과 느낌의 총합이다. 달리 말해, 특정 브랜드를 떠올릴 때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즉, 브랜드와 관련된 이미지, 감정, 특징, 경험 등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말한다. 브랜드 연상은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중요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는 브랜드 연상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형성한다.
브랜드 연상은 3가지로 구성된다. 호감도, 강도, 독특성이다. 호감도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강도는 특정 브랜드를 연상하게 되는 반응의 강도와 속도를 말한다. 그리고 독특성은 타사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말한다.
이 외에도 브랜드 연상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브랜드 경험이 있다. 제품 사용 경험, 광고 노출, 매장 방문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 연상이 형성된다. 여기에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브랜드 연상을 좌우한다. 마케팅은 광고, 홍보, 스폰서십 등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연상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비자의 개인적 특성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가치관, 경험, 성격 등에 따라 브랜드 연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브랜드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 알아봤다. 위에서 살펴본 기본 지식을 갖고 브랜드를 달리 이야기하면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을 넘어, 소비자에게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종합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측면에서, 다른 경쟁사와의 제품과 차별화되는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일관된 품질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나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브랜드는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표현할 수 있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더 나아가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강력한 브랜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를 정의하는 키워드를 이렇게 제시해 보려고 한다. "구별, 약속, 가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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