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시장을 전제로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라 사업은 매출이 있어야 한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시장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더 나아가 시장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하려고 한다. 시장을 평가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살펴보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사업 확장에 의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시장에 대한 분석과 평가일 것이다. 사업의 성패는 철저하게 시장에 달려있다. 시장규모도 알아야 하고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받아들여질 것인가도 평가해봐야 한다.
'조쉬 카우프만'이 쓴 "퍼스널 MBA"에서 제시된 시장을 평가하는 10가지 방법이 실무적으로 꽤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각 항목별로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 평가할 것을 권하고 있다. 10개 항목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1. 긴급도(Urgency)
사람들이 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얼마나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가를 평가한다. 예를 들면, 개봉일의 신작영화는 긴급함을 갖고 있는 것이지만 오래된 영화를 빌려보는 것은 그다지 긴급한 행동은 아니다.
2. 시장규모(Market Size)
시장에 제공하고자 하는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이 얼마나 구매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아니면 잠재 소비자를 파악해야 한다. 제품에 따라 시장규모의 차이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된다.
3. 가격 잠재력(Pricing Potential)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은 얼마인가를 평가해봐야 한다. 받고 싶은 가격이 아니다. 제품가격은 아주 저가의 과자류부터 엄청난 고가의 설비까지 다양하다.
4. 고객 획득 비용(Cost of Customer Acqusition)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비용은 얼마가 들 것인가? 평균적으로 판매가 완결될 때까지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길거리에서 음식물을 파는 사업의 경우 고객 획득 비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기업을 상대로 하는 큰 규모의 조달거래는 많은 비용을 수반할 것이다.
5. 가치전달 비용(Cost of Value-Delivery)
가치를 만들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단순히 어떤 파일을 전송하는 것이라면 큰 비용이 필요치 않지만, 신제품을 개발하고 공장을 지어야 한다면 아주 큰 비용일 필요할 것이다.
6. 상품의 독창성(Uniqueness of Offer)
시장에서 다른 제품이 아닌 우리 제품을 구입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또 경쟁업체에서 얼마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가? 범용기술을 사용하는 경우는 쉽게 모방할 수 있겠지만 첨단제품들은 그만큼 모방이 쉽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7. 시장진출 속도(Speed to Market)
제조에서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은 얼마인가? 청소 같은 단순한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준비기간이 짧을 수 있다. 그러나 특수한 설비가 필요한 제품의 경우, 혹은 체계가 복잡한 보험이나 금융업은 준비기간이 무척 길 것이다.
8. 선불투자(Up-Front Investment)
판매가 이루어지기까지 얼마의 자금이 소요되는가? 위에서 예로 든 간단한 청소업의 경우 자금 소요 규모가 작겠지만, 석유를 시추해야 한다던가 한다면 자금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9. 추가 판매 가능성(Up-Sell Potential)
구매한 고객에게 추가로 제시할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는가? 이 부분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면도기 시장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면도기를 판매하면 면도칼과 세이빙폼을 판매할 수 있다. 추가로 제시하는 제품의 규모가 더 클 수도 있다.
10. 추가 노력의 여부(Evergreen Potential)
최초 제품이 출시된 후 지속적으로 판매를 위해 추가로 어떤 노력을 들여야 하는가? 가령, MS 윈도우 OS라면 하나의 제품을 추가로 파는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만 일단 제품이 완성되면 판매에 드는 비용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컨설팅산업의 경우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까지 시장을 평가하는 10가지 항목에 대해서 다뤄봤다. 항목 하나하나가 굉장히 신중하게 고안되었고, 타당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실무지침으로 사용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책에서는 평가 후 합산 점수가 50점 이하면 시장 진입을 하지 말 것을 권한다. 시장성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합산 점수가 75점 이상이라면 시장성이 매우 높으므로 적극 진출하라고 추천한다. 그리고 50점에서 75점 사이는 엄청난 노력과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계획을 철저히 세우라고 충고한다.
이러한 점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참고만 하면 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평가결과가 아니라 항목 자체의 의미다. 시장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막상 어떻게 평가할지 막연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지침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각각의 항목을 찬찬히 음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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