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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 :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에 관한 몇 가지 개념

by 불꽃유랑단 202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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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이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관계망에 대한 관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이에 관한 연구들을 '사회 관계망 연구(Social Network Theory)'로 묶어 부를 수 있다. 관련된 연구 중 시사점이 강한 두 가지 이론만 보려고 한다. 흥미로운 주제이니 만큼 가볍게 살펴보자.


 

사람 간의 네트워크 연구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 있다. 바로 '작은 세상 문제(The Small World Problem)'라는 실험이다. 미국에서 진행된 이 실험 내용의 핵심은 이렇다.

 

전혀 면식이 없는 두 명을 골라 그중 한 사람의 지인을 다른 한 사람이 몇 명을 경유하면 도달하는지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평균 5명만 경유하면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에서 평균적으로 5 단계 정도만 거치면 모든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알려주는 놀라운 결과다. 이 실험에서 파생한 것이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영화배우 케인 베이컨과 인적으로 연결되는 데는 최대 6단계만 거치면 된다는 가설이다.

 

요즘 같이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을 긴밀하게 연결하기 이전에도 사람 간의 관계는 생각보다 무척 긴밀한 것이었다. 사회관계망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두 가지 이론을 살펴보려고 한다. 사람 간의 긴밀한 연결이 중요한 자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사람 간의 느슨한 연결이 의외로 강력한 힘을 지닌다는 이론이다. 

 

케빈-베이컨의-6단계-법칙
'작은 세상 문제'를 재미있게 표현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사진: 서울신문)

새로운 제4자본, 사회적 자본

사람 간의 관계가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즈니스에서 자본이라고 하면 보통 자금설비나 자재, 더 나아가 사람을 말한다. '제임스 콜맨'사람과 선의의 연결을 통해 탄생하는 자본이 바로 사회적 자본이며, 이는 제4의 자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콜맨에 의하면 다른 일반적 자본과 다르게 사회적 자본은 특정 소유자가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의 소유인 특이한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은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지만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서로 신뢰하는 개인들이 강한 연결로 이어진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더 강력한 힘을 낼 수밖에 없다. 두 집단의 차이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강력한 사회적 자본은 사실 현실에서 적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실에서가 아니라면 영화에서라도 자주 볼 수 있다. 특정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집단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뉴욕의 다이아몬드 도매 시장은 유대인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강한 신뢰로 연결되어 있어 다이아몬드를 대량으로 유통시킬 때조차 서로 품질감정도 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또 다른 예영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마피아 세계를 들 수 있다. 마피아들이 경제력과 권력을 쥘 수 있는 것은 집단 내 강한 유대와 신뢰를 기본으로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별로 바람직한 예는 아니지만 어쨌든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사회적 자본은 커뮤니티에 소속된 사람들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집단의 강한 결속력은 오히려 세상 변화에 둔감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강한 결속력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음에 다룰 약한 연결의 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약한 연결의 강력한 힘 :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

약한 연결이란 평상시 거의 만나는 일이 없지만 어떤 행사 같은 곳에서 알게 되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가리킨다. 우리는 보통 이런 관계를 중시하지도 않고 별로 소용없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러나 '마크 그라노베터'는 실제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약한 연결의 강력한 힘'이라는 개념으로 그 힘을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것은 지인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지인과 어느 정도 빈도로 만나고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조사결과는 일반인의 상식과 크게 벗어나는 것이었다. 빈번하게 만남을 갖는 지인(강한 연결)을 통해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17%인데 반해, 나머지인 약한 연결을 가진 지인을 통해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83%에 이르렀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약한 연결이 새로운 지평을 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데 적합한 인간관계라는 것을 보여준다. 강한 연결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 가진 정보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약한 연결은 강한 연결보다 더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폭넓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이는 지식이나 정보를 쉽게 얻고 자신의 정보를 더 멀리까지 발신할 수 있다. 강한 연결 테두리 내에서만 머무르면 정체되기 쉽다. 어느 때보다 약한 연결을 만들기 쉬운 시대다. 소셜 미디어가 약한 연결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업에서도 요즘은 외부에 약한 연결을 형성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기업 밖 커뮤니티와의 약한 연결을 늘려 자신들이 미처 갖추지 못한 새로운 시각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할 뿐만 아니라 기업 밖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에 대한 관심은 과거부터 쭉 있어 왔다. 소위 말하는 '인맥'이 큰 자산이라는 시각도 옛날부터 있었다. 오히려 요즘보다 더 관심이 많았고 중요성도 더 부여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관계보다 '연결'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비해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어쨌든 인간들이 관계를 맺는 사회 관계망에 대한 이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특히, '약한 연결'에 대한 개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지금까지 간과해 왔지만 약한 연결이 갖는 힘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긴밀한 인간관계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도 있다. 결론에 해당하는 말을 하자면, '사회적 자본'과 '약한 연결'은 서로 대조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서로 배척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로 공존할 수 있다. 각 인간관계의 강점을 확실히 알고 영리하게 활용하면 될 것이다. 자신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면면을 잘 살펴보자.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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