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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한 기술 : 가설에 입각한 문제해결

by 불꽃유랑단 2023. 5. 6.

빠른 일처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마땅한 수단도 없어 보인다. 여기 하나의 실마리로 '가설' 개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결론을 미리 내놓고 일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누구나 사용하는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간단히 살펴보고 업무에 참고하자.

 

 

왜 가설사고인가?

 

어떻게 하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시절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일처리 방식으로 소개된 가설사고를 접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런 게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일처리를 빨리 하는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그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누구나 사용하는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뭔가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니 간단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사용해 봤으면 한다. 

 

가설이란 관련 정보를 수립하거나 분석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생각해 두는 잠정적인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설사고(The Art of Hypothesis-Driven Management)란 정보가 부족한 단계에서도 항상 문제의 숲을 보고 결론을 미리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가설사고에 익숙해지면 업무가 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고 업무의 정확도 또한 향상될 수 있다. 정보를 방대하게 수집하다 보면 업무 진행이 늦어지고 오히려 업무의 정확성도 떨어지게 된다.

 

가설사고가 필요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정보가 많으면 의사결정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수집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고, 또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도 추가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는 인공지능(AI)의 문제해결 방식과 유사하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검토해 보고 해결안을 내놓는 방식이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이러한 방식이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합리적인 것도 아니다. 인간에게는 직관과 영감이 있다. 가설사고는 직관이 발휘되는 영역이다. 인간은 인공지능처럼 일을 하면 안 된다. 

 

실제 일을 하다 보면 정보를 수집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리고 정작 중요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계에 와서는 시간 부족으로 조급한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보수집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결국 정보부족을 또 느끼게 된다. 일을 빠르게, 그리고 잘 수행하는 사람들은 한정된 정보만 가지고 신속하게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반대의 사람들, 즉 열심히 일하지만 성과를 빨리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보를 많이 수집하는 것을 중시하고 정보가 부족하면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다.  

 

가설사고가 뭔가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 현실세계에서 가설사고를 많이 활용하며 살고 있다. 예를 들어 평소 대기가 많은 아무리 유명한 냉면집이라도 겨울에는 테이블 여유가 있을 것이라 가정하고 부담 없이 방문한다면 하나의 가설을 활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설사고는 해답부터 생각하는 방식이다. 업무를 해나갈 때 해답부터 생각하는 것은 여러 이점이 있다.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해답을 도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먼저 답을 낸 다음 분석하고 증명하는 방법은 속도에 있어 빠르고 업무 핵심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한정된 시간과 정보의 테두리 안에서 최적의 답을 도출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해답을 찾는 것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경우가 많고 의사결정 이후에는 실행이 중요한데 실제 경영환경에서 분석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설을 세워두고 일하는 방식은 보고서나 기획서를 작성할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정보수집과 분석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가설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전체 스토리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스토리라인을 먼저 구축하면 글을 완성하기 쉬어지고 빠르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전체적인 모습을 염두에 두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일목요연한 글이 될 수 있다. 대강의 글을 먼저 완성하고 나서 세부사항들을 검증해 가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정보수집과 분석에서 출발하면 서두에서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시작 단계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 나머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거나 타당한 결론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마케팅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먼저 시장조사를 염두에 두게 된다. 그런데 신제품을 출시하게 될 경우 시장조사 결과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혁신제품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소니의 전 회장 모리타 아키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목표는 일반인들을 이끄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이 가능한지 모른다. 과거 단순 생산라인에서도 포드사의 결정은 시장조사가 아니라 직관을 통해서였다. 헨리 포드가 만일 일반인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아마도 '자동차가 아닌,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는 너무 극단적이긴 하지만 직관의 중요성에 대해 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가설사고는 직관적 사고와 연관되어 있다. 평소 부단히 직관력을 발전시키고 본인의 직관을 믿는 대담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용기를 가져야 한다. 

 

실행을 위한 결론, 그것이 중요하다

 

경영 의사결정은 사실상 해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에 착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많은 정보를 통해 정답을 찾기보다는 일단 결론을 내고 실행하는 것이 낫다. 불완전한 해답을 갖고 실행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진짜 리스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완전한 결론은 실행력으로 메꾸면 된다. 경영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에서 무언가 해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어떤 선지자가 나타나서 해답을 알려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사실 해답은 여러 가지 일지도 모른다. 그중 하나를 택해서 빠르게 실행을 해보는 것이다. 

 

가설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가설은 실행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설이 증명되었다고 하더라도 실행으로 바로 연결할 수 없다면 그 효용은 많이 떨어질 것이다. 바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막연한 결론을 갖고 실행에 옮길 수는 없다. 가설의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마인드맵을 활용해 보기를 권한다. 가설의 구체성이 진전되면서 좀 더 명확한 실행지향적 가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설사고를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정된 정보만 갖고 직관력을 발휘하여 결론을 빠르게 내는 것,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지 않고 전체의 양상을 보는 것, 그리고 전체 스토리를 먼저 구상하고 세부적인 것을 채워나가는 것 정도로 생각해도 좋겠다.

 

여기 문제가 있다. 당신의 가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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