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서 새로운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는 조직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오늘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다. 심리적 안정감은 집단의 대다수가 '여기에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어. 걱정 없이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어'라고 느끼는 분위기를 의미한다. 심리적 안정감이 있으면 조직의 구성원은 안심하고 활발하게 토론한다. 따라서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에이미 C. 에드먼슨'은 현대 조직론에서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개념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이것이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밝혀낸 저명한 학자다. 그녀의 연구는 단순히 이론적인 차원을 넘어, 실제 조직 운영에 있어서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많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했다. 연구 결과를 고스란히 제시한 책이 "두려움 없는 조직"이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다시 말해, 구성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의미한다. 즉,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리적 안정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중요하다.
조직에서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
- 혁신 촉진 : 구성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혁신을 촉진한다.
- 학습 증진 :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류를 통해 배우는 문화를 조성하여 조직 전체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킨다.
- 몰입도 향상 :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더욱 몰입하고, 소속감을 느끼도록 하여 업무 만족도를 높인다.
- 팀워크 강화 : 구성원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을 증진시켜 팀워크를 강화한다.
위에서 제시한 중요성 중 역시 가장 으뜸은 혁신을 낳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구글은 최고의 팀을 만드는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사내 팀들을 대상으로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혁신이 탄생하려면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혁신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조합을 발견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할 때 비로소 탄생한다.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면 아이디어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또한 리스크를 떠안고 도전에 실패해도 괜찮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계속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혁신이 탄생한다. 반대로 심리적 안정감이 낮은 팀은 아이디어를 입 밖에 내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실패도 은폐하고 만다.
그러면 이토록 중요한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몇 가지 생각해 보자.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들
- 리더십의 역할 :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오픈 마인드를 보여주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또한, 실수를 용인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명확한 지표와 기한을 부하 직원에게 부여하고 목표 달성도를 평가하는 조직은 '채찍을 들지 않으면 사원들은 게으름을 피운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
- 신뢰 구축 : 구성원 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소통,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공정한 평가 시스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성원 간 신뢰는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그런 식으로 의견을 교류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혁신이 싹튼다.
- 안전한 공간 조성 :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이 개념은 물리적 공간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포드가 대량생산 방식을 만들어낸 100년 전에는 상부에서 정한 대로 인해 성과를 냈다. 그러나 현대는 지식사회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창조력과 열정이 필요한데, 이는 상부에서 지시하고 질책하는 조직에서는 생겨나지 않는다. 심리적 안정감이 낮은 조직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입을 다물고 만다.
- 실패에 대한 태도 변화 : 실패를 부정적인 결과가 아니라 학습의 기회로 인식하고,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발전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로는 리더의 겸손함이 큰 미덕이 된다. 겸손함이란 '나라고 해서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도 내다보지 못한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리더가 겸손함을 보이면 팀은 학습 행동에 대한 적극성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진정성 있는 리더십은 결국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을 만드는 길로 이어진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실수가 신속하게 보고되며, 따라서 즉시 수정된다. 그리고 조직을 초월해 협업할 수 있게 되며, 혁신으로 연결되는 아이디어도 탄생해 조직 내에서 공유된다.
에이미 C. 에드먼슨의 연구는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의 성공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구성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조직은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의 느슨함과는 전혀 다른 개념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불안을 불신을 낳고, 불신은 적대감을 낳는다. 불신과 적대감은 조직을 망치는 불치병이다.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먼저 만들어내야 한다. 이 얼마나 따뜻하고, 듣기만 해도 마음속에서 동기부여가 일어나는 희망찬 주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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