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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슈머 : 경제적 현실과 가치 소비가 불러온 양면적 소비 현상

by 불꽃유랑단 202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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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양극화라는 말은 많이 들어본 터다. 소득의 양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쯤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소비의 양극화가 한 사람에게서 일어난다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면, 어떤 분야의 소비에서는 가성비를 따지지만 또 다른 분야에서는 큰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 소비행태는 사실 드물지 않다. 이러한 이중적 소비 행태를 가리키는 용어가 있다. 바로 '앰비슈머'다. 

 


앰비슈머란?

앰비슈머(Ambisumer)는 양면성을 의미하는 'Ambivalent'와 소비자를 의미하는 'Consumer'의 합성어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제품을 동시에 소비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앰비슈머의 양면적인 소비 행태는 감성적 만족과 실용적 효율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일상품의 경우에는 중고거래도 이용하는 등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반면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가격에 관계없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정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느끼는 감성적 만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며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의 제품에 높은 충성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앰비슈머 소비 행태에서 정작 눈여겨봐야 할 것고가 제품과 가성비 제품 시장의 소비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평소에 가성비 소비에 집중하는 소비자라도 특정 제품에 대해서는 고가 제품을 과감히 소비하며, 고가 제품을 자주 구매하는 소비자도 가성비 제품을 흔히 구매한다는 것이다. 

앰비슈머의-사례
출처: GettyimagesBank

앰비슈머 마케팅 사례

이러한 소비행태는 이제 낯선 것이 아니다. 기업들도 앰비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몇 가지 마케팅 사례를 보자. 

 

먼저, 매스티지 마케팅을 주목해야 한다. 매스티지(Masstige)는 대중을 뜻하는 'Mass'와 명품을 뜻하는 'Prestige Product'합성어가격은 상대적으로, 이른바 명품보다 저렴하지만 품질은 명품에 근접한 제품을 의미한다. 매스티지 마케팅은 명품급의 고급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마케팅 전략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급 제품 소비를 통해 상류층 집단에 속한다는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매스티지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아이아이컴바인드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디저트 브랜드누데이크를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독특한 디자인과 매장 인테리어로 고객의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중시한다. 타사와의 활발한 협업으로 이슈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하며,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너무나 익숙한 브랜드인 다이소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왠 다이소냐고 할 수 있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품질과 가치를 높인 가성비 제품은 명품 소비자들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다이소는 초창기 생활용품 위주의 상품 구색에서낵, 캠핑용품, 취미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그중 소위 '다이소 꿈템'으로 불리는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은 높은 화제성으로 인해 앰비슈머가 애용하는 상품이 되었다. 

 

앰비슈머들을 잡으려는 편의점 업계의 마케팅도 두드러진다. 저렴한 간편식과 원플러스원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자를 적극 유인하고 있다. 점심값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런치플레이션으로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간편식 제품을 강화하고 저가의 PB제품을 선보이며 원플러스원 이벤트도 확대하고 있다. 이제 명품을 착용한 사람이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장면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앰비슈머 현상의 시사점

위의 마케팅 사례들을 보고 나니 앰비슈머를 달리 정의하면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소비 양극화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적 이유도 있겠지만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확고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유행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세분화된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소수에게 유행하는 트렌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개개인이 중시하는 가치가 소비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앰비슈머 경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기업들은 앰비슈머의 다양한 선택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가 스스로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브랜드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앰비슈머는 가치 소비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앰비슈머는 고가의 제품을 소비할 때 일반적인 경우보다 휠씬 더 고관여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품을 구매할 때도 가성비에 더해 약간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골치아픈 상황이다. 소비자 성향은 계속해서 기업 입장에서 까다롭게 진화하고 있다. 앰비슈머는 그러한 경향의 한 단면이다. 소비자 변화에 늘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운명이다.    

 

 

[Reference: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중간은 없다'... 양면적 소비자 앰비슈머의 소비 행태, 20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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