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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잡이 경영 : 혁신기업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법, Lead and Disrupt

by 불꽃유랑단 20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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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시장의 변화는 빠르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격렬하다. 이런 시대에는 변화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하느냐가 생존을 가른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있다. 그런 기업들은 변신을 거듭하면서 성장해 온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혁신기업일수록 변화를 비켜가는 경우는 없다. 오늘은 혁신기업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법으로 제시된 '양손잡이 경영'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기업들이 변화한다는 것은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이 공존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오늘까지는 이 사업을 하고 내일부터는 저 사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변화를 많이 시도하는 기업일수록 신규사업과 기존사업은 늘 공존한다. 그런데, 신규사업과 기존사업은 방식이 다르다. 신규사업의 경우에는 미지의 분야에 대한 '탐험'이 필요하다. 반면 기존사업의 경우는 효율을 추구하며 조직 능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살아남은 기업에는 '탐험'과 '활용'을 양립하는 양손잡이 경영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다. 

 

경영전략의 세계적 권위자인 '찰스 오라일리(Charles A. O'Reilly)'와 '마이클 투시먼(Michael L. Tushman)' 교수가 약 10년간 글로벌 기업과 경영자들을 연구한 끝에 양손잡이 경영이라는 개념확립했다. 그들은 "Lead and Disrupt"에서 기업에 파괴적 변화가 닥쳤을 때,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것은 양손잡이 리더십이라고 말하면서, 이는 변화가 극단적으로 빨라지는 4차 산업혁명 새대에 필수로 갖춰야 하는 능력임을 역설한다. 

찰스-오라일리-마이클-투시먼-"리드-앤-디스럽트"
찰스 오라일리, 마이클 투시넘, "리드 앤 디스럽트"

양손잡이 경영이란?

양손잡이 경영(Ambidextrous management)이란 기존 핵심사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마치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인 사업에 도전하는 경영방식을 말한다. 기존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조직 운영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양손잡이 경영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혁신기업의 딜레마"를 쓴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비즈니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퍼즐 중 하나인 이미 자리 잡은 기업들이 어떻게 핵심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추구할 때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양손잡이 경영 혹은 양손잡이 리더십 개념을 설파하는 "Lead and Disrupt"을 강력 추천하기도 했다. 

 

양손잡이 경영이 '탐험'과 '활용'을 양립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 두 가지를 양립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탐험은 리스크가 크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수밖에 없는 반면 활용은 확실한 효율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성격이 너무 다르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활용'이 훨씬 성과를 내기 용이하므로 성공한 기업일수록 '활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변화에 직면한 순간 일시에 붕괴되어 버리는 것이다. 성공이 실패의 덫이 되는 순간이다.  

 

성공의 덫을 피하는 방법과 변화에 성공한 사례

그러면 어떻게 성공이 만들어내는 덫을 피할 수 있을까? 

 

'파괴적 혁신'으로 유명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기업은 '탐험'과 '활용'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규사업은 스핀아웃, 즉 기업분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조언을 따른 사례가 있다. HP의 스캐너 부문휴대용 스캐너 사업을 분할했는데, HP가 가진 강점을 활용하지 못해 고전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기업은 기존 사업에서 여러 강점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어렵게 구축해 온 강점을 새로운 사업에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기존 강점을 잘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사례도 보자.

 

현재 세계 최고의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1999년에 DVD 대여사업으로 시작한 회사다. 당시 넷플릭스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블록버스터를 물리치고 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기존 자산과 역량을 활용하고 새로운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 양손잡이 리더가 있었기 때문이다. CEO 헤이스팅스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신규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으며, 우편 대여 서비스가 활황일 때도 초고속 인터넷망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한 아마존은 오늘날 모은 것을 파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자 클라우드 기반 유틸리티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었다. 아마존 리더들은 효율성과 점진적 개선이 핵심인 유통의 성숙한 시장을 이용하는 동시에, 기존 자산과 역량을 활용해 유연성과 실험정신이 중요한 새로운 분야를 탐험했다. 아마존의 양손잡이 경영은 혁신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리더와 경영진이 조직을 효율적으로 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에는 기존의 주력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성공으로 이끈 양손잡이 리더가 존재한다. 그런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신규사업과 기존사업의 양립은 쉽지 않다. 두 사업에는 대립이 흔히 일어나는데, 이는 최고 경영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효율과 관리를 중시하는 기존사업과 실패로부터 유연하게 배우는 것을 중시하는 신규사업은 공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규사업을 기존사업으로부터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HP 스캐너 부문의 사례처럼 스핀아웃해 버리면 자사의 강점을 활용할 수 없다. 분할은 하지 않되 기존사업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한 조직을 어떻게 만들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양손잡이 경영의 네 가지 포인트

그렇다면 양손잡이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 최고 경영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포인트는 네 가지다.

  1. 탐색과 심화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한다 : 양손잡이 경영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대세력이 생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근거와 의도를 제시해야 한다. 
  2. 경영진이 직접 나서 신규사업 육성과 자금공급에 관여하고, 감독하며, 기존사업 부문으로부터 보호한다 : 경영진이 나서 신규사업에 관여하지 않으면 기존사업 부문으로부터 적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사업의 강점을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3. 신규사업을 기존사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분리는 하면서 기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조직구조를 만든다 : 신규사업을 분리할 때 회사를 분할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보호는 하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측면을 생각해야 한다.
  4. 공통의 비전, 가치관, 문화를 만들어 모두 동료라는 의식을 부여한다 : 서로 자발적으로 협력하려는 마인드가 없으면 신규사업과 기존사업은 서로 라이벌로 간주하고 싸우기 시작한다. 

 

양손잡이 경영이 성공하기 위한 리더십 원칙

위에서 본 것처럼 양손잡이 경영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리더는 언뜻 모순되는 전략이나 리더십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원칙이 없으면 실행하기 힘들다. 양손잡이 경영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리더십의 5가지 원칙에 대해 보자.

  1. 전략적 포부를 열정적으로 제시하고 간부들을 끌어들인다 : 자신의 전략적 의도를 열정적으로 이야기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간부들이 수긍하고 그 의도를 전파하도록 해야 한다.
  2. 장관계를 해소할 방법을 찾는다 : 신규사업과 기존사업 사이에서는 갈등이 일어나 긴장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최고경영자 자신이 나서 이를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고, 간부들이 열린 자세로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3. 간부들 사이의 대립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사업 간의 균형을 잡는다 : 양손잡이 경영을 성공시키려면 대립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엄연히 발생한 갈등을 유야무야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신규사업이 기존사업에 의해 좌절된다.
  4. 모순되는 리더십을 일관성 있게 실행한다 : 양손잡이 경영을 하는 리더는 모순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다. 기존사업에 요구하는 것과 신규사업에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활용'과 '탐험'이라는 정반대 사고가 요구되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전략적 모순성을 관철해야 한다.
  5. 토론이나 의사결정에 시간을 할애한다 : 간부들이 별도의 시간을 내서 신규사업과 기존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해 토론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가 고민하는 전체상을 파악해 간부들의 역할을 스스로 인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모순을 감수하는 양손잡이 경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에 원칙이 있어야 한다. '찰스 오라일리'와 '마이클 투시먼'이 주장하는 양손잡이 경영의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기업이 기존에 운영하던 비즈니스는 자금을 투입하고 발전된 기술을 활용하면 전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활용은 많은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공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을 탐험하는 것은 실패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활용과 탐험을 모두 성공시킨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내부와 외부의 경쟁력을 통합하고 변경하는 회사의 능력을 이용했다. 그 결과 기존의 강점을 이용할 수 있는 분야인 성숙한 비즈니스와 새로운 사업을 위해 기존사업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 모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이 핵심 시장과 기술의 변화로 인해 자신의 발밑 기반이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다리를 놓을 수 있었던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양손잡이 리더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괴적 변화에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꿈꾼다면 얼핏 모순적인 경영으로 보이는 양손잡이 경영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립을 해결하고 균형을 잡는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크리스텐슨이 '혁신기업의 딜레마"에서 '파괴적 혁신' 개념을 제시하고 이후 스스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양손잡이 경영'이 주는 전략적 방향성은 어느 것보다 참신하고 탁월한 점이 있다. 그런데, 양손잡이 경영도 결국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된다. 양손잡이 리더십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리더십의 덕목에 한 장이 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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