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업계의 최근 관심사는 과연 온라인 업태가 리테일을 장악할 것인가일 것이다. 온라인 리테일은 폭풍 성장을 이뤄왔고 조만간 업계를 장악할 태세다. 온라인은 편리함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어느 하나 약점이 없어 보인다. 오프라인 업계는 이래저래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지치고 오프라인 감성과 경험을 갈망하는 욕구가 출현한 것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자.
최근 오프라인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다. 팬더믹 기간 온라인에 머물던 소비자 사이에서 실제적이고 몰입감 있는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소위 '잘파세대'의 몫도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그들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여기며, 오프라인 감성과 경험에 대한 선호를 보인다. 이런 경향도 감지된다. 구매를 통해 얻는 소유라는 가치와 만족감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겪는 의미 있는 경험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디지털 채널은 고객에게 감각적이고 생생한 몰입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오프라인 공간 재조명의 배경
과거 오프라인 공간은 단지 제품을 진열하고 정보를 제공하여 판매를 유도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제 제품의 모든 판매 과정이 온라인에서 구현되면서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역할 변화가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온라인 체험이 이제 너무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 채널의 편리함만으로 채울 수 없는 실제적 경험에 대한 욕구가 발생함에 따라 억눌린 오프라인 공간 경험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오프라인 업계에는 일종의 기회다. 온라인 대세화로 전전긍긍하던 오프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 공간이 주는 '몰입감 있는 고객경험'이라는 혁신적 전략을 내세우며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잘파세대의 등장도 오프라인 리테일의 재조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잘파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릴 만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다. 그러나 그만큼 디지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경향도 강해 디지털 디톡스를 추구하고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새로운 환경으로 인식하고 있다. 어떤 최근 조사에 의하면 16~24세의 35%가 디지털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을 없애거나 이용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레트로 감성을 추구하기도 하는 잘파세대는 몰입감 있는 쇼핑경험을 얻고자 첨단 기술이 적용된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고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쇼핑환경을 추구하기도 한다.
어느 시대보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시대인 만큼 소비자들은 구매를 통해 소유라는 가치와 만족감을 얻기보다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의 총체적 경험,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의미 있는 시간인지를 중시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소비자 니즈를 충실히 반영한 오프라인 공간에 스스로 찾아가고 그 공간에서의 경험을 통해 트렌드와 취향을 발견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 제고, 제품 구매로 이어진다.
디지털 채널의 태생적인 한계도 오프라인 재부상에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채널에서의 경험은 상호대면에 의한 직접적 경험이 아닌 간접 경험이 될 수밖에 없다. 즉, 디지털 채널은 고객에게 감각적이고 생생한 몰입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공간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들은 대 고객 채널로 오프라인 공간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공간이 재조명된 배경에 대해 살펴봤다. 이제 오프라인 공간의 트렌드와 디지털 혁신 양상들을 알아보자.
오프라인 공간의 트렌드와 디지털 혁신 양상들
- 트렌디한 리테일 공간을 활용하여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 극대화 : 리테일 업체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를 높이는 주요 창구로서 '팝업 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근래 들어서는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공간으로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다.
- 최신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 운영 효율성 제고 및 고객 경험의 향상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테일 업체들은 고객 경험의 향상과 매장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또 매출 증대를 위해 전통적 리테일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 성공적인 D2C 전략을 위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 강화 :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직접판매)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단순한 판매장소를 넘어 고객과의 교감을 심화하고 브랜드 경험을 제고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 옴니채널 진화를 통한 진정한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최상의 쇼핑경험 제공 : 온·오프라인 채널 간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에게 일관된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에서 더욱 진화하여 첨단 기술을 사용해 소비자의 변화하는 선호도, 행동, 요구에 동적으로 반응하며 고객 중심적 쇼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몰입형 체험을 통한 쇼핑경험의 차별화 : 오프라인 매장에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단순한 제품 구매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여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을 유도한다.
오프라인 공간의 재정의를 위한 시사점
풍부한 경험이 가득한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오프라인 공간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또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이 제공하는 몰입 경험은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의 중요 경쟁력 요소다. 기업은 고객이 제품을 인지한 순간부터 구매에 이르는 여정의 모든 접점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제품 및 서비스의 원활한 이용과 신속한 탐색을 위한 구조, 색상, 로고, 디자인 등이 포함된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고객 경험 솔루션 기업 '무드미디어'의 CEO는 "애플 매장에 갈 때마다 놀라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 경험을 구현한 것이다. 애플 매장은 매끄럽고 유연하게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한다"라고 언급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좋은 경험과 인상은 고객충성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온라인에서의 거래 증가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좋은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거나 시각적으로 멋진 공간을 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에서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경험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고객에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거래에서 상호작용으로,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의 진화", 20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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