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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쇼링과 리쇼링 : 글로벌 공급망 형성과 재편

by 불꽃유랑단 2024. 4. 28.

글로벌 경제라는 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됐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는 제품의 국가 간 이동도 있지만 생산시설의 이전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생산거점의 이동은 국제적인 공급망을 형성했고, 이제 단일 국가에서 모든 것을 조달하고 생산할 수 있는 산업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오프쇼링이 있다. 그리고 반대되는 의미인 리쇼링도 있다.


 

오래전부터 주변에서 'Made in USA' 제품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지만 미국 제품은 이상할 정도로 드물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경우도 보면, 'Made in Korea'가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조금만 유심히 보면 알 수 있다. 의류도 신발도, 거의 대부분의 일용품에서 국내 생산 제품은 드문 것이 되었다. 오히려 국내 제조 제품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를 볼 정도다. 

 

오프쇼링과 리쇼링 : 의미와 장단점, 고려요소

이는 다 알다시피 조금이라도 더 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면서 생겨난 결과다. 이와 관련하여 생긴 용어가 '오프쇼링(Offshoring)'이다. 바다를 건너간다는 의미에서 생긴 것이다. 오프쇼링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콜센터, IT센터, 연구기반, 디자인센터까지 포함하는 핵심분야까지 광범위한 해외이전을 의미한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기지가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유의미하게 관찰된다. 이를 가리켜 오프쇼링과 대비되는 용어로 '리쇼링(Reshoring)이라고 한다. 

 

오프쇼링과 리쇼링은 기업 운영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전략적 요소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기업의 특성과 목표에 따라 적합한 전략은 달라진다. 

 

오프쇼링은 앞에서도 잠깐 봤듯이 생산, 서비스, 업무 등을 비용이 저렴한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렴한 인건비, 생산비, 세금 혜택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의사소통 문제, 품질 관리 어려움,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 등단점도 존재한다.

 

리쇼링은 해외로 이전되었던 생산, 서비스, 업무를 다시 본국으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망 단축, 품질 관리 향상, 고객 만족도 증대 등의 장점이 있지만, 높은 생산비, 인건비, 규제 문제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오프쇼링과-리쇼링
오프쇼링과 리쇼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이 있다

 

오프쇼링과 리쇼링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 비용 : 인건비, 생산비, 세금, 운송비 등을 비교 분석해야 한다.
  • 품질 : 해외 생산업체 혹은 인력의 품질 관리 역량을 평가하고, 국내 생산과의 차이점을 고려해야 한다.
  • 위험 : 정치적 불안정, 환율 변동, 법적 분쟁 등 해외 진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 지적재산권 : 해외의 지적 재산권 보호 수준을 평가해야 한다.
  • 공급망 : 해외 생산 시 공급망 관리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 소비시장 : 생산기지 이전이 현지의 시장을 보고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생산 현지에서의 시장상황 고려해야 한다. 
  • 정부정책 : 정부의 지원 정책과 규제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서의 리쇼링

리쇼링이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국가는 아마 미국일 것이다. 리쇼링이 가시화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요하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에너지 가격 하락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는데, 셰일가스 붐이 크게 적용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은 큰 원가절감 요인이다. 셰일가스라는 저렴한 에너지원을 자국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큰 혜택이 대두된 것이다.

 

둘째, 신흥국의 임금 인상이다. 여러 선진국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오던 신흥국들의 임금 수준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임금 격차가 크게 줄었다. 비용절감 효과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물론 아직도 엄연한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생산기지 역할을 주로 하는 중국, 인도, 멕시코, 베트남, 폴란드 등의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향후에도 임금 격차는 계속 줄 것이다. 

 

셋째, 정부정책적 우선순위 변화다. 오바마 정부는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다시 옮기는 기업에게 세금 감면은 물론 이전에 소요되는 비용지원하고 융자금까지 지원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대응으로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이 절실히 필요했던 점이 있다. 

 

우리가 모두 인식하는 것처럼, 미국은 한동안 IT산업이 경제를 이끌어 왔다. 그 덕분에 미국은 명실상부한 IT 최강국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IT산업은 전통적인 제조업에 비해 고용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IT산업 위주의 경제성장은 자칫 고용 없는 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자국 내 실업률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함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리쇼링 현상의 세계적 확산

여기에 더해 최근 벌어졌던 코로나 팬더믹리쇼링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리쇼링이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들의 현안으로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국제적인 이동 제한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일용품 부족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자국 내에 공급망을 확충하려는 시도들이 많은 나라에서 관찰되고 있다. 

 

오프쇼링과 리쇼링과 관련하여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세 개의 경제지역의 경우를 보자. 

  • 미국제조업의 리쇼링 추세증가하고 있다. 높은 운송비, 지적 재산권 문제,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압박 등이 주요 원인이다. 주요 원인은 앞에서도 이미 살펴보았다.
  • 유럽 : 유럽 국가들도 리쇼링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연합생산 기준 준수 문제, 자동화 기술 발전 등이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벌어지면서 EU에도 리쇼링 분위기가 촉발된 측면도 있다.
  • 중국 :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오프쇼링 대상국이지만, 인건비 상승,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일부 기업들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경제의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오프쇼링과 리쇼링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오프쇼링, 최근에는 리쇼링이 대세라고 단편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글로벌 경제 상황, 기술 발전, 정부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최적의 전략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오프쇼링이 생산비 절감 차원에서 주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리쇼링의 원인 중 하나였던 신흥국 시장의 경제성장과 인건비 수준 상승은 오히려 또 다른 오프쇼링을 불러올 수 있다. 신흥국 시장 선점을 위한 현지화전략의 일환으로 오프쇼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자체적인 역량을 평가한 후 오프쇼링과 리쇼링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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