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뭔가 지겨운 것, 시간이 아까운 것, 주눅 들어 있는 상황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회의가 많은 회사는 망한다"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푸념을 하곤 한다. 이러한 회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잘못된 회의로 인해 생겨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좋은 회의는 무엇인가?
현실적인 회의의 모습
보통의 회의 모습은 어떤가?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이 회의를 소집하고는 아무 준비도 없이 회의 내내 일방적인 업무지시를 내리기 바쁘다. 그리고 자주 질타를 곁들이기도 한다. 그리고는 아무 결론도 없이 회의가 마무리된다. 회의의 종료와 함께 한숨이 난무한다. 이런 회의의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끔 워크숍이라는 것도 한다. 1박 2일 일정이 보통인데, 워크숍 장소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오후에 발표를 하고 강의도 듣고 하면서 졸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는 저녁에 거나한 술자리가 의례히 따라온다. 다음날 아침 간단히 체육행사를 하거나 가벼운 등산을 하고 점심을 먹고 돌아온다. 워크숍이 끝나고 나면 술 마신 기억 밖에 없다. 목적을 도저히 알 수 없다. 이래서는 시간 때우기 밖에 안되며, 그래도 뭔가를 했다는 자기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 회의나 워크숍이나 좋은 인상을 가질 수가 없다.
회사에는 수많은 회의가 있다. 주간업무회의, 월례회의, 분기 경영분석 회의 같은 정기회의와 각종 현안 점검회의, 주제별 회의 같은 비정기 회의까지 너무나 많다. 임원진 같은 경우는 티타임이라는 명목으로 거의 매일 회의를 하기도 한다. 회의의 본래 의미는 "2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어떤 주제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회의는 보고 성격이 강한 것들이다. 아니면 회의라기보다는 지시사항 전달, 훈시에 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상적인 회의를 묘사해 보면 이렇다.
회의주관자인 리더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목표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회의참석자인 구성원들과 논의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찾는다. 회의에서는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의견을 모으고 필요하다면 코칭을 하기도 한다. 전략수립과 문제해결 외에도 회의는 다른 측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구성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구성원들의 참여와 지지 없이는 성과를 낼 수 없다. 따라서 리더는 회의를 어떻게 진행하고 어떤 결과를 낼지 사전에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상적인 회의의 조건(좋은 회의란?)
이제 효과적인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 살펴볼 차례다. 이상적인 회의의 조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목표가 명확하다
회의의 목표가 명확해야 참석자들이 회의에 집중하고, 회의의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 회의의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하면 좋다.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한 방향을 논의한다."는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이다. 반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논의한다."는 목표는 구체적이지 않고 측정 불가능하므로, 회의의 목표로 적절하지 않다.
회의의 목표를 설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 회의의 목적은 무엇인가?
- 회의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도출해야 하는가?
- 회의의 결과 혹은 성과는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참석자가 적절하다
회의에 참석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참석자가 너무 많으면 회의가 산만해지고, 참석자가 너무 적으면 회의의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의례적인 회의를 진행할 때, 참가자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생긴다. 꼭 참석할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불러 모은다. 도대체 회의의 목적을 알 수 없게 된다.
회의에 참석해야 할 사람을 결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 회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 회의의 안건에 대한 이해와 의견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 회의의 결과를 실천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준비가 철저하다
회의 주관자는 회의의 목적, 안건, 회의 진행 방식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참석자는 회의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사전에 회의 안건이 충분히 공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된 참석자가 회의의 질을 올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회의 주관자가 준비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회의의 목표와 안건
- 회의 진행 방식
- 회의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
- 회의록 작성 양식
회의 참석자가 준비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회의의 목표와 안건에 대한 이해
- 회의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
진행이 효율적이다
회의는 시간 내에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회의 주관자는 회의의 진행을 잘 조절하고,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간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다. 구글에서는 타이머를 사용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만 회의를 진행한다고 한다.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 회의의 시작과 종료 시간은 명확히 한다.
- 회의의 안건은 우선순위를 정하여 진행한다.
- 참석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
- 회의의 진행을 중간중간 점검한다.
회의의 결과가 명확하다
회의의 결과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회의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단계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회의가 끝나도 결론이 없다면 그 회의는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회의록을 보면 명확한 결과가 나타나고 실행할 수 있는 사항이 있어야 한다. 말잔치에 끝나서도 안된다.
회의의 결과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 회의의 결과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내용으로 구성한다.
- 회의의 결과를 회의록에 기록한다.
- 회의의 결과를 참석자들과 공유한다.
이상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회의 주관자와 참석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회의 주관자는 회의의 목표, 참석자, 회의 진행 방식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회의를 준비해야 한다. 참석자는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회의의 결과를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 : 회의는 소중한 경영수단이다
결과를 내는 회의의 진행 방법론에 대해서 알아봤다. 위의 절차가 물론 정답은 아니다. 회의의 성격이 다양한 만큼 회의 진행 방식도 다양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그러나 하나만큼은 분명히 해야겠다. 회의를 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잠정적인 것이어도 좋다. 실행할 수 있는 결정사항이 나오거나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다음 회의 일정이라도 나와야 한다. 직원들이 무익하다고 생각하고 지겨워하는 회의는 결론이 없는 회의다.
그리고 업무지시를 위해 직원들을 모으는 것을 절대 회의라고 부르지 말자. 명칭은 중요한 것이다. 명칭이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단순히 보고를 위한 것도 회의로 분류하지 말자. 회의라고 하려면 적어도 보고 후에 보고 내용을 갖고 별도 논의하는 시간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보고내용에 대해 질문하거나 하는 것 말고 말이다.
회의는 소중한 시간이다. 직원들의 참여와 열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회의라는 명목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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