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라는 슬로건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정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좋은 상황은 없을 것이다. 경영이건, 개인 현실이건 위기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그게 세상의 현실이다. 따라서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극복하는 가의 문제는 중요한 국면에서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이환위리'다.
'이환위리'의 의미와 어원
'이환위리(以患爲利)'는 근심이나 어려움(患)을 이용하여(以) 이로움(利)으로 삼는다는 의미를 지닌 고사성어다. 이는 단순히 고난을 견디는 것을 넘어, 닥친 어려움을 역발상 하여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나 기회로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이 성어는 고대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의 군쟁편(軍爭篇)에서 유래했다. 전쟁이라는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 불리함을 역이용하고 고난을 극복하여 궁극적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전략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 지혜다.
손자병법에서는 '이환위리'와 함께 '이우위직(以迂爲直)'이라는 전략도 제시된다. 이는 곧바로 나아가는 것보다 멀리 돌아가는 우회적인 방법이 때로는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환위리'는 눈앞의 어려움에 갇히기보다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를 담고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이를 단순한 장애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는 능동적인 태도가 '이환위리'의 핵심이다. 이는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의미의 '전화위복(轉禍爲福)'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이환위리'의 가치는 소극적으로 위기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문제 해결과 전략적 사고를 통해 불리한 상황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다양한 기록에서 이 성어가 꾸준히 언급되는 것을 볼 때, '이환위리'의 정신은 한국 사회에서도 널리 통용되며 기업 경영의 중요한 철학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의 '이환위리'
경영학적 관점에서 '이환위리'는 기업이 마주하는 다양한 위기 상황, 예를 들어 경제 불황, 치열한 경쟁 환경, 예측 불가능한 사건 사고 등을 단순히 극복하는 차원을 넘어,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 침체와 같이 기업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시기에, '이환위리'의 관점을 가진 기업은 이러한 상황을 경쟁력 있는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거나 합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포착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외환 위기나 금융 위기 당시,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을 인수하여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린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 위기 상황은 때로는 기존의 낡은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마치 거친 파도가 숙련된 서퍼에게는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처럼, 위기는 기업에게는 기존의 틀을 깨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전략적 의사 결정 측면에서 '이환위리'는 기업이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단기적인 손실이나 어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이익과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수록 당장의 손쉬운 해결책을 쫓기보다는 잠시 숨을 고르고 과거의 유사한 사례들을 분석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전략을 검토하는 '이우위직'의 접근 방식은 '이환위리'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EO 세미나에서 '이환위리'를 강조하며, 닥쳐온 고난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기업의 리더가 위기 상황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더 큰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환위리'는 기업이 위기 상황에 갇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고방식과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장려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만두는 겨울철에 수요가 높다는 통념을 깨고 여름에 냉만두를 출시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태풍으로 인해 상품 가치가 떨어진 사과를 '합격 기원'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고가에 판매하는 사례는 '이환위리'를 경영에 혁신적으로 적용한 좋은 예시다. 이처럼 위기는 기업에게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과 고객을 바라보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이환위리'의 기업 적용 : 해석과 사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이환위리'의 정신을 발휘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그 경영학적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기업 | 직면한 위기 | '이환위리' 전략 | 주요성과 |
삼양식품 | 해외시장의 매운맛 거부감 | 매운맛을 할용한 '불닭챌린지' 마케팅 | 글로벌 브랜드 성장, 해외 매출급증 |
버거킹 | 인공방부제에 대한 소비자 우려 | 'Moldy Whopper' 캠페인으로 신선함 강조 |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 및 매출 증가 |
디젤 | 가짜 상품 범람 | '진짜가 만든 가짜' 상품 판매 | 브랜드 독창성 강조 및 소비자 관심 증대 |
맥도날드 | 라마단 기간 중 음식광고 제약 | 이슬람 문화 존중 광고 제작 |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형성 및 문화적 공감대 확대 |
스와치 | 1970년대 스위스 시계 산업 침체 | 저렴하고 패셔너블한 플라스틱 시계 출시 | 스위스 시계산업 부활 및 새로운 시장 개척 |
인텔 | 경쟁 심화 및 CPU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 | 'Intel Inside' 캠페인 전개 | 브랜드 인지도 및 가치 상승, 시장 지배력 강화 |
카카오 | 초기 웹 서비스 사업 실패 |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모바일 메신저 개발 | 국내 대표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 |
비바리퍼블리카 (토스) |
잇따른 사업 아이템 실패 | 고객 니즈를 파악한 간편결제 서비스 개발 | 국내 대표 핀테크 플랫폼으로 성장 |
8퍼센트 | P2P 금융 서비스 규제 위기 | 적극적인 의견 개진 및 규제 개선 노력 | 서비스 지속 및 P2P 금융 법제화에 기여 |
위 표에서 제시된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는 '이환위리'의 정신이 어떻게 실제 경영 현장에서 발휘되어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어디까지나 사후적인 해석이기는 하다.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의 반발을 역으로 이용하여 글로벌 트렌드를 창출했다. 버거킹과 KFC는 위기 상황에 대한 창의적이고 진솔한 대처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디젤과 맥도날드는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과 문화적 감수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했다. 스와치와 인텔은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카카오와 토스는 초기 사업 실패라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으며, 8퍼센트는 과감한 사업 전환과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위기에 대한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의 니즈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기업 문화가 '이환위리'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
'이환위리'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닌,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전략적 통찰력을 제공한다. 기업은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피하거나 축소하려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성공적인 '이환위리' 사례들은 혁신적인 사고, 과감한 의사 결정, 그리고 고객 중심의 가치 창출이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준다. 결국, '이환위리'의 지혜를 바탕으로 기업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 어려움을 발판 삼아 더욱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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