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자사의 고객이 된 소비자가 계속해서 고객으로 남는 것은 기업이 간절히 바라는 꿈일 것이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 '충성고객'은 놓칠 수 없는 궁극적 목표 같은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Lock-In'이다. 한 번 우리 고객이 되면 이탈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자물쇠 효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알아보자.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는 한번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소비자가 다른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쉽게 옮겨가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고착효과라고도 한다. 마치 자물쇠로 잠가 놓은 것처럼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묶여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누구나 추구하고 싶은 목표일 것이다.
그럼 자물쇠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하는 일반적인 이유
- 전환비용 :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발생하는 시간, 비용, 노력 등의 추가적인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예: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시간, 기존 데이터를 새 시스템으로 이전하는 비용 등)
- 학습효과 :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익숙해져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익숙해져 다른 OS를 사용하기 어려움)
- 네트워크 효과 : 주변 사람들이 특정 제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면 함께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예: 친구들이 모두 특정 SNS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도 같은 SNS를 사용)
- 정보비대칭 :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기존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습효과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전문품의 경우에 더 두드러진다.
- 감성적 요인 :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나 습관 등 감성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제품만 써'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위에서 자물쇠 효과가 발생하는 다양한 이유를 살펴봤는데, 사실 전형적인 자물쇠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는 따로 있다. 자물쇠 효과가 발휘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바로 1차 시장과 2차 시장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가령, 자동차를 산다고 했을 때, 자동차를 파는 시장은 1차 시장이다. 그리고 자동차 유지를 위해 필요한 소모품, 애프터서비스는 2차 시장이다. 이러한 2차 시장을 애프터 마켓이라고도 한다. 이미 예상하듯이 2차 시장에서 자물쇠 효과가 발생한다. A사의 자동차를 샀다면 필요한 부품도 A사의 것을 구매하게 되며, 애프터서비스도 대개는 A사의 서비스망을 이용하게 된다. 이것이 대표적인 자물쇠 효과의 양상이다. 1차 시장 재화와 2차 시장 재화 간 보완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물쇠 효과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계약에 의한 경우다. 1차 시장 제품의 구매 당시 계약 조건에 의해 소비자에게 자물쇠가 채워지는 경우다. 이 경우 계약을 파기하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가장 흔한 사례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경우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게 되면 최신 제품의 경우 단말기 할인 조건으로 사용기간 약정계약을 하게 된다. 약정 기간 내에 다른 이동통신사로 이탈하게 되면 위약금이 발생한다. 가장 강력한 자물쇠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아예 2차 시장을 처음부터 노리는 경우도 있다. 자물쇠 효과를 활용한 애프터 마켓 전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1차 시장 제품을 저렴하거나 무료로 판매해 우선 수요를 창출하고 이익은 2차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가능하려면 자물쇠 효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면, 면도기와 면도날, 프린터와 프린터 카트리지,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인화지 등이 있다.
위에서 살펴본 자물쇠 효과와 사례의 연장선상에서 자물쇠 효과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간략하게 생각해 보자.
자물쇠 효과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기업들은 자물쇠 효과를 활용하여 고객을 자사 제품에 오랫동안 묶어두려고 한다. 대표적인 전략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다양한 전략 중 일부만 살펴본다.
- 무료체험 :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여 고객이 제품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한다. 우선 수요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 충성도 프로그램 : 포인트 적립,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여 고객의 충성도를 높인다. 지금은 포인트, 쿠폰, 할인 등의 프로그램을 갖추지 않은 회사를 찾기가 더 힘들다.
- 데이터 연동 :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연동하여 편의성을 높이고 다른 서비스로의 이동을 어렵게 만든다. 무료 클라우드 공간 제공으로 자물쇠가 걸리는 경우도 많다.
- 고객 맞춤형 서비스 :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예를 들어, 온라인몰의 경우 자주 이용하면 할수록 사용 편의성이 점점 올라간다. 추천시스템이 마치 내 마음을 모두 아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자물쇠 효과의 대표적 예시를 다시 한번 들어보려고 한다. 최근에 적합한 사례만 선별했다.
자물쇠 효과의 최근 예시
- 스마트폰 운영체제 :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익숙해져 다른 OS로 옮기기 어려워하는 경우
- 클라우드 서비스 : 구글 드라이브, 네이버 클라우드 등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여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기기 힘든 경우
- 온라인 쇼핑몰 : 특정 쇼핑몰에서 자주 구매하여 포인트를 많이 적립했거나, 검색과 결제가 익숙해져 다른 쇼핑몰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
자물쇠 효과는 기업에게는 고객을 유지하고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을 좁히고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나 소비자 입장에서나 자물쇠 효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할 이유다. 특정 산업에서 자물쇠 효과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더 많은 탐구도 필요하다. 우리 주변부터 살펴보자. 우리는 어떤 자물쇠에 엮여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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