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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Impairment of Capital) : 경영위기의 명백한 재무적 증거

by 불꽃유랑단 202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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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를 보다 보면 어떤 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자본잠식은 흔히 '원래의 투자자금을 까먹기 시작한다'라고 이야기되는 재무상황이다. 이는 아주 명백한 경영 위기의 신호로 간주된다. 자본잠식이 정의와 관련된 개념들을 살펴보자.


자본잠식이란?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순자산이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빼고 남은 금액, 즉 순자산이 자본금보다 적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재무제표의 재무상태표 항목총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액인 순자산 혹은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으면 자본잠식이 되는 것이다. 자기자본은 자본금, 자본준비금, 잉여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다는 것은 자기자본 항목 중 자본금을 제외한 항목이 음수의 값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잠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자본금의 일부만 잠식된 상태인 '부분 자본잠식'과 자본금 전체가 잠식되어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된 상태인 '완전 자본잠식'이 그것이다. 통상 건실한 회사라면 "자기자본-자본금"을 계산하면 양수가 나온다. 그런데 여러 원인에 의해 손실이 누적되면 "자기자본-자본금"이 음수가 된다. 이는 초기에 투자한 자본금이 누적된 적자로 인해 줄어드는 상황으로 이것이 바로 자본잠식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아직 누적적자가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지 않은 상황이라면 부분자본잠식이 되는 것이고 적자가 더 누적되어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게 되어 자본총계 항목이 음수가 되면 이를 완전 자본잠식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에 의하면 상장기업의 경우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완전 자본잠식이 발생하거나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상장 폐지된다. 자본잠식률은 아래의 식으로 계산된다.
"자본잠식률(%) = [(자본금 - 자기자본) ÷ 자본금] × 100" 

자본잠식을-표현한-그래프
출처: GettyimagesBank

 자본잠식의 주요 원인과 영향

그러면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로 세 가지를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

  • 지속적인 적자 : 회사가 오랫동안 손실을 보면 이익잉여금이 줄어들고 결국 자기자본이 잠식된다. 결과적으로 결손금이 누적되면 자본잠식 상황으로 가게 된다. 이 원인이 아마 가장 근본적인 것일 것이다.
  • 자산가치 하락 : 부동산 가격 하락,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해 자산가치가 떨어지면 순자산이 감소할 수 있고 이는 잠본잠식으로 표시될 수 있다.
  • 부채증가 : 부채계정이 증가하면 부채를 빼고 남는 순자산이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순자산이 자본금보다 줄어들면 바로 자본잠식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자본잠식이 발생하면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상장회사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신용도 하락은 불가피하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투자유치도 곤란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회사에 투자를 꺼리기 때문에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추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에서 이미 본 대로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상장폐지의 위험에 놓일 수도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자본잠식이 심화되면 회사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잠식을 해결하려면?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역시 수익성 개선일 수밖에 없다. 가장 어려운 길이지만 가장 확실한 대책이다. 그리고 부채를 줄여 이자부담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기본적인 방향이다. 이 외에 자산매각도 고려해야 한다.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자산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나 기계 같은 자산이 장부에 과거 가격으로 반영되어 있을 때, 이를 현재 가격으로 바꿔주는 작업을 말한다. IFRS는 자산재평가를 허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여 자본금을 늘리는 유상증자도 고려 대상이다. 감자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다. 감자를 통해 일시적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는 있다. 부실기업들이 자본잠식에서 탈출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감자란 기업의 누적결손금을 주주의 손실로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잠식의 현실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는 의외로 많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회사 같지만 알고 보면 자본잠식 상태인 곳이 주변에 적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시기 대부분의 저가항공사들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많은 운수회사들도 자본잠식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 같은 프로스포츠단, 공기업들이 자본잠식이지만 그러려니 하고 운영되는 기업들이다. 프로스포츠는 대부분 적자로 운영된다. 공기업들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자본잠식을 유지하는 경우다. 

 

일부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은 최대한 그 상황에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 보통 기업이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면 주가가 폭락하고 은행들은 빌려줬던 돈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그만큼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회사운영은 힘들어지고 결국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기반이 단단한 회사는 일시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지더라도 회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본잠식이 사망선고가 되지 않도록 기업의 기초인 단단한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사실 그렇지 못한 기업이 존재할 힘이 있을까?

 

주변에 폐업하는 식당이나 카페 등 자영업도 그렇게 부르지 않을 뿐이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사실은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이다. 자본금이 적으면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더 쉽다. 괜히 '대마불사'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기업들의 성장지향성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계속 존속한다는 가정을 갖고 있다.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자본잠식에 빠지지 않도록 '훌륭한 기업 운영'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경영학에서 말하는 '경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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