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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판매 : 법인 영업의 고전이 된 판매 방법론의 원전

by 불꽃유랑단 2024. 3. 20.

판매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스스로 제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셀프판매 방식이 보통이지만 아직 영업사원에 의한 판매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법인에 대한 판매는 엄연히 영업의 영역인 것이다. 오늘은 법인 영업의 고전적 개념인 '전략적 판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여러 분야로 응용가능한 점들이 많으니 관심을 갖고 살펴보자. 


 

우리가 보통 세일즈 맨이라고 하면 기업의 영업직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런데 사실 영업직 직원의 상당수는 법인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 법인을 상대로 하는 영업 직원들은 현장에서 몸으로 뛰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기조가 있는 것 같다. 회사에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객과 접촉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무작정 고객을 찾아 나서고 접촉을 시도하는 일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요즘 같이 프라이버시가 중시되는 시대에 자칫 잘못하면 기피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전략적이고 실천적인 법인 영업 방법론을 제시해 주는 고전에 해당하는 책이 있다. 로버트 B. 밀러가 쓴 "Strategic Selling: The Unique Sales System Proven Succeeeful by America's Best Companies"다. 아주 오래 전인 1985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법인 영업의 이론적 기초를 닦고, 현재까지도 지침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책의 핵심을 차지하는 '영업 깔때기(Sales Funnel)' 개념은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영업전략으로 채택한 바 있다. 그리고 근래에는 '마케팅 퍼널'이라는 개념으로 응용되어 널리 회자되고 있다. 

 

법인 영업은 일반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판매와 차별성을 지닌다. 법인 영업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훨씬 난도가 높은 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전략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전략적 판매는 관련된 인적 구성을 확실히 파악한 다음 어떻게 하면 판매자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 철저히 궁리함으로써 판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전략적 판매는 여섯 가지 핵심요소로 구성된다. 살펴보자.

 

핵심 요소 1 : 구매 영향력 행사자들

보통 처음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인맥부터 동원하고 인정에 기대게 된다. 그러나 이런 식의 판매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법인 영업의 경우에는 더 심하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합리성에 입각해 구매 판단을 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고객을 대상이 아니라 역할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전략적 판매는 영업 대상에서 구매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를 파악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가 누구며,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구매를 결정하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다음의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매자 유형 1 : 경제 지향

경제 지향의 구매자는 가격이 제품에 걸맞지부터 따진다. 이런 구매자들은 대개 기업의 상층부에 존재한다. 소액의 구매라면 부장 급, 대규모 거래라면 사장이 결정하는 식으로 거래 유형에 따라 역할을 맡는 이들이 바뀌기도 한다.

 

구매자 유형 2 : 편의 지향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다. 이들은 제품이 자신의 업무에 도움이 될지를 기준으로 구매 여부를 판단한다. 제품의 우수성 못지않게 사용 편의성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구매자 유형 3 : 기술 지향

기술 지향의 구매자들은 제품에 어떤 하자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을 중시한다. 가격이나 사용 편의성보다 제품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구매자 유형 4 : 코치

직접적인 구매자는 아니지만 조력을 통해 구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력을 말한다. 이러한 일종의 코치들은 판매 대상 기업군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판매자 측에서 구매자들을 중개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필요한 정보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들은 기업 내부에 있을 수도 있고 제3의 조직에 있을 수도 있으며, 심지어 자사의 내부에 있을 수도 있다. 

 

최초의 영업 개시 단계에서는 위의 4가지 유형에 속하는 구매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는 핵심적이고 중요한 사항이다. 왜냐하면 구매자 유형 모두의 찬성을 얻어야 비로소 전략적 판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핵심 요소 2 : 빨간 경고 깃발

제품이 잘 팔리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빨간 경고 깃발이 나타난다. 이러한 작은 조짐들을 간과하지 말고,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 대책은 자사의 강점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빨간 경고 깃발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경고 깃발 1 : 정보 부족

핵심 요소 1에서 말한 구매 영향력 행사자들이 누구인지 불명확하거나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구매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할 수 없을 때 영업을 섣불리 개시하면 실패할 경우가 많다.

 

경고 깃발 2 : 정보 불확실

정보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판매 가능성이 막연할 때, 그저 '사줄 것 같다'는 희망사항만 갖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 정보가 불확실할 때는 그 진위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영업을 진척시켜야 한다.

 

경고 깃발 3 : 구매자 접촉 불가

핵심 요소 1에서 말한 4가지 유형의 구매자와 모두 접촉해야 한다. 이를 간과하거나 불충분하다면 판매를 성사시킬 수 없다. 만약 상대가 너무 고위직이어서 만날 수 없다면 자사 대표라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경고 깃발 4 : 담당자 교체

담당자 교체로 인해 완전히 제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흔하다. 교체된 담당자가 전임자의 약속 같은 것을 뒤집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즉시 새로운 담당자와 접촉해야 한다.

 

경고 깃발 5 : 조직 개편

상대 조직의 조직 개편으로 인해 구매자들의 역할이 바뀌는 경우도 흔히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미 진행된 협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조직 개편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전에 도통 만나주지 않던 구매자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어 어떻게든 연결점을 찾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 요소 3 : 반응 모델

제품이 팔릴지 안 팔릴지는 오로지 고객의 반응에 달려있다. 고객의 반응 모델에는 4가지 유형이 있다. 4가지 유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파악하여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

 

반응 모델 1 : 성장

판매 상대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경우다. 목표로 하는 지향과 현재 상황 사이의 갭을 메꿔줄 무언가를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구매할 의사가 있는 상태다. 상대 기업의 성장을 위해 현재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구매 가능성이 높다.

 

반응 모델 2 : 트러블

트러블이 발생하여 어떻게든 그 상황을 바로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구매자에게는 이런 상황 속에서 상황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면 무조건 산다는 절실함이 있다. 그걸 십분 이용해야 한다. 트러블 상황의 구매자에게는 시간, 인력, 자금, 기술 등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다방면을 충족하는 성장 유형의 제안보다는 아주 구체적이고 문제해결에 직접적인 제안을 하는 편이 좋다.

 

반응 모델 3 : 평온

현재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고 특별히 필요한 것도 없다고 느끼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판매자의 제안에 흥미를 느끼기 힘들다. 즉, 판매가 어려운 상태라고 봐야 한다. 성장이나 트러블 단계로 이동해야만 제안에 움직일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반응 모델 4 : 자신감 과다

자신감 과다의 상대편은 지금이 완벽한 상태 자체다. 무엇을 제안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영업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럴 때는 무리해서 영업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 다음을 기약하고 영업을 종료하는 것이 옳다. 

 

핵심 요소 4 : 성취 - 성과

거래가 성사되고 난 이후에도 고객 만족 여부에 대해 늘 신경 써야 한다. 성장이나 트러블 모드에 있는 고객의 상황을 이용해 거래를 성사시키고, 판매했다고 만족하고 끝나면 거래를 지속시킬 수 없다. 첫 거래라고 해서 가격을 대폭적으로 할인하는 등 완전히 고객 위주의 영업을 해서도 안된다. 이후 거래에서 그 조건을 지속할 수 없다면 정상화된 거래 조건에 상대 구매자는 크게 실망할 것이다. 거래 만족은 한 편으로 치우쳐서는 곤란하다.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불만족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윈-윈의 관계는 거래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결과다. 상대 기업이 명확한 결과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 결과가 정량적인 개선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최선이다.

 

핵심 요소 5 : 이상적인 고객 프로필

영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고객을 만나게 된다. 이 중에는 팔아서는 안 되는 고객도 엄연히 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고객의 30%는 비용만 들어갈 뿐 이익이 나지 않는다. 팔아서는 안 되는 고객이다.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상적인 고객을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과거 판매 경험이나 실적 데이터를 통해 이상적인 고객 유형을 찾고 그 특성들을 열거해 본 다음 이상적 고객 프로필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최악의 고객도 그런 식으로 프로필을 만들어 봐야 할 것이다.  

 

전략적-판매의-판매-깔때기
Sales Funnel

핵심 요소 6 : 판매 깔때기

영업에서는 어젠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한 감으로 영업을 하거나 기분에 치우친 영업을 하고 당면한 것만 관리하면서 나머지는 방치해서도 안 된다. '판매 깔때기' 메커니즘은 모든 어젠다의 진척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방법이다. 깔때기를 떠올려 보자. 깔때기에 어젠다들을 넣어서 제일 밑으로 걸러져 나온 제일 유리한 어젠다와 계약하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된다. 

 

먼저 현재의 어젠다를 목록화하고 이상적인 고객에 맞지 않는 것은 제외한다. 이 절차가 1단계라고 한다면, 2단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깔때기 개념으로 관리해 나간다. 단계별로 살펴보자.

  • 2단계 : 가망 고객 어젠다 중에서 깔때기에 넣을 어젠다를 선별한다.
  • 3단계 : 깔때기 윗부분에 있는 어젠다의 발주 가능성을 각각 파악한다.
  • 4단계 : 깔때기 중간 부분에 있는 어젠다에 관해 사전 교섭을 진행한다.
  • 최종 단계 : 판매의 목표가 된 어젠다는 즉시 계약을 체결한다. 라이벌도 노리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 판매 깔때기의 핵심은 항상 어젠다가 가득 차 있도록 매일 힘쓰는 것이다. 부지런히 신규 어젠다를 발굴해야 한다. 판매 깔때기 개념이 등장한 이후 가망 고객의 위쪽까지 확장한 '마케팅 깔때기' 개념이 생겨났다. 요즘은 깔때기 개념을 응용하여 '퍼널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영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전략적 판매'의 개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요소들을 보면 무척 신선한 접근법이 많다. 신선하게 느끼는 이유는 비단 영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영업은 어떻게 보면 가장 난이도가 높은 설득이라고 볼 수 있다. 영업뿐만 아니라 설득을 위시한 '관계 맺기'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다방면으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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