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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마케팅 : 꼴찌 구단 NBA '뉴저지 네츠'의 마케팅 성공 사례

by 불꽃유랑단 2024. 3. 25.

마케팅 책 중에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아라"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 있다. 어떤 상품이던 팔 수 있는 마케팅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다. 책의 저자는 '존 스포엘스트라'로 NBA 구단 뉴저지 네츠의 사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국내 번역서에서는 '꼴찌 상품 1등으로 파는 점프 마케팅'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핵심내용을 살펴보자.


 

'존 스포엘스트라(Jon Spoelstra)'는 1978년 NBA의 구단인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부사장으로 취임한 적이 있고, 1989년에는 덴버 너기츠의 사장이 되었다. 그러다가 1991년에 뉴저지 네츠의 사장 겸 CEO가 되었는데, 당시 이 팀은 NBA 27개 구단 중 입장권 수익 최하위의 비인기 구단이었다. 참고로 뉴저지 네츠는 2012년 연고지를 옮겨 현재는 브루클린 네츠가 되었다. 

 

'존 스포엘스트라'의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아라"

존 스포엘스트라뉴저지 네츠사장으로 취임한 후 구단의 실적 개선에 골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입장권 수익은 5년 연속 최하위인 데다 팀 성적도 취하 위에서 두 번째였다. 그는 바로 다음 해부터 구단의 실적을 극적으로 개선시켰다. 그러나 '머니볼'에서 나오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감동적인 반전 신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오로지 마케팅 전략의 성공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다. 구단의 성적에 관계없이 구단의 매출과 수익이 획기적으로 성장했다니 오히려 더 놀라운 사례일 수도 있다. 적어도 마케팅 측면에서는 그렇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존 스포엘스트라는  "Ice to the Eskimos: How to Market a Product Nobody Wants"라는 자신이 쓴 책에서 소상히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아라"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이 국내 책의 부제에 해당하는 것이 '꼴찌 상품 1등으로 파는 점프 마케팅'인데, 이 부제를 따라 몇 가지 마케팅전략을 살펴보려고 한다. 핵심전략 세 가지다. 

 

존-스포엘스트라-에스키모에게-얼음을-팔아라
존 스포엘스트라,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아라"

 

점프 마케팅의 3가지 핵심 전략

점프 마케팅 전략 1 : 상대 팀의 선수들도 우리 상품으로 판매한다

구단 사장으로 취임하여 실적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보통은 구단의 성적을 향상시기 위한 전력을 강화 방법, 혹은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여 인기구단으로 거듭날 방안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구단은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구단의 전력을 강화시키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투자를 했다고 하더라도 관중이 늘거나 한다는 보장은 없다. 전력이 강화되어 승률이 높아지면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은 좋은 제품을 만들면 고객이 사줄 것이다라는 생각과 동일한 관점이다. 즉, 마케팅적인 관점이 아니다. 

 

구단 경영진은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그들은 '연고지인 뉴저지의 팬들에게 네츠의 상품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고객의 관점에 입각한 질문이었다. 이런 질문을 하자 전혀 다른 시각이 열렸다. 네츠의 상품력은 네츠 선수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랬다. 연고지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상대 팀 선수들이 온다. 상대 팀 선수 중에는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같은 빅 스타도 있다. 연고지 주민들은 그런 스타플레이어들을 직접 보고 싶어 한다. 즉, 상대 팀의 선수들도 네츠 구단의 훌륭한 상품이 되는 것이다. 뉴저지 네츠는 이러한 점을 십분 활용하여 가족과 기업 단위의 입장권 패키지를 판매하고 스폰서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급성장시켰다. 덕분에 관객 수는 전체 최하위인 27위에서 12위로 껑충 뛰었다. 뉴저지 네츠는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즉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을 세웠던 것이다.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하려면 먼저 자신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점프 마케팅 전략 2 : 우리에게 흥미를 보인 사람들의 목록을 관리하라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안다면 매출을 늘리려는 과제는 반쯤은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객을 늘리지 않아도 고객 1인당 구매 빈도를 높이면 되기 때문이다. 네츠는 이러한 사고를 기반으로 구단 내에 묻혀있던 고객정보를 깡그리 끌어모았다. 시즌권을 구매했다가 갱신하지 않은 고객 정보, 경기 일정표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팬들, 입장권 구매 사이트에 입력되어 있는 고객의 이름과 주소, 심지어 어린이 팬들이 보낸 팬레터까지 고객정보가 될 만한 것들은 모조리 모았다. 이렇게 네츠 구단에 흥미를 갖고 있는 고객정보를 모았더니 7만 5천 명의 고객 목록을 작성할 수 있었고, 이를 아주 유용하게 활용했다. 먼저, 입장권 소개 브로슈어를 만들어 이들에게 발송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네츠는 시즌권 소유자들에게도 맞춤형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다른 구단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출전하는 경기를 몬스터 게임으로 이름 짓고 시즌권 소유자의 가족, 동료가 동반 관람할 수 있도록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 패키지는 그야말로 날개 달린 듯 팔렸다. 몬스터 게임은 매진에 이르게 되었고, 점점 매진 경기가 늘어났다. 이전에도 단 한 번도 매진된 경기는 없었다. 매진은 그 자체로 엄청난 마케팅 도구가 되어줬다. 입장권이 빠르게 팔릴 것을 우려한 고객들의 티켓 구매에 더 열렬히 임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히 선순환이었다. 이러한 붐 조성은 구단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의 목록을 확보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것이 그들 마케팅의 핵심이 되어 주었다. 

점프 마케팅 전략 3 : 생생한 고객의 소리를 믿어라

뉴저지 네츠의 사장인 존 스포엘스트라는 항상 일반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고 한다. 팬들의 생생한 반응을 현장에서 보고 느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콜센터에 걸려오는 악성 민원 고객의 전화도 직접 자신에게 연결하도록 했다. 악성 민원인을 일종의 정보원으로 생각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출입구에서 직접 브로슈어를 나눠주기도 했고 입장권을 직접 판매하기도 했으며 경기장 안에 있는 패스트푸드 음식 코너에서 핫도그를 팔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고객에 대한 분명한 이미지와 상을 정립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따지고 보면, 뉴저지 네츠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서비스다. 서비스 비즈니스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순간 가치가 만들어지고,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현장을 이해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것이었다.

 

이 밖에도 저자는 자신이 실행했던 여러 방법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현장의 시선으로 정립한 방법론들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의 부제처럼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든 그걸 팔 방법은 도출하기 나름이다. 그것이 꼴찌 상품일지라도 말이다. 존 스포엘스트라가 한 것처럼 타사의 상품이 자사의 것과 결합되어 있다면 타사 상품도 홍보하고, 자사 상품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소중히 다루고 목록화한 뒤 맞춤형 상품도 공급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그들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분명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상품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어야 진정한 마케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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