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정보는 자산이라고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정보의 중요성이 증가할수록 정보격차의 문제의 심각성도 증가한다. 오늘은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유념해야 할 개념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무엇이고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는가?
현대사회를 정보화사회라고 지칭한 지도 이미 한참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소위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것이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되고, 문제를 일으킨다. 대표적인 예가 주식시장이다. 주식시장에서 '개미'의 투자 수익률이 기관투자자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데, 이를 설명하는 것 중 가장 강력한 것이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다른 예도 있다. 자동차 수리 분야다. 지금은 많이 해소된 측면이 있지만, 예전에는 자동차 수리를 마음 편히 맡기지 못했다.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 입장에서 어느 범위까지 수리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어 수리업자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과잉 수리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중고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고물품 거래 시장은 파는 사람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특히 히, 고가인 중고자동차 시장은 늘 문제였다. 대기업들, 제조사들이 직접 중고차 시장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문제 해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있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다.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가 보자. 주식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은 쉽게 말해 투자자별로 종목에 대한 정보가 똑같지 않은 것을 말한다. 아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는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서 정보력은 곧 수익률로 직결된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언론매체의 보도와 기사에 크게 의존한다. 그런데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는 이미 주가가 움직인 후에 나오는 경향이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개인투자자에 비해 한 발 앞서 정보를 얻고 대응하게 된다. 이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상기해 보면 자명한 이야기다.
잠시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해 알아보자.
효율적 시장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
자본시장에서 자산가격에는 그 자산의 가치에 관한 모든 정보가 반영된다는 이론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의 주식가결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신속하게 반영돼 결정된다. 따라서 주식투자자가 새로운 정보를 매 순간 반영해 신축적으로 변동되는 주식가격을 예측, 평균수익 이상의 초과수익을 얻을 수는 없다. 이는 시장이 효율적이므로 자신이 가진 정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고, 따라서 투자자의 예측에 영향을 준 정보로 인한 가격변화는 또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설의 형태에는 세 가지가 있다.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의 범위에 따른 분류이다.
① 약형(Weak-form EMH)
약한 형태의 효율적 시장가설이다. 어떤 투자자라도 가격이나 수익의 과거 정보에 기초한 거래에 의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가에는 과거의 가격정보가 이미 반영되어 있으므로 초과수익을 얻기 위한 적절한 정보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기술적 분석이나 차트패턴 등의 방법을 통해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된다.
② 준강형(Semi strong-form EMH)
이 가설은 '약형'의 가설을 포함하면서도, 기업의 재무정보와 같은 공개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이용하더라도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시장가설이다. 어떤 투자자라도 공식적으로 이용가능한 정보를 기초로 한 거래에 의하여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식적으로 이용가능한 정보에는 과거 주가자료, 회계자료, 증권사 자료, 공시자료 등을 말한다.
③ 강형(Strong-form EMH)
이 가설은 '약형'과 '준강형' 가설을 모두 포함하면서, 비공개 정보까지도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투자자들은 모든 이용가능한 정보를 이용하여도 초과수익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용가능한 정보에는 공식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내부정보도 포함한다. 즉, 비공개 정보를 이용하여도 시장에서 초과수익을 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시장의 가격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투기나 임의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기본적인 기업의 재무상태, 이익 등의 정보에 따라 합리적으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효율적 시장가설은 진실의 반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가끔 비이성적인 행동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투자자들의 행동이 사회적 이슈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경향도 자주 감지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과연 '강형'의 시장가설이 존재하는가이다. 그것은 지극히 이론적인 것이다. 현실적인 시장은 '준강형', 더 나아가 '약형'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비공식적인 정보는 얻기 힘들다.
위에서 주식시장에서의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해 다뤄봤는데, 이를 통해 정보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과거나 현재나 정보는 중대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보의 비대칭성을 좀 더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자.
정보의 비대칭성이 나타나는 양상
다시 한번 정리하면, 정보의 비대칭성은 정보가 다른 사람 또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불균형하게 분포되어 있을 때 발생하는 개념이다. 이것은 주로 경제학, 금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는 개념으로, 정보의 부족 또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비해 불균형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나타난다.
① 시장에서의 비대칭성
시장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행할 수 있다. 판매자는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제공하지 않거나, 그 정보를 과장하여 전달할 수 있다. 반면 구매자는 상품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시장에서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하거나 비효율적인 시장 형태가 발행할 여지가 있다.
② 금융시장에서의 비대칭성
금융시장에서도 정보의 비대칭성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자신의 실적을 과장하거나 부정확하게 보고할 경우, 투자자들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결정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장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투자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③ 사회적 비대칭성
사회적 상황에서도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 수준이 낮은 개인들은 특정 정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증가할 수 있다. 교육의 기회도 이와 연관된다.
④ 디지털 정보의 비대칭성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에서도 정보의 비대칭성은 발생한다. 특정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거나 조작된 정보가 퍼짐으로써 오해나 거짓 정보의 확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시대에는 공유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가 간 인터넷 보급율 격차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민주화 정도에 따른 정보의 비대칭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불공정한 거래, 사회적 불평등, 효율성 저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성 확보, 교육기회 보장, 정보의 대칭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적 규제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보는 중요한 자산이다. 앞으로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만약 하루를 먼저 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마음만 먹으면 아마 세계 최고의 부자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보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개개인별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고, 이와 무관하게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정보에 민감하되 거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자신의 관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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