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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병들게 하는 3개의 질병(바이러스) : 혁신 전에 먼저 깰 것들

by 불꽃유랑단 2024. 5. 16.

혁신은 모든 조직의 단골메뉴다. 어느 회사의 홈페이지를 봐도, 어느 경영전략 기획서를 봐도 혁신은 거의 반드시 언급되는 용어다. 무슨 만병통치약이나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같은 혁신을 추진해도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조직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는 이야기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추정컨대, 병든 조직은 혁신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병든 조직? 무슨 이야기인지 살펴보자.


 

기업환경이 어려울수록 '혁신'이 중요 과제로 대두된다. 여기저기서 혁신을 외친다. 그런데, 당초 기대했던 혁신의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은 구호에 그치거나 용두사미가 되어버리며,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기대한 효과를 거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환자에 비유하면, 혁신이라는 약도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약을 투여해도 효과를 거둘 수 없는 몸 상태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거창한 혁신전략을 수립해도 실제 조직에 스며들어 의도한 효과를 거두려면 조직이 건강해야 한다. 병든 조직에서는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별 소용이 없다. 기본적인 질병부터 치료해야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조직을 병들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 3가지를 들어보려고 한다.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살펴보자.

 

기득권

조직에는 여러 분야에서 기득권존재한다. 아주 중대한 것에서부터 사소한 것에 까지 말이다. 사실 아주 곳곳에 퍼져있고 스며들어 있다. 기득권불필요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변화를 방해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기득권은 개인이나 집단이 장기간 누려온 권리나 이익을 옹호하고 유지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 기득권이 만연하면 조직 변화와 발전을 저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를 억압하며, 조직의 생기와 활력을 잃게 한다. 기득권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 변화 저해 :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유지하기 위해 변화를 반대하고, 새로운 시도를 저지한다. 이는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게 한다.
  • 갈등 심화 : 기득권자와 변화를 추구하는 구성원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조직 내 분열과 불화를 야기한다.
  • 무기력 조성 :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져 조직 구성원들의 무기력과 불만족을 심화시킨다.

이외에도 기득권은 조직 내에서 열외 혹은 예외의 형태로 흔히 나타난다. 그리고 불평등을 낳고 불만을 조장한다. 조직의 암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득권은 정말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온정주의

온정주의는 기득권과 거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유사한 작용을 한다. 조직 내에 열외와 예외를 낳는다.

 

온정주의는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개인적인 관계나 친분을 중시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 온정주의가 만연하면, 잘못된 인사 결정,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불공정한 보상 시스템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다음은 대표적인 온정주의의 부작용이다.

  • 비효율성 증가 : 능력 있는 인재가 발굴되지 못하고, 부적임자가 중요한 자리에 오르면 조직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저성과자를 아무런 조치 없이 안고 가는 경향도 초래한다.
  • 불만족 조성 : 능력과 성과를 기반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구성원들의 불만족과 불신이 높아진다.
  • 책임감 결여 :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기득권과 마찬기지로 온정주의는 변화를 방해하고 혁신을 용두사미로 만들 수 있는 조직의 독이다. 온정주의는 변화를 시시때때로 방해한다.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그것은 자주 인간적인 것으로 미화되기도 하고 동양적인 정과 결합되기도 한다. 인정에 이끌리다 보면 원칙은 저세상 일이 되고 만다. 온정주의의 메커니즘은 끈질기게 작동한다. 

 

기득권과 온정주의는 서로 기생하기도 한다. 서로는 오랫동안 동지 관계였다. 아주 음침한 비밀결사 같은 것이다.

 

냉소주의

냉소주의는 조직이나 사회에 대한 믿음을 잃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 냉소주의가 만연하면, 구성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사라지며, 조직의 생산성이 저하된다.

  • 무관심 및 무기력 :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잃고,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 비협조적 분위기 형성 :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고, 조직의 목표 달성에 대한 관심을 잃는다.
  • 부정적인 영향력 : 냉소적인 태도는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전파되어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악화시킨다.

냉소주의도 조직을 병들게 하는 대표적인 병폐다. 냉소주의는 조직 내 주변인을 양산한다. 보통 냉소주의의 전 단계는 조직에 대한 불만이다. 그리고 냉소주의를 거쳐 결국 무관심으로 전환된다. 

 

처음은 불만에서 시작된다. 불만이 초기에 잘 처리되지 않으면 이어서 냉소주의 시기가 찾아온다. 냉소주의는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심리적 방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은 능력도 있고 애정도 있지만 업무 대상을 의미 없는 것으로 대상화하여 실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가치는 보존하고 싶은 심리인 것이다. 

 

냉소주의를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관심으로 이전되기도 한다. 무관심의 상태가 되면 그야말로 누구 봐도 조직의 잉여인간이 된다. 그런 평가에 정작 본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초기 불만 단계에서 그 불만이 잘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냉소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대개 업무를 성의 없이 대한다. 이러한 태도는 동료들의 의욕을 꺾는다. 가장 심한 형태의 냉소주의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경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면서 남을 비난하는 데 열심이다. '해봐서 안다'는 투의 자기 경험 과장도 빈번히 등장한다. 어쨌든, 냉소주의는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심대한 악영향을 준다. '다 망하자'는 주의다.  

 

조직을-병들게-하는-3개의-질병
조직을 병들게 하는 3개의 질병: 기득권, 온정주의, 냉소주의

어떻게 병패를 깰 것인가?

위에서 살펴본 3가지 조직의 병패는 반드시 깨뜨려야 한다. 혁신을 추진하기 전에 조직 내에 퍼져있는 기득권과 온정주의, 그리고 냉소주의를 낱낱이 찾아내고 하나하나 부수어야 한다. 어떠한 예외도 있으면 안 된다. 예외를 두면 온정주의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그리고 기득권도 깰 수 없을 것이다. 냉소주의자들은 그걸 보고 더욱 태도를 확고히 할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기득권과 온정주의의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 요소는 특정 부서일 수도 있고 특정 사람일 수도 있다. 아니면 조직문화일지도 모른다. 철저히 찾아내서 그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제거가 곤란할 수 있다. 너무 넓고 깊게 퍼져있는 경우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병패에 물들지 않은 세력을 찾아내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그 세력을 키워야 한다. 병패에 물든 세력을 압도할 수 있도록 확산시켜야 한다. 냉소주의도 마찬가지다. 

 

이쯤 해서 말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기득권, 온정주의, 냉소주의는 대개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만 있기는 어렵다. 3가지 병패는 서로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기득권이 만연해 있는 조직이라면 온정주의도 퍼져 있을 것이며, 냉소주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굉장히 어려운 과제이며, 웬만해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기도 하다.  

 

이 같은 어려운 과제를 누가 해 낼 수 있을까? 과연 가능하긴 할 걸까? 혁신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자기만족적 혁신에 그치지 않으려면 말이다. 오죽하면 껍질을 벗는다는 '혁신'이라는 말을 썼겠는가. 혁신에 착수하기 전에 근원적인 조직의 병패에 주목하자. 그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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