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여럿 모이면 크건 작건 갈등이 생긴다. 보통 갈등은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조직에서 갈등 관리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갈등 수준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조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오늘은 조직 내 갈등을 사전에 억제하고 갈등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팀 내 갈등은 보통 생산성과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리더는 구성원들 각자가 사전에 자신의 개인적 차이점을 표면화해서 서로 간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도록 도와야 한다. 조직행동학자 '진카 토겔(Ginka Toegel)'과 '장 루이 바르수(Jean-Louis Barsoux)'는 25년간 팀 역학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 연구에 따르면 팀 내 갈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 방법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한다.
선제적 갈등 관리 방법론
그들이 말하는 선제적 접근방법은 사람들이 어떻게 보이고,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는지 5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고 시험을 통해 완성되었다. 이 방법론은 다음과 같은 5단계로 진행되었다.
- 1단계 : 구성원들이 각 영역에서 각자의 선호도와 기대치를 표현한다.
- 2단계 : 구성원들이 자신과 가장 맞지 않거나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를 찾는다.
- 3단계 : 서로 기대치가 다른 구성원들이 어떻게 함께 일해 나갈지 의견을 제시한다.
- 4단계 :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 5단계 : 구성원 간의 신뢰와 이해를 위한 기반을 확립하고, 효율적인 협력을 위한 기본 원칙을 세운다.
리더는 영역별 질문을 통해 팀 내 갈등을 방지해야 하는데, 다음은 현업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선제적 접근방법 질문지다.
유형 | 질문예시 |
어떻게 보이는가? | - 당신은 다른사람의 어떤 점을 가장 먼저 봅니까? - 당신 입장에서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 어떤 무형적 자격 요건을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
어떻게 행동하는가? | - 마감시간, 혹은 약속을 지키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 약속에 늦거나 마감시간을 못 지키면 어떻게 됩니까? - 자원해서 일을 맡아야 하나요, 아니면 업무가 주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
어떻게 말하는가? | - 단도직입적인 말과 완곡한 말 중 어느 쪽을 선호합니까? - 반어법과 비꼬는 투의 말을 잘 받아들입니까? - 대화 중 말을 끝는 것은 관심의 표시로 봅니까, 아니면 무례함의 표시로 봅니까? - 요청하지도 않은 피드백도 환영합니까? - 침묵하는 것은 심사숙고한다는 것을 의미합니까, 아니면 겉돌고 있음을 의미합니까? - 반대의견을 표할 때, 공개저인 것과 비공개적인 것 중 무엇을 선호합니까? |
어떻게 생각하는가? | - 불확실성을 위기로 생각합니까, 아니면 기회로 생각합니까? - 큰 그림이 중요합니까, 아니면 그 보다 디테일이 더 중요합니까? - 규칙을 잘 지키는 것과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 계획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인하는 편입니까? |
어떻게 느끼는가? | - 업무상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표현해도 되는 감정과 표현해서는 안되는 감정은 무엇입니까? - 어떻게 분노나 열정을 표현합니까? - 팀원들이 당신을 짜증나게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합니까? |
그런데, 조직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갈등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잘 관리되기만 한다면 갈등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명확히 알 수 있고, 또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발전하고 성숙해질 수도 있다. 또한 겉으로는 갈등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갈등은 원인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관리될 수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갈등의 두 가지 양상 : 관계갈등과 업무갈등
와튼스쿨의 심리학 교수 '애덤 그랜트(Adam M. Grant)'는 갈등 수준을 관리하는 것이 성과에 큰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갈등을 관계갈등과 업무갈등으로 구분했다. 8천 개가 넘는 갈등상황을 연구한 결과, 관계갈등은 팀의 성과에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업무갈등은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성과가 낮은 집단은 프로젝트 초기에 관계갈등은 높고 업무갈등은 낮다. 이 상황은 동료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 업무와 관련된 의견 교류가 없는 상태로 보아야 한다. 이런 상황은 일면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업무를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갈등 수준이 급격하게 오른다. 생각의 차이, 행동, 가치관, 말투, 의사결정 방식 등 다양한 업무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같이 일하기 싫은 수준에 이른다. 이렇게 팀원들과 일하기 싫은 조직에서 성과가 좋게 나타날 리가 없다.
성과가 높은 조직은 프로젝트 초반에 관계갈등은 아주 낮고, 업무갈등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이런 조직은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거침없이 나누는 조직으로 볼 수 있다. 겉으로는 격렬해 보이지만 실상은 내가 어떤 생각과 의견을 표현해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팀원들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신뢰관계 속에서 관계갈등은 낮고,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한 업무갈등은 높은 것이다. 이런 조직은 갈수록 업무갈등이 줄어들면서 프로젝트 결과도 좋아진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성향과 가치관, 업무 스타일 등을 앞에서 제시한 질문지 등을 통해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만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조직 내 갈등은 관계갈등과 업무갈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구성원 간 관계갈등이 낮아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업무갈등을 활용한다면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갈등이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통찰을 준다. 조직 내 갈등이 다 같은 갈등이 아니다. 관계갈등은 선제적으로 억제하고 업무갈등은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조직을 관리하는 리더라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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