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자신이 인식하는 나와 타인이 인식하는 나와의 간극이 작을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흔히 자신이 남들로부터 오해받고 있다는 표현으로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간극과 오해를 분석하는 심리학적 모델이 있다. 바로 '조하리의 창'이라고 하는 이론이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은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Joseph Luft)와 해리 잉햄(Harry Ingham)이 개발한 개인의 자기 인식과 대인관계 역동성을 이해하는 심리학적 모델이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은 자신들의 이름 앞 글자를 결합하여 명명한 것이다. 이 모델은 우리의 마음을 4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각 영역에 대한 개인의 인식과 타인의 인식을 비교 분석한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어떤 면을 개선하면 좋을지를 보여주는 데 유용한 분석틀이다.
조하리의 창은 크게 4가지로 이뤄진다. 자신도 알고 타인도 아는 ‘열린 창(open)’, 자신은 알지만 타인은 모르는 ‘숨겨진 창(hidden)’, 나는 모르지만 타인은 아는 ‘보이지 않는 창(blind)’, 나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는 ‘미지의 창(unknown)’이 바로 그것이다. 이 4가지 영역의 넓이는 우리가 살면서 계속 변화한다. 만약, 내가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고 나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한다면 내 마음의 숨겨진 영역은 줄어드는 동시에 열린 공간은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상대방과 내가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그 사람과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기업에 있어서도 소비자 또는 투자자와 얼마나 소통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조하리의 창을 통해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조하리의 창은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이 활용한다.
'조하리의 창' 적용 및 분석 방법
조하리의 창 모델 개발자들이 제시한 57개의 형용사 중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6개를 고른다. 어떤 사람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형용사들의 모음이다. 여기에는 '솔직한', '논리적인', '용감한' 같은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다음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 사람에게도 6개 단어를 선정하도록 한다. 그 사람이 생각할 때 상대방인 나를 잘 표현하는 단어를 고르도록 하는 것이다.
각자 6개의 단어를 선정했으면, 이제 분류 작업을 하면 된다. 서로 겹치는 단어는 '열린 창'에 넣는다. 자신은 골랐는데 타인은 선택하지 않은 단어는 '숨겨진 창'으로 분류한다. 또 타인은 선택했지만 자신은 고르지 않은 단어는 '보이지 않는 창'에 넣는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 모두 선택하지 않은 단어는 '미지의 창'에 넣는다.
이제 분류결과를 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공감대를 넓히고 관계를 개선할지 등에 관해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숨겨진 창'에 있는 자신의 특성을 타인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무래도 공감대 형성과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창'도 주목할 만한 영역이다. 자신은 정작 모르고 있던 특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자신의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 지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다.
나머지 '미지의 창'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나도, 타인도 선택하지 않은 단어들을 보면서 앞으로 내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직한 특성을 탐색해 볼 수 있다. 너무 자신과 동떨어진 허황된 특성은 과감하게 버리고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특성은 얻고자 노력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조하리의 창' 모델의 중요성과 역할
'조하리의 창'은 이론적으로 존재하는 심리학적 모델을 넘어 나와 타인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실용적인 모델이다.
- 자기 인식의 중요성 : 조하리의 창은 개인의 자기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우리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타인이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건강한 자아상 형성과 효과적인 소통의 기반이 된다.
- 효과적인 소통과 관계형성 : 조하리의 창을 통해 우리는 '열린 창' 영역을 확대하고 '보이지 않는 창' 영역을 줄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하고 투명한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 개인의 성장과 발전 : 조하리의 창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다. 숨겨진 영역과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고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 조하리의 창은 개인 상담, 리더십 개발, 팀워크 강화, 조직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효과적인 도구로서 그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보면 '조하리의 창' 모델은 경영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조하리의 창', 경영분야에서의 활용
인사·조직 분야에서의 활용
우선 팀워크 향상, 의사소통 개선, 갈등 해결, 리더십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팀워크 향상 :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면 팀 구성원 간의 상호 이해를 높이고 팀워크를 향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팀원들은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인지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면 팀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받는 것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팀 구성원들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더 잘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의사소통 개선 :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면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오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성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오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팀 구성원들은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갈등해결 : 조하리의 창을 갈등을 해결하고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창'과 '숨겨진 창'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열린 창'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갈등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팀 구성원들이 갈등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리더십 개발 :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면 리더십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리더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인지하고,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면 리더들이 팀 구성원들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는 리더들이 팀을 더 효과적으로 이끌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하리의 창' 모델을 변형해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도 가능할 것이다. 조하리의 창은 마케터들이 스스로와 고객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도구다. 몇 가지만 생각해 보자. 다음은 몇 가지 활용 아이디어이다.
마케팅에서의 활용
타깃 고객 이해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여 타깃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고객의 '열린 창' 영역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이며, '숨겨진 창' 영역은 고객이 스스로 드러내지 않은 정보이다. 마케터는 고객 조사, 인터뷰, 포커스 그룹 등을 통해 숨겨진 창 영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 고객의 숨겨진 욕구 파악 : 조사나 설문 조사를 통해 고객들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욕구나 니즈를 파악하여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 고객의 숨겨진 불만 파악 : 고객 만족도 조사나 온라인 리뷰 분석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불만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
- 고객의 숨겨진 잠재력 파악 :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들이 탐색하지 않은 새로운 욕구나 니즈를 파악하여 잠재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마케팅 전략 수립
마케팅 전략 수립의 툴로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
- '열린 창' 확대 : 제품, 서비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열린 창 영역을 확대하여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고객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고 제품 및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 '숨겨진 창' 탐색 : 설문 조사, 인터뷰,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숨겨진 창 영역을 탐색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숨겨진 창; 영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발굴하고 타깃 고객에게 맞춤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 '보이지 않는 창' 축소 :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보이지 않는 창' 영역을 축소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고객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고 개선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불신감을 해소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 '미지의 창' 탐색 : 최신 트렌드 분석, 시장 조사,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 등을 통해 '미지의 창' 영역을 탐색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미지의 창' 영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브랜드 메시지 전달
조하리의 창을 사용하여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마케터는 브랜드의 '열린 창' 영역에 속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재확인하고, '숨겨진 창' 영역에 속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미지의 창' 영역에 속하는 정보를 파악하여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 : 아는 것보다 활용이 중요하다
'조하리의 창'은 비교적 단순한 모델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무척 유용한 툴이 될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와 원래의 방법론대로 활용해 보자. 의외로 자신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른다. '조하리의 창'을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서 실제 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조를 편성한 후 익명성을 보장한 채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해 보면 소중한 상호 이해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단편적으로 예를 들었지만, 경영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분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툴은 거의 언제나 유용하다. 경험상 그렇다. '조하리의 창'은 이론적으로 아는 것으로 끝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실제 해봐야 한다. 의미 있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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