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홀로 살지 못한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운명이며, 혼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그게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다. 이에 잘 들어맞는 고사성어가 있다. 바로 '줄탁동시'다. 다른 고사성어가 그렇듯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의 깊이가 남다르다. 음미해 보자.
줄탁동시(啐啄同時)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쪼는 소리인 '줄(啐)'과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소리인 '탁(啄)'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뜻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됨을 의미한다. 이 고사성어의 유래는 수행승의 역량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바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스승의 예리한 기질을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 사제간의 인연이 어느 기회를 맞아 더욱 두터워짐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줄탁동시'는 보통 다음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 협력과 조화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 노력과 도움 :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와 함께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 기회와 타이밍 : 적절한 기회와 타이밍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돕거나 도움을 받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 교육과 성장 : 스스의 가르침과 제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성장이 가능하다.
'줄탁동시'는 교육, 비즈니스, 인간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의 가르침과 학생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안과 밖에서 껍질을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협력과 조화, 노력과 도움, 기회와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다. 이러한 '줄탁동시'의 의미는 경영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경영 분야의 줄탁동시
조직문화
- 협력적인 문화조성 : 조직 구성원 간의 협력과 소통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줄탁동시'가 의미하는 것처럼 서로 협력하고 도와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 상호 존중과 신뢰 :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줄'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지듯, 조직 구성원 간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피드백을 가능하게 한다.
리더십
- 조력자로서의 리더 : 리더는 단순히 지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어미 닭이 밖에서 알을 쪼아 병아리의 탄생을 돕는 것과 같다.
- 권한 위임과 자율성 부여 :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하여 책임감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는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려는 노력과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
인재개발
-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 개인의 역량과 필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이는 병아리가 알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과 같이, 개인의 잠재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멘토링 제도 활성화 : 경험과 지혜를 갖춘 멘토를 통해 개인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울 수 있다. 이는 어미 닭이 꼭 필요한 타이밍에 병아리에게 필요한 힘을 제공하는 것과 유사하다.
혁신
- 아이디어 공유와 협업 :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는 '줄'과 '탁'이 동시에 일어나듯, 다양한 의견이 조화롭게 결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는 병아리가 알을 깨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결국에는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실패를 통해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객 관계 관리
- 고객과의 소통 강화 :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소통을 강화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이는 고객의 '줄'에 해당하는 요구를 파악하고, 기업의 '탁'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 고객 참여 유도 : 고객을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 과정에 참여시켜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여기에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줄탁동시'의 원리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자기계발과 줄탁동시
이처럼 '줄탁동시'의 의미는 경영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다. 협력, 조화, 노력, 도움, 기회, 타이밍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경영 활동에 반영함으로써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줄탁동시'는 세상 사는 이치와 밀접하기 때문에 자기계발 분야와 더 큰 관련을 가질 수 있다. 그중 자기계발서의 고전으로 꼽히는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과 연관시켜 몇 가지 살펴보려고 한다. 자기계발서의 메인 테마 중 하나가 '줄탁동시'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 코비'의 위 책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7가지 습관을 제시하며,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통해 조직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7가지 습관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Be Proactive)
-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Being with the End in Mind)
-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Put First Things First)
- 윈-윈을 생각하라(Think Win-Win)
-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Seek First to Understand, Then to Be Understood)
- 시너지를 창출하라(Synergize)
- 끊임없이 쇄신하라(Sharpen the Saw)
위와 같은 7가지 습관 중에는 '줄탁동시'와 연관되는 메시지가 꽤 된다. 세 가지만 함축해서 보려고 한다.
- 상호의존 : 이 책은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상호의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인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고 다른 사람의 강점을 보완하며 함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는 '줄탁동시'에서 병아리와 닭이 서로 협력하여 알을 깨는 모습으로 형상화할 수 있다.
- 시너지 : 이 책은 1+1=2가 아닌 1+1=3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팀 구성원들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며, 개인의 역량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는 '줄탁동시'의 메시지와 거의 일치하는 부분이다.
- Win-Win : 이 책은 모든 관계에서 윈-윈을 추구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협력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는 '줄탁동시'의 표면적인 의미와 맥이 닿아 있다.
지금까지 꽤 자주 쓰이는 고사성어인 '줄탁동시'를 경영적 관점에서 주로 살펴보았다. 고사성어는 세상의 이치를 밝혀 놓은 것이 많다 보니 어떤 분야와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경영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가장 큰 연관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메시지가 닿아 있다. 경영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 그리고 상식과 맞닿아 있음을 새삼 느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