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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 MOT) : 서비스 마케팅의 핵심 개념

by 불꽃유랑단 2024. 3. 18.

고객만족은 비즈니스에서 변하지 않는 중요 과제다. 고객만족을 제고하기 위한 여러 방법론들이 탄생했고, 지금도 계속 혁신적인 대안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념만 놓고 보면 아주 오래전에 등장했던 '진실의 순간' 만큼 임팩트가 있었던 것은 없다. 적어도 서비스 개념을 논의하려면 '진실의 순간'은 반드시 언급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알아보자.

 


 

 

오늘날의 비즈니스에서 서비스 마케팅은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한 때 서비스 교육 붐이 크게 인적이 있다. 지금은 조금 사그라들었지만, 오히려 서비스의 중요성은 지금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서비스업화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마케팅 분야에서 필독서로 꼽히는 책이 있다. 바로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 MOT)'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얀 칼슨(Jan Carlzon)이 쓴 동명의 책이다. 저자는 적자에 허덕이던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을 재건한 경영자다. 그 재건의 핵심은 고객 우선 기업으로의 변혁이었다.     

얀 칼슨의 적자 기업 재건 이야기 : '진실의 순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순간을 '진실의 순간'이라고 부른다. '진실의 순간'은 투우 경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우사가 소의 급소를 찌르는 1초의 순간을 '진실의 순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SAS에서는 1년 동안 1,000만 명의 승객이 5명의 직원과 평균 15초 동안 접촉한다. 이 연간 5,000만 회에 이르는 15초 동안의 커뮤니케이션은 SAS에 진실의 순간이 될 수 있다. 칼슨은 '만족한 고객이야말로 진정한 재산이다'라는 생각으로 진실의 순간을 중시하며 SAS를 변혁했다. 

 

얀 칼슨이 취임하기 전 SAS는 고객 접점의 직원들이 그저 고객을 사무적으로만 대응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상사에게 승인을 받기에 바빴다. 의사결정 권한이 현장에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귀중한 15초를 낭비한 것이었고,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가 되었던 것이다. 

 

칼슨이 SAS를 변화시키기 위해 적용한 방법은 크게 보아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장에 권한을 위양한 것이고, 또 하나는 중간 관리직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방법은 사실 첫 번째 방법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므로 변화를 가져온 단 하나의 방법은 현장에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신의 순간을 만드는 방법

1. 현장에 권한을 위양 하다

칼슨은 취임 후 'SAS는 서비스 본위의 기업이 된다'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전략으로 '자주 이용하는 비즈니스 승객에게 최고로 인정받는 항공회사가 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즈니스 승객은 항공편을 자주 이용하는 안정적인 고객이다. 칼슨은 비즈니스 승객에게 필요한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자산, 비용, 업무를 모두 재검토했다. 그리고 현장 직원에게 책임과 권한을 철저히 위양 했다. 그게 핵심이었다. 여기에 더해 비즈니스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정시운항을 강하게 추진했다. 

2. 중간 관리직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다

칼슨은 '진실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도록 현장 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전폭적으로 이양하면서 신속한 고객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직의 피라리드 구조를 화해시켰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간에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조치들을 실행하는 바람에 부작용도 있었다. 중간관리직 직원들이 소외되고 만 것이다. 상층부와 현장 직원들 사이에 끼어 개혁의 저항 세력이 되어갔다. 예상치 못한 난감한 결과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칼슨은 중간관리직의 역할을 변경하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다. 현장관리에서 현장지원으로 역할을 전환한 것이다. 규칙으로부터 자유를 주면서 현장업무의 지원에 필요한 지도, 정보 전달, 교육을 위한 자원을 확보할 권한과 목표 달성 책임을 부여했다. 사람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숨은 재능까지도 발휘하게 마련이다. 결국 SAS는 현장을 신뢰하고 현장의 판단을 맡김으로써 조직 전체를 재건한 것이다. 

 

얀 칼슨이 밝히고 있는 SAS의 재건 방법은 사실 단순하다. 결국 현장에 권한을 위양하여 진실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정말 이것뿐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는 있다. 그런 의문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현장의 중요성이다. 그 메시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진실의 순간'은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현장직원이-고객을-응대하는-모습
가전 서비스센터에서의 고객 응대(출처 : 헤럴드경제)

현대의 서비스 마케팅과 '진실의 순간'

칼슨의 '진실의 순간' 개념과 서비스 마케팅으로 SAS를 재건한 방법론을 보았으니, 이제 조금 확장해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MOT(진실의 순간)' 개념에 대해 보자.

 

MOT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보자.

 

마케팅에서 누차 강조하듯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경험 제공이 중요하다. 이는 고객 만족, 기업 이미지, 경쟁우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부정적인 MOT 경험은 고객 이탈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 

 

MOT라고 하면 고객과 현장 직원의 직접적인 대면을 떠올린다. 그러나 현대에 오면서 고객 접점은 물리적인 현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직원의 태도, 전문성, 문제해결 능력이 MOT를 좌우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사용편의성, 정보 접근성, 디자인 매력도 등이 새로운 MOT 요소가 되고 있다. 검색에서 상품비교, 정보제공, 결제 편의성, 그리고 배송까지 MOT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MOT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생각해 보자. 먼저, 현장 직원에 대한 교육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실제 현장 직원에 대한 서비스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 교육내용을 벗어나 새로운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고객과의 효과적인 소통과 문제해결 능력이다. 이것이 단순히 친절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뻔한 말 같지만, 고객 중심 서비스 프로세스 설계도 중요하다.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 무엇보다 집중해야 할 것은 불필요한 절차를 제거하는 것이다. 간편하고 효율적인 서비스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한 것이다. MOT를 개선하기 위해 고객 피드백도 간과할 수 없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고 신속하고 적절하게 반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문화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고객 중심 사고방식과 서비스 정신을 완전히 기업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잠깐 얀 칼슨의 사례로 돌아가보면, 그가 회사에서 물러난 후 SAS는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서비스 수준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던 것이다. 기업문화로까지 정착되지 않으면 개혁은 한낱 물거품일 수 있다.  

 

MOT개념은 오래된 것이지만 현대에 오면서 더욱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서비스 경제의 시대다.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이 기업 경쟁력 확보의 필수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MOT 개선을 통한 고객 경험 향상이 현대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이 새로운 유형의 MOT 유형을 등장시켰다는 면도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 채팅, 인공지능 서비스, 모바일 앱 등 고객 접점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채널에서도 일관된 고객 경험 제공이 중요하다. 개인 맞춤형 MOT도 일반화되고 있다. 고객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확대되면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도 따지고 보면 MOT 개선을 위한 수단이 아닐까? 디지털 기술과 MOT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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