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의 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은 아니다. 선점효과라는 것이 존재하고 진입장벽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진입장벽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에게는 현실적 제약으로 기능한다. 기존 기업에게도 경쟁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진입장벽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진입장벽은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하거나 돌파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진입장벽의 의미와 실체를 파악하는 기준
진입장벽(Entry Barriers)은 그 업계에 진입하려는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진입을 어렵게 하는 장애 요소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신규진입을 막는 법률적 규제일 것이다. 신규사업 진입 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인데, 의외로 법률적 검토를 등한시해 사업준비가 꽤 진척된 상태에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업계 내의 기존 기업 입장에서 진입장벽의 높이는 '신규진입자의 위험'을 예상하는 기준이 된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당연히 신규진입이 힘들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진입장벽은 기존 기업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기존 기업은 규모의 경제 달성과 브랜드 확립, 기술력을 보유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진입장벽(Entry Barrier)은 기존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업이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를 의미한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고, 기존 기업의 독점력이 강화될 수 있다.
마이클 포터는 진입장벽의 높이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다음의 8가지를 제시했다. 앞으로의 논의는 마이클 포터의 이 기준을 기본으로 하여 전개하려고 한다.
- 규모의 경제성이 있는가?
- 제품 차별화가 되어 있는가?
- 진입 시 막대한 초기비용이 필요한가?
- 구매처를 변경하는 데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가?
- 유통경로를 확보할 수 있는가?
- 기타 비용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는가?
- 정책적인 제한이나 규제가 있는가?
- 진입에 대한 저항이 있는가?
진입장벽이 형성되는 요인
진입장벽은 크게 시장 구조적 요인과 기업 전략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두 가지 요인에 대해 살펴보자.
시장구조적 요인
시장 구조적 요인은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입장벽을 의미한다.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시장 구조적 요인에 해당된다.
- 규모의 경제 :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생산 단위당 비용이 낮아지므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기존 기업은 새로운 기업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게 된다.
- 제품 차별화 : 기존 기업이 독점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면, 새로운 기업이 이를 대체하기 쉽지 않다. 이는 선점효과로 볼 수도 있다.
- 자본비용 : 시장 진입에 필요한 자본 비용이 높다면, 새로운 기업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 유통망 : 기존 기업이 유통망을 독점하고 있다면, 새로운 기업이 이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유통망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려는 시도는 위법성을 갖는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기업 전략적 요인
기업 전략적 요인은 기업이 전략적으로 설정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입장벽을 의미한다.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기업 전략적 요인에 해당된다.
- 브랜드 자산 : 기존 기업이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있다면, 새로운 기업이 이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펩시콜라의 코카콜라에 대한 기나긴 경쟁역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고객충성도 : 기존 기업이 높은 고객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면, 새로운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새로 진입한 기업은 기존 기업의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충성도가 높으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 기술적 우위 : 기존 기업이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기업이 이를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우위를 지속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진입장벽은 시장의 경쟁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고, 기존 기업의 독점력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진입장벽이 낮을수록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다.
진입장벽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신규 기업은 시장 진입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반면, 진입장벽이 낮다면 기존 기업이 오히려 시장 내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진입장벽의 활용전략과 돌파전략
이제 기존 기업 입장에서의 진입장벽 활용전략과 신규 진입 기업 입장에서의 진입장벽 돌파 전략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진입장벽 활용 전략
진입장벽은 기존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다. 진입장벽을 활용하면 새로운 기업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므로, 시장에서 독점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진입장벽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진입장벽의 시장 구조적 요인과 기업 전략적 요인이 모두 그대로 진입장벽 활용 전략이 된다. 규모의 경제, 제품 차별화, 자본비용, 유통망, 브랜드 자산, 고객충성도, 기술적 우위가 그것이다. 진입장벽 자체를 그대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진입장벽을 돌파하는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진입장벽 돌파전략
진입장벽은 새로운 기업이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지만, 이를 돌파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진입장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몇 가지 경우다.
우선, 새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여 기존 기업의 경쟁우위를 무너뜨리는 전략이다. 경쟁의 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파격적 혁신도 이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음은 소규모 시장에서 시작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후, 대규모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소규모 시장이란 특정 기준으로 시장을 쪼개고 자사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시장을 말한다. 이 작은 시장에 집중하여 경쟁력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다.
파트너십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자사의 역량으로 진입장벽을 돌파할 수 없다면 파트너 회사의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파트너십이기 때문에 상대 기업에 제공할 무기를 갖고 있다는 전제다.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규제나 정부정책을 활용할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규제나 정부정책의 변화는 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도 있다. 시장에서의 지각변동은 후발기업에게는 기회다. 독과점 규제나 정부 지원정책 등을 통해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진입장벽 이해가 중요한 이유
현실 시장에서는 선점효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후발주자의 이점도 역시 존재함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진입장벽만 깰 수 있다면 후발주자가 누릴 수 있는 이점은 생각보다 크다. 미국의 유통공룡 아마존은 유통분야에서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다. 모든 시도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놀라움을 안겨줬던 '아마존 고'가 최근 점포를 폐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첨단기술만 믿고 매장의 본질에 대해 간과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후발주자는 선발주자 연구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기존 기업이나 신규 기업이나 진입장벽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자사에 유리한 것은 어떤 것이든 활용하려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다. 진입장벽은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중대한 요인이다. 그리고 신규 진입 기업에게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