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창조적 모방가(Imovator) : 카피캣, 창조와 모방 사이

by 불꽃유랑단 2025. 1. 16.
반응형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이 가진 진짜 기술은 자체 아이디어와 외부에서 빌려 온 아이디어를 조합해 멋진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으로 조립해 내는 데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아이팟, 아이폰 등도 외부 아이디어를 조립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들여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항상 그것을 자사에 맞게 수정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의 완성자다. 여기서 그는 바로 "카피캣"을 쓴 '오데드 센카'다.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모방이 기업과 개인의 생존과 번영에 혁신만큼이나 중요하며, 또한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혁신을 실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대표적으로 '오데드 센카(Oded Shenkar)'가 "카피캣(Copycats)"에서 한 주장이다. 저자는 모방이 혁신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많은 혁신 제품이 실제로는 모방 제품이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모방과 혁신을 흑백논리로 보지 말고, 서로 보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즉 혁신가와 모방가의 장점만을 취하여 '창조적 모방가'가 되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카피캣"은 1966년 하버드대 '시어도어 래빗' 교수가 주장한 '혁신적 모방(Innovative Imitation)' 전략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카피캣"은 맥도날드, 월마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이마트 등 모방을 혁신의 발판으로 삼아 성공한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기업도 이제는 모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전략적, 경영적 차원에서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방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을까 봐 음지에서 전략 없이 행하는 모방을 통해서는 잠재된 가치를 모두 끄집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오데드-센카의-카피캣
오데드 센카, "카피캣"

창조적 모방의 예시와 개념의 배경

책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을 예로 제시한다.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3대 화가는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이 중 미칼란젤로와 다빈치는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로 수많은 혁신적인 창작물을 남긴 시대를 초월한 화가다. 반면 라파엘로선배 화가들의 아이디어와 기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모방형 화가'였다. 후대 미술사학자들은 미켈란젤로와 다빈치의 천재성을 인정하면서도, 르네상스 미술을 완성한 화가로는 오히려 라파엘로를 꼽는다.

 

세계적 소매체인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자선전에서 "내가 한 일의 대부분은 남이 한 일을 모방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샘 월튼은 브라질 업체를 모방해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결합한 하이퍼마켓을 미국에 오픈했다. 그는 녹음기를 들고 다른 할인점 최고경영자들을 만나서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위에서 본 라파엘로나 샘 월튼처럼 시장 선도자를 따라잡은 최고의 혁신가로 꼽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모방'에 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베끼는 수준을 넘어 점진적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창조적 모방가'였다. 그래서 모방가(Imitator)와 혁신가(Innovator)의 합성어인 이모베이터(Imovator)라고 불린다. 성공 기업들은 먼저 모방하고 혁신을 통해 차별화한다. "카피캣"의 저자 '오데드 센카' 교수는 모방이 기업과 개인의 생존과 번영에 혁신만큼이나 중요하며, 또한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혁신을 실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방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적절히 실행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전략 도구라는 것이다. 

 

'오데드 센카'는 무려 30년 동안 중국을 연구한 미국 내 대표 중국 전문가다. 센카 교수가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모방 전략'을 연구하게 된 것도 중국에 대한 그의 관심에서 비롯됐다. 중국 기업들이 모방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그는 미국 기업들이 모방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센카 교수는 모방이 혁신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는 일류 모방 기업들은 결코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데서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훔쳐낸 아이디어로 선도자보다 가격이 싸고 품질이 더 나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모방 전략은 선도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실패 위험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 모방 행위 자체보다는 올바른 모방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적 모방을 위한 4W 1H 전략

모방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오늘날에는 체계적인 모방 전략 수립이 기업에 더욱 절실해진다. "카피캣"에서는 모방의 핵심 전략을 자세히 소개하고, 모방 대상을 발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모방을 장려하고 마인드를 구축하고 4W 1H전략을 실천에 옮기자는 것이다. 4W 1H모방할 산업(Where)기업(Who), 구체적인 대상(What)을 찾아내 적절한 시점(When)효과적인 방법(How)으로 모방을 실행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 Where : 모방할 산업이 어디인가. 어떤 산업은 모방이 쉽고 어떤 산업은 모방이 어렵다. 피터 드러커는 하이테크 산업은 모방이 쉽다고 말했다. 반면 전자 결제 시스템 등 복잡한 서비스 산업은 모방이 어렵다. 이럴 때는 다른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모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 Who : 누구를 모방할 것인가. 모방에 능한 기업들은 다양한 나라와 산업에서 모방의 대상을 찾는다. P&G는 자동차 회사나 항공사도 모방하는데 최근에는 구글과 인력교환을 시도하며 아이디어를 빌리려 노력했다.
  • What : 무엇을 모방할 것인가. 모방할 비즈니스 모델 또는 제품, 서비스, 프로세서 등을 찾는 과정이다. 모방 대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둘러싼 맥락과 전후 사정을 이해하고 원인을 연구해야 한다.
  • When : 언제 모방할 것인가. 모방의 시점을 선택하는 데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혁신기업 제품을 최초로 모방하는 '넘버 2 전략', 다수의 모방자들이 참여한 뒤에 모방하는 '후발주자 전략', 혁신 기업이 미처 진출하지 못한 다른 국가 및 지역 시장에 진출하는 '개척자 전략'이 그것이다.
  • How : 어떻게 모방할 것인가. 모방을 실행하는 로드맵과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할 때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충돌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기업에 모방의 가치는 엄청나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드물다. 특히 연구개발 부서의 능력이 뛰어나고 신제품을 많이 출시한 기업일수록 모방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외부 아이디어를 가져와 점진적인 개선에 활용하는 것마저 폄훼하고 내부에서 개발한 아이디어만을 중요시한다. 이 같은 오만한 태도야말로 성공적인 모방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저자는 기업이 모방을 격려하는 마인드를 구축하고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제안한다. 모방과 혁신이 예상되는 성과를 비교 평가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채택한다면 경쟁자를 훌쩍 뛰어넘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창조적 모방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조적 모방'은 기업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적 모방은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