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소비자는 존재의 이유이고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다. 그러나 모든 소비자가 기업에게 소중하게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마케팅 차원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만 취하고 기업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소비는 하지 않는 일명 체리피커의 존재는 기업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체리피커는 어떤 존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상황이다.
체리피커(Cherry Picker)는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속만 차리기에 급급한 소비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각종 혜택, 즉 '체리'만을 골라 먹는 행태를 보이며, 이는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리피커는 케이크는 먹지 않고 케이크 위에 올려진 체리만 골라 먹는 행위를 비유한 용어다.
체리피커는 기업 입장에서 미끼상품만 구입하고 다른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 고객, 판촉물로 주는 선물만 받거나 이벤트만 참여하고 실제 구입은 하지 않는 고객, 신용카드 부가혜택 서비스만 이용하고 실제 매출은 일으키지 않는 고객 등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혜택을 챙기는 골칫거리이자 얄미운 고객이다. 이러한 단물만 쏙 빼먹는 소비자는 충성도가 매우 낮아서 좋은 상황이나 혜택을 쫒아서 브랜드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수익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체리피커의 특징, 주요 유형
체리피커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 혜택 극대화 : 각종 할인, 쿠폰, 포인트 적립 등 기업이 제공하는 혜택을 최대한 활용한다.
- 최소 비용 :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에는 최소한의 비용만 지출하거나. 무료로 제공도는 혜택만을 이용한다.
- 단기적 이익 추구 : 장기적인 관계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다른 기업으로 이동한다.
- 정보 활용 :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나 정책 변화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고 활용한다.
체리피커의 주요한 유형도 정리해 두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할인 쿠폰 활용형 : 각종 할인 쿠폰을 수집하고 활용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하게 구매한다.
- 포인트 적립형 :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구매하여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현금처럼 사용한다.
- 무료 서비스 이용형 :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나 이벤트에 참여하여 혜택을 누린다.
- 멤버십 혜택 활용형 : 멤버십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 멤버십을 해지한다.
- 미끼상품 타깃 구매형 : 마케팅 차원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미끼 상품을 제안하게 되는데, 이것들만 골라 구매하는 소비자를 체리피커로 부를 수 있다.
체리피커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최근 추세
위와 같은 체리피커의 유형을 살펴보면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기업은 의도와 달리 체리피커에게 집중되는 혜택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마케팅 효과 감소도 당연하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결과적으로 체리피커에게만 집중되어 일반 소비자에게는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체리피커의 행태가 다른 소비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소외감도 느끼게 할 수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체리피커형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로 보인다. 또 IT 기술 발달로 소비자가 예전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현명한 쇼핑을 하게 되었다는 측면도 있다. 사실 체리피커는 소비자 입장에서 스마트하고 부지런한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현명한 쇼핑을 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웬만한 마케팅의 유혹에는 넘어가질 않는다. 이 같은 배경 위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디마케팅(Demarketing)'이다. 디마케팅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체리피커의 접근을 의도적으로 막으려는 기업들의 시도다. 구매가 동반되지 않으면서 부가혜택만 누리는 고객을 최소화하려는 마케팅 기법의 일환이다.
기업들의 디마케팅 기법을 쓴다고는 하지만 체리피커를 상대로 하는 특별한 마케팅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작정하고 체리피커를 위한 실속형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체리피커들을 상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비용 측면에서 부담되는 무리한 혜택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요즘 국내 카드사들이 부가혜택을 줄이고 있는데, 이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체리피커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봐야겠다.
체리피커 대응을 위한 기업 전략
데이터 기반의 고객세분화 및 타깃마케팅 강화
- 데이터분석 : 고객의 구매 패턴, 혜택 이용 내역, 멤버십 활동 등을 분석하여 체리피커를 식별하고 특성을 파악한다.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의 미래행동을 예측하고 체리피커의 혜택 남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 타깃 마케팅 : 체리피커와 충성고객을 구분하여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충성고객에게는 맞춤형 혜택, 프리미엄 서비스 멤버십 등급별 차등 혜택 등을 제공하여 장기적인 관계를 강화한다, 반면에 체리피커에게는 최소한의 혜택만 제공하거나 혜택 제공 조건을 강화하여 혜택 남용을 방지한다.
혜택 시스템의 전략적 설계 및 운영
- 혜택 조건 강화 : 최소 구매 금액, 특정 상품 구매, 멤버십 등급 등 혜택 이용 조건을 명확하게 설정한다. 혜택 제공 기간, 혜택 제공량 량, 혜택 사용처 등을 제한하여 혜택 남용도 방지해야 한다. 혜택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혜택 남용이 발생할 경우 즉시 조치를 취한다.
- 멤버십 제도 개선 : 멤버십 등급을 세분화하고 등급별 차등 혜택을 제공하여 충성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멤버십 혜택을 다양화하여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멤버십 유지율을 높인다. 멤버십 시스템에 게임요소를 도입하여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멤버십 활동을 활성화한다.
- 디마케팅 전략 활용 : 우량 고객과 체리피커를 구분하기 위해 혜택의 종류를 줄이거나, 부가 서비스 수혜 기준을 높인다. 체리피커에게는 최소한의 혜택만 제공하거나 혜택 제공을 중단하는 것도 고려한다.
체리피커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 체리피커의 특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 : 체리피커를 대상으로 잘 기획된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홍보한다. 체리피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마케팅 전략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 체리슈머 공략 : 한정된 자원에서 비용 대비 효용이 뛰어난 것을 골라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인 소비자를 말하는 체리슈머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전략들을 통해 기업은 체리피커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객과의 소통채널을 다양화하고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할 것이다. 고객불만 처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체리피커는 기업에게 분명히 골치 아픈 존재다. 그러나 정보의 폭증으로 체리피커를 완벽하게 차단하거나 할 수는 없다. 무조건 체리피커를 몰아내겠다는 식의 마케팅은 있을 수 없다.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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