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몹시 긴장된 순간에 놓이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가령, 회사에서 중대한 발표를 해야 하는 순간이라던지, 운동선수가 시합에 나가기 전, 그리고 학생들이 중요한 시험을 칠 경우 등 수도 없이 그런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다. 증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정신이 아득해지고 식은땀이 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호흡이 곤란한 지경까지 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초킹'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사실 살면서 초킹은 피하기 어렵다.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초킹이란 무엇인가?
초킹(Choking)은 '목이 맨', '숨이 막힐 듯한'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단어다. 아주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맥없이 무너져 내리고 평소의 자신이라면 하지 않을 실수를 연발하는 극한의 긴장현상을 말한다. 우리가 압박감에 짓눌릴 때 긴장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운동선수가 강한 상대와 맞닥뜨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까지 위험과 긴장에 직면하면 우리의 뇌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일반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단어 뜻대로 숨이 막히는 듯한 중압감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사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행하는 방어의 한 형태다. 인간은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이러한 경계태세가 애초에 설계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연적 현상이 심각한 초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가피하게 대면하는 초킹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지 보다 어떻게 극복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초킹은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생각해 보자.
초킹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 : 긴장을 인정하자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초킹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 빈도와 극심함의 정도가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초킹은 올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반응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다. 이를 받아들인 후 스스로 긴장을 풀기 위해 자기암시를 한다던지, 심호흡을 한다던지, 몸을 스트레칭하는 방법으로 긴장을 푸는 행위를 하면 되는 것이다.
하나에 집중하기
우리 몸은 경계태세에 돌입하게 되면 뇌가 공포감을 촉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순식간에 불안 상태가 되어 버리고 이성적 판단이 마비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럴 때는 호흡에 집중해 보는 것이 좋다. 자기의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불안 상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이때 권장되는 것이 5-7-9 호흡법이다. 5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숨을 참고, 9초 동안 숨을 천천히 내뱉는 것이다. 이러한 호흡을 수차례 반복하면 자신을 옥죄는 갖가지 자극들에서 멀어질 수 있다.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는 것은 금물
긴장감을 유발하는 상황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령 운동선수가 경기에 나설 때 이런 극도의 긴장감이 생긴다면 연습할 때를 떠올려 본다던지, 이것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지나치게 의미 부여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중요한 경기도 연습경기처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스스로 타이르기
어떤 일을 시도할 때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결과에 상관없이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긴장되는 시도를 할 때, 실패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지나친 긴장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실패를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실패해도 다음에 기회가 또 있다. 실패해도 세상이 망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스스로 설득해야 한다.
나만의 긴장 해소 습관 만들기
긴장을 덜 하는데 도움이 되는 습관이 있다면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신만의 루틴이라고 해도 좋다. 시험 전에 눈을 감고 1분간 명상을 한다던지, 발표전에 찬물을 들이켠다던지 자신만의 루틴을 갖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그런 것에 너무 집착해 연습을 게을리하는 건 문제가 된다. 뭐를 하든 간에 연습이 충분히 되어 다른 건 다 준비가 된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긴 하다. 자신만의 루틴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이다.
긴장감 즐기기
압박감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다. 무슨 일이든 계속하다 보면 더 잘하게 된다. 그 상황이 되면 긴장감이 적절하다고 느낄 수 있고 즐길만하게 될 것이다. 적절한 긴장감은 오히려 좋은 것이다. 긴장감은 자신이 잘 조절하기만 하면 성과를 내게 하는 좋은 도구다. 스스로 긴장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은 성과를 내기 위한 탁월한 기술이기도 하다. 긴장감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면 가장 좋을 것이다.
위에서 초킹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생각해 봤는데, 조금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리고 방법은 알아도 그 상황이 되면 전혀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좀 더 체계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어떨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물건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물건을 팔아도 그만, 안 팔아도 그만인 상황이 아니고 반드시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통 사람은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건을 팔기 쉬운 여건도 아니라고 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럴 땐 상황별로 시나리오를 짜볼 것을 권하고 싶다. 시나리오별로 대처법까지 마련해 두면 어떨까? 성공적으로 물건을 파는 상황 말고, 상대가 냉담하게 나오는 상황, 관심은 조금 있지만 구매까지 할 생각은 없는 상황, 구매를 주저하는 상황, 무작정 다음을 기약하는 상황 등 여러 시나리오를 떠 올려보고 거기에 맞는 대처방법까지 짜두면 상황에 따라 크게 당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긴장감도 크게 감소한다. 특히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을 잘 마련해 두어야 한다. 시나리오 작가라고 상상해 보는 것도 좋다.
초킹을 극복하는 원초적이고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많이 해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식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건 사실이다. 따라서 도전을 자주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꾸 시도해 보는 것이 그래서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긴장감을 진짜 즐길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프로일 것이다. 긴장감과 그 뒤에 따라오는 희열을 느낄 때 자신이 살아있다는 벅찬 감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멋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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