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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무엇이고, 왜 알아야 할까

by 불꽃유랑단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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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이론은 상당히 오래전에 나온 것이지만 아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러 산업계에서 여전히 파괴적 혁신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이테크 산업에서 이 현상은 두드러진다. 거대한 혁신기업들이 왜 그토록 어처구니없이 무너졌는가를 설명하는 강력한 이론이라 할 수 있다. 파괴적 혁신에 대해 전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기본 이론과 더 생각해 봐야 할 것들까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30년 남짓한 짧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기업이 부침을 경험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후 혁신기업을 추락하게 만든 기술변화의 복병을 지칭하기 위해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교수가 만든 개념이고 이론이다. 

 

클레이튼-크리스텐슨-혁신기업의-딜레마-혁신기업의-솔루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에 대한 주요 저작

 

'파괴적 혁신' 이론의 기본 개념 

크리스텐슨은 자신의 연구를 통해 잘 나가던 하이테크 기업의 몰락을 관료주의나 열정의 소멸, 교만이나 단기적 시야, 그리고 잘못된 기획이나 투자결정 같은 것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존손적 기술(Sustaining Technology)'과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제품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될 경우 이는 존속적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기존 고객의 관점에서 볼 때 일시적으로 열등한 기술이지만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여 궁극적으로 기존의 기술을 대체하는 것이 와해성 기술이다. 

 

와해성 기술이 기존 기술을 그야말로 와해시키는 과정은 Low-end 고객의 채택 가속화, 시장 확대, 성능개선, High-end 고객의 요구수준 만족, 기존 기술 위협 그리고 기존기술 와해의 순서로 이어진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 기술의 Overshooting 현상이다. High-end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을 초과하는 기술 과잉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지점이 기존 기술을 와해시키는 단초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선도적인 혁신기업이 와해성 기술에 의한 파괴적 혁신을 막아낼 수는 없는 것인가?

 

파괴적 혁신 이론은 설사 혁신기업이 그 징후를 감지한다고 하더라도 방어하는데 실패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혁신기업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라고 불렀다. 실패의 이유는 이렇다.

 

먼저 우량 혁신기업들은 대개 높은 고객지향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층보다 기존 고객의 요구에 더 의존한다.

 

두 번째, 파괴적 혁신이 가져올 시장의 크기가 미미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해성 기술은 너무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실체가 불명확하여 시장조사 같은 것을 통해 그 전략적 의미를 포착하기가 어렵다.

 

혁신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방어하기 위한 솔루션

'혁신기업의 딜레마'는 이제껏 와해성 기술을 다루는데 실패해 왔다는 말이지 대책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파괴적 혁신 이론에서는 혁신기업의 솔루션이 단계적으로 제시된다.

 

먼저 새로 출현한 기술이 Disruptive Technology인지 Sustaining Technology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확인 결과 Disruptive Technology로 판단되면 그 전략적 의미를 평가해야 한다. 그 기술이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 그것이 고객의 입장에서 중요한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기존 고객이 아닌 잠재고객의 입장에서 평가해 봐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초기시장이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 주고객은 누가 될 것인지를 파악해 봐야 한다. 이때 시장조사는 지양해야 한다. 시장조사로 잠재고객의 입장과 수요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마지막으로 Disruptive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원을 할당하여 독립적인 부서나 조직으로 분리하여 대응해야 한다. 여기서 독립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조직으로는 '혁신기업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괴적 혁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여러 논의들

파괴적 혁신 이론의 기본 논리와 내용을 살펴봤는데, 사실 이 이론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잘못 적용할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몇 가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 

 

Disruption은 과정이다

Disruptive Innovation이라는 용어를 특정 시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면 오해하기 쉽다. 성공한 Disrupter는 시장의 주변부로부터 메인스트림을 이동한 경로 때문에 Disruptive 한 것이다.

 

Disrupter는 흔히 기존기업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애플이 아이폰을 선 보였을 때 초기 성공은 Sustaining Innovation으로 볼 수 있지만, 이어진 성장은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써의 노트북을 Disruptive 한 것이었다.

 

Disruptive Innovation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모든 비즈니스의 성공을 Disruption이라고 부른다면 기업들이 상이한 방법으로 최고의 위치에 올랐는데도 성공의 원천에 대한 통찰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파괴하지 못하면 파괴당한다"라는 말은 기존 비즈니스를 오도할 수 있다

Disruption이 발생하면 대응해야 하지만 아직 수익성이 있는 비즈니스를 해체하는 식으로 대응해선 안된다.

 

어떤 기술이나 제품이 본질적으로 Sustaining 하거나 Disruptive 한 경우는 드물다

'파괴적 혁신' 이론은 신기술에 대한 대응방안을 알려준다기보다 Sustaining경로와 Disruptive경로 중 전략적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Disrupter가 되고자 하는 진입 기업만이 저가 신규 시장의 성공기반(Footholds)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보다 더 단순하고 편리하거나 저렴한 제품을 가진 복수의 진입기업과 시장을 공유하다가 최종적으로 가격기반 승리자가 기존 기업과 다시 수익성을 경쟁하게 된다. 그리고 Disruptive의 효과가 기존 기업과 진입기업 등 모든 경쟁자를 고가시장으로 진입시킨다.

 

새로운 시장에 기반한 Disrupter는 전혀 새로운 가치네트워크를 장악한다

저가 시장에 기반한 Disrupter는 시장의 하부로 들어와 가치 네트워크의 Footholds를 확보한 후 위쪽으로 이동해 시장의 상층부를 공격하는 반면 새로운 시장에 기반하는 Disrupter는 새로운 가치네트워크로 아직 형성되지 않은 소비자(Non-Consumer)에게 소구 한다.

 

모든 Disruptive 한 궤적의 기울기는 실행기술이 개선되는 속도의 함수이다

파괴적 혁신의 경로를 따라가 보면 산업자체의 기술진보에 따라 혁신 속도가 결정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철강업계에서 관찰된 파괴적 혁신은 40년 넘는 시간이 걸린 반면 컴퓨터 업계에서는 12년 정도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파괴적 혁신' 이론은 혁신에 관한, 기업의 성공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이론을 활용하면 초창기 비즈니스들 중 어떤 것이 성공할지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있다.

 

시사점 : 한국기업에 필요한 것, 그리고 개인적인 영역에 적용할 점은 없을까?

크리스텐슨 교수는 오래전에 한국 대기업에 파괴적 혁신과 관련하여 이런 말을 남겼다. 

"한국의 재벌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시장 아래쪽인 Low-end에서 치고 올라오는 위협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 특히 하이얼 같은 기업들은 꾸준히 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아래쪽에서 오는 위협이다. 대기업들이 알아야 할 것은 시장에서 점점 High-end로 나아가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성장 가능성은 시장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Disruption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친숙한 주제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개인들에게도 유용한 시사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자'라는 말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다소 무리한 연결짓기일 수 있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사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정확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지나치게 완벽을 기하다 마감시한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시한이 중요한 일은 그걸 넘기면 아무 의미 없게 되는 경우도 많다. 사실 필요하지도 않은 수준에 도달하려고 애쓰기보다 적정 수준을 갖는 성과물을 많이, 그리고 빨리 내놓는 게 유능한 것이다. 그러한 적정 성과물들을 쏟아내는 사람이 높은 경지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그야말로 와해시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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