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년 전에 기업들을 중심으로 평판자본(reputational capital)이 꽤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평판에 자본을 연결시켜서 그렇지 사실 평판이라는 말은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다. 누구누구의 평판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특히, 조직에서는 평판관리가 중요하다는 말도 자주 한다. 오늘은 한 때 이슈가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평판자본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평판과 평판자본이란?
평판(reputation)이란 간단히 말하면 '어떤 존재에 대해서 주변에서 평가하는 바'. 혹은 '세상 사람들의 비평'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다양한 평가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인간은 사회 속에 존재하므로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기업도 시장과 소비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기업에 더 중요한 무형자산일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을 채용할 때 평판조회를 하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평판감사(reputational audit)'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자신의 회사 혹은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평판도 상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평판은 기업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로 볼 수 있는데, 소비자가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기업의 각종 행위에 대해 갖는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소비자평판이 우호적이면 시장에서 초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기업의 평판을 자주 고려한다.
소비자평판은 단순히 매출 향상만 이끄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근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ESG다 해서 평판은 기업 브랜드 가치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평판의 뜻에는 본래 도덕적 가치도 내포하고 있다. 평판의 뜻 자체가 '어떤 사물 또는 인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여 갖게 된 비평. 세평, 명성, 덕망'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판이라는 것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평판자본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평판지수 : 평판자본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
평판을 관리하려면 우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할 과제를 도출해 새로운 평판 관리를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때 평판을 측정할 평판 척도가 바로 평판지수다. 기업 평판은 기업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수행해 온 기업 행위에 대한 평가다. 기업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만의 평가가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평가 총합이며, 추상적 평가가가 아니라 실제 경험을 통한 구체적 평가다.
그간 기업 평판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전반적으로 합의된 측정 방법은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 "포천"의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같은 평판조사도 있고, 그 밖의 많은 방법론이 제시되었지만 오늘은 미국 평판연구소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인터랙티브가 공동으로 개발한 '평판지수(The Repuatation Quotient)'에 대해 보려고 한다. 간단히 살펴보자.
평판지수(RQ)는 6개 차원 20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NO | 차원 | 항목 |
1 | 감정적인 매력 | 호감, 신뢰, 존경 |
2 | 제품과 서비스 | 브랜드 강도, 혁신성, 품질, 가치 |
3 | 비전과 리더십 | 동기부여, 강한 리더십, 투명성 |
4 | 근무 환경 | 관리, 분위기, 조직원 재능 |
5 | 재무 성과 | 과거 결과, 낮은 위험도, 성장 가능성, 기회 요인 인식 |
6 | 사회 책임성 | 시민의식, 환경의식, 윤리성 |
위 표의 각 항목 지표는 excellent, good, average, poor, bad로 구분되며, 이것으로 그 기업의 평판 정도를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평판지수는 외부 평가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평가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평판, 더 나아가 평판자본 향상을 위해 직원들이 각자 노력한다면 조직을 위해 그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없을 것이다.
평판자본의 미래
평판자본은 앞으로 더 중요하게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의 행동 하나하나가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의 투명성이 계속 진전되고 있다. 소비자 의식 변화도 눈에 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의 가치관과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하여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평판자본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결론은 기업들은 평판자본을 성공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자산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긍정적인 평판을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기업 경영의 중심을 고객의 요구를 해결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데로 향하게 하며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처하는 위기관리 능력도 중요하다. 단 한 번의 잘못된 위기대응으로 기업의 평판이 땅에 떨어질 수도 있다. 물론 소비자 외의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활성화하여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 평판자본은 브랜드자산이면서 사회적 자본이다. 당장은 아니더라고 언젠가는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자산성'이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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