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조직들은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드백은 조직 구성원들의 성장과 조직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조직에서 피드백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드백에 대한 논의를 통해 그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피드백의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최근의 인식
피드백은 어떤 행동이나 결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개선을 위한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피드백은 조직의 구성원에게 자신의 성과와 미래의 성장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중요한 통로이며 리더에게는 부하직원 육성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이처럼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지만 기존에 행해졌던 피드백의 변화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23년 직장인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 젊은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리더가 피드백을 좀 더 자주, 더 구체적으로 해주기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응답자 중 근무 평가와 관련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4%에 그친 반면 구체적인 피드백을 희망하는 사람은 46%였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같은 해 MZ 세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선호하는 직장 상사와 기업 문화' 설문조사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상사로 '피드백이 명확한 상사'가 꼽히기도 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젊은 구성원들 사이에서 피드백의 질과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 리더들은 세심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장하지 않은 세대라 젊은 구성원들이 원하는 형태의 피드백에 서툴다. 실제 리더들은 피드백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낀다. 피드백을 했다가 부하직원의 행동이 개선되지 않으면 관계만 나빠지고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 리더들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리더 개인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피드백 문화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서의 피드백 실태
올바른 피드백 문화를 만들기 위해 먼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진단해 보자.
- 일방적 피드백 : 연 1~2회 실시되는 성과평가 기간에 일방적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직원들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내용이 부실하고 형식적인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 행동과 피드백 사이의 시간차 : 피드백이 정해진 기간에만 이루어지다 보니 구성원들의 구체적 행동이나 업무에 관한 피드백보다는 연례행사 성격의 추상적인 피드백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 리더와 구성권간 피드백에 대한 상이한 관점 :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장과 커리어 향상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내용을 포함한 피드백을 기대한다. 그러나 리더들은 대개 평가 내용을 전하는 부담스러운 자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꼭 정해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마다 더 빈번하게, 리더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구성원들의 언제든 요청하고 주도해서 참여할 수 있는 피드백이 되어야 하고 객관성을 확보하고 앞으로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효과적인 피드백 문화를 어떻게 형성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몇 가지 사례를 보자.
피드백을 시스템화한 사례
넷플릭스의 피드백 4A 원칙
어떤 피드백이 좋은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피드백을 무작정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회사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하에서 진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넷플릭스는 다음과 같은 피드백 4A 원칙을 정립하였다.
- Aim to Assist(도움이 되어야 한다) : 피드백은 선의를 갖고 해야 하며, 조직 혹은 개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상대에게 의도적으로 상처주기 위한 피드백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
- Actionable(행동 가능해야 한다) : 피드백은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 지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 따라서 피드백은 받는 사람이 행동 가능한 대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 Appreciate(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 사람은 자신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들을 때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드백 내용에 즉각적을 반응하기보다는 오픈 마인드로 경청하고 화를 내거나 방어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 Accept or Discard(수용해서 따를지는 스스로 결정한다) : 모든 피드백을 들어보고 고려하되, 무조건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 피드백을 수용할지 말 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있다.
시스코의 '팀 스페이스 체크인(Team Space Chek-in)'
시스코는 '팀 스페이스 체크인'이라는 사내 시스템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이 수시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PC나 모바일 접속을 통해 구성원들이 매주 자신의 업무 목표와 진도, 성과와 애로사항을 입력하면 리더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수시로 대면 소통을 한다. 피드백은 구성원 성장의 관점에서 개별 맞춤화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퍼스펙티브(Perspective)'
퍼스펙티브라는 사내 시스템을 통해 본인이 계속 강화해야 하는 행동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리더나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다. 애널리틱스 기능을 통해 적절한 사람을 추천받고 이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생생한 피드백을 폭넓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구성원들의 피드백 경험을 풍부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후무(Humu)'
미국의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느 후무라는 AI 플랫폼을 통해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코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리더들은 이메일이나 협업 툴을 통해 특정 구성원에게 피드백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는 알림을 받기도 하고 대화 스킬에 대한 힌트도 얻는다. 피드백 방식과 형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준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사례에서 보듯 앞으로 생성형 AI가 이러한 피드백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현대 조직에서 피드백은 중요한 수단이다. 조직 구성원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용한 도구로 기능한다.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자기 인식을 증진한다. 팀워크를 증진하는 역할도 한다. 소통을 활성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계기도 마련해 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그동안 피드백은 단순히 과거 성과나 역량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더 많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리더나 주변 동료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어 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 구성원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리더들은 피드백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피드포워드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미래지향적 피드백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직 차원의 원칙과 시스템으로의 정착도 반드시 필요하다.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피드백은 현대 조직에서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필수적인 요소다.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효과적인 피드백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은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는 시각이 필요하다.
[reference: 원지현, "피드백 동상이몽, 피드포워드로 극복해야, LG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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