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시장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리는 곳이고 다른 기업과 경쟁하는 전쟁터다. 경쟁하는 다수의 기업은 시장에서 차등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시장 내 경쟁의 결과지만 시장 참여 전부터 어떤 위치에서 경쟁할 것인가를 전략적 관점에서 정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시장 진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이론화한 필립 코틀러의 '경쟁전략'을 살펴보자.
오늘 다룰 내용은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이다. 그 유명한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이 아니라,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경쟁전략이다.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각 기업의 위치를 분류하고 점유한 위치에서 경쟁의 문제를 다루는 이론이다. 마케팅에서 기본적인 지식으로 생각될 정도로 유명한 이론이지만 '경쟁전략'이라는 명칭을 붙이니 조금은 낯설어진다. 그러나 경쟁이라는 용어만큼 어울리는 타이틀도 없을 것이다. 분류 기준이 마이클 포터의 것과 다르다고 보면 된다.
필립 코틀러의 경쟁전략
필립 코틀러는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을 시장점유율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한다. 시장 리더, 시장 챌린저(도전자), 시장 팔로워(추종자), 시장 니처(틈새 공략자)가 그 네 가지 기업의 위치를 나타낸다. 그리고 각 위치에 따라 차별화된 경쟁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한다. 차례로 보자.
시장리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시장 리더의 가장 우선적인 전략은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것이다. 시장이 커지면 같은 점유율을 유지하더라도 판매액이 증가한다. 시장점유율 1위 업체는 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판매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다. 두 번째는 소극적 전략으로 기존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전략은 기존 시장 크기에서 타사의 점유율을 뺏어오는 것이다. 즉,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시장 리더는 마이클 포터의 본원적 경쟁전략 측면에서 바라보면, 원가우위 전략을 사용하여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챌린저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을 시장 챌린저로 분류할 수 있다. 챌린저의 첫 번째 전략은 시장 리더를 공략하여 시장점유율을 뺏어오는 것이다. 시장 리더를 공격하는 전략은 위험하지만 보상도 크다. 시장 크기가 고정되어 있다면 점유율은 제로섬 싸움이 된다. 두 번째 전략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실적이 부진한 비슷한 규모 기업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이다. 세 번째 전략은 첫 번째와 반대되는 것으로 자사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의 점유율을 뺏어오는 것이다.
시장 챌린저의 전략 중 시장 리더를 공격할 때 쓸 수 있는 본원적 경쟁전략은 차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차별화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디자인, 기능, 서비스 등에서 경쟁자와 차별화된 요소를 제공해야 한다.
시장팔로워
시장 리더를 추종하여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기업을 위치를 가리킨다. 시장 팔로워는 무엇보다 다른 기업과 협력하여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시장 리더를 추종하기 때문에 개발비를 많이 들이지 않고 이익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 리더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조금 변형하거나 다른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전략을 흔히 쓴다.
시장 팔로원는 시장 리더와는 다른 의미의 원가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 시장 리더의 전략과 제품을 모방하여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시장이 크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시장니처
특정 세분시장에 집중하여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기업을 말한다. 큰 시장에서 추정자가 되기보다 작은 시장을 개척하여 그 틈새시장에서 리더가 되려는 전략이다. 시장 니처는 경쟁을 피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 틈새시장은 언제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복수의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니치마켓은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어떤 데이터를 볼 때, 기타로 분류되는 항목이 있는데, 그 비중이 몇 십퍼센트 되는 경우도 있다. 비중이 높아도 주목도가 떨어진다. 틈새시장이 이외로 중요한 시장일 수도 있다.
시장 니처는 틈새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집중화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정 세분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당 세분시장에서 경쟁자보다 우월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이유
코틀러의 경쟁전략은 기업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은 자신의 목표와 환경에 맞는 적절한 경쟁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코틀러의 경쟁전략은 기업의 경쟁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수립될 수 있다. 경쟁전략을 수립할 때는 기업의 목표, 경쟁 환경, 기업의 강점과 약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경쟁전략은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해야 하며, 기업의 환경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앞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코틀러의 시장위치에 따른 경쟁전략과 포터의 본원적 경쟁전략을 결합하여 전략적 관점을 수립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시장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시장을 키우고 점유율을 지키고, 또 타사의 점유율을 뺏어오는 전략 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우위 전략을 확실히 가져가야 한다. 말 그대로 본원적 전략이 따라와야 한다. 다른 위치에 있는 시장 참여 기업도 마찬가지로 본원적 경쟁전략을 각기 가져가야 할 것이다.
경쟁이란 그 자체에 함몰될 위험을 안고 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객관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을 뒤로한 채 비합리적인 판단을 남발할 수 있다. 과거 대형마트들의 어처구니없는 가격경쟁을 얼마나 많이 보아왔는가. 그건 경쟁이라기보다는 싸움에 가깝다. 승자도 없다. 경쟁이 전략적이어야 하는 이유고 경쟁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전략적으로 경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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