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대한 뉴스를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환율'이다. 환율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고 생각되지만 의외로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이번 기회에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내용만 살펴보자.
환율(Exchange rate)이란 간단히 말해 두 나라의 화폐를 서로 바꿀 때 사용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전 세계가 모두 똑같은 통화를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환율이 존재하는 것이다. 원화, 달러, 엔화, 위안화, 유로화 등 세계에는 수많은 통화가 있다. 이 통화들을 서로 교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 환율이다. 예를 들어, 1달러를 얼마의 원화로 바꿀 수 있는지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원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가 외환이므로 환율은 외환의 가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환율의 의미와 영향
환율은 원화 외에 존재하는 통화 수만큼 존재하지만, 그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환율은 원화와 달러의 교환 비율이다. 달러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환율이라고 하면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달러와의 교환 비율을 가리킨다. 환율이 1달러=1,400원이라고 하면 1달러를 1,400원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환율이 1달러=1,000원에서 1달러=2,000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면 예전에는 1달러로 1,000원어치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무려 2,000원어치나 살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전에는 2,000원을 주고 2달러를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1달러밖에 살 수 없으므로 원화가치는 그만큼 하락했다고 할 수 있다. 가끔 이 계산이 빠르게 되지 않는다면 '환율=달러 가치'로 기억하면 된다. 즉,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내려간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원화 가치가 내려가는 것이므로 수출 기업들에게는 유리해질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물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증가하고, 외국 물건의 가격이 비싸져 수입이 감소하는 경향아 있다. 위에서 예로 든 1달러=1,000원에서 1달러=2,000원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에서 2,000원짜리 상품을 수출한다면 미국에서는 과거에 2달러로 사던 것을 1달러에 살 수 있게 된다. 가격 인하 효과로 인해 더 많은 구매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해도는 사람 입장에서는 환율이 올라가면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예전보다 더 비싼 돈을 내고 상품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오를 수 있다. 환율이 하락한다면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수출에는 불리하고 수입에는 유리하다. 수입 물가 하락으로 국내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도 있다.
환율의 결정 원리
그렇다면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환율 역시 경제의 기본 원리에 의해서 결정된다.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수요가 높으면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환율이 상승한다. 반대로 달러의 수요가 줄고, 원화의 수요가 늘면 환율이 하락한다. 이렇게 환율은 기본적으로 회환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경우도 흔히 본다. 가장 간단한 예로, 정부가 나서 달러를 대거 사들이면 달러 가치가 올라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정부가 환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할 수도 있다. 보통 치솟는 환율을 낮출 목적이라면 정부는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풀면서 환율 방어에 나선다.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지나치게 많이 공급하게 되면 외환보유고가 바닥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환율 방어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환율이 변동하는 이유
환율은 계속 변한다. 어떨 때는 요동치기도 한다. 환율이 변하는 이유를 보자. 환율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동한다. 주요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수출입 : 수출이 증가하면 외국 돈이 국내로 유입되어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반대로 수입이 증가하면 외국 돈이 유출되어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 어쨌든 경향성은 그렇다.
- 금리 : 자국 금리가 높아지면 외국 자본이 고금리를 찾아 유입되어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 반대로 자국 금리가 낮아지면 외국 자본이 유출되어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 따라서 환율이 금리 조절에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물가 : 물가상승률이 높은 국가의 화폐 가치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 정치 및 경제 상황 : 정치적 불안이나 경제위기 등이 발생하면 해당 국가의 화폐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의 중요성
지금까지 본 것처럼, 환율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중요성을 몇 가지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국제 거래의 기준 : 우리나라 물건을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 물건을 수입할 때, 그 가격을 정하는 데 환율이 큰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변하면 수출입 물품의 가격 경쟁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가계 경제에 영향 : 대표적으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유학을 갈 때, 환율에 따라 여행 경비나 생활비가 달라진다. 환율이 높으면 같은 수입 물건을 서더라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 투자 : 외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때도 환율 변동은 중요한 요소다. 환율이 변하면 투자 수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치 날씨가 우리의 옷차림을 결정하듯, 환율은 우리의 소비와 투자,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경제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환율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물론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환율은 상식에 속하고 관심도 많을 것이다. 경제에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환율과 금리상황은 항상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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