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흔하게 접하고 또 너무 자주 써서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SWOT분석의 원작자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랜 세월 중요한 분석 툴로 자리매김해 왔고 여전히 경영전략 수립에 광범위하게 쓰이는데도 원작자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SWOT분석의 원형을 제시한 사람은 초기 경영전략이론의 대가로 인정받는 '케네스 앤드루스'다. 그의 SWOT 개념을 'Classic SWOT'로 명명하고, 관련 이론을 살펴보려고 한다. 간단한 내용이다.
SWOT는 초기 경영전략 연구의 대가인 '케네스 앤드루스(Kenneth Andrews)'가 "기업 전략의 본질(The Concept of Corporate Strategy)"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네 가지 요소를 제안하면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이 1971년에 나온 것이니 SWOT분석의 역사가 벌써 50년도 넘은 것이다. 가히 경영 분석 툴의 고전이라고 할만하다.
케네스 앤드루스 경영전략 방법론의 핵심 : SWOT
앤드루스는 전략을 수립할 때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부 환경이 주는 기회와 위험, 기업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자원과 역량, 경영층의 개인적 가치와 열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외부 환경의 기회(Opportunity: O)와 위협(Threat: T), 기업 내부의 강점(Strength: S)과 약점(Weakness: W)은 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경영전략 분야에서 유용한 개념적 틀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념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 바로 SWOT다. SWOT 분석으로 정립된 이 분석은 상황분석의 일부분으로 기업이 강점과 약점 등의 내부 역량과 기회, 위협과 같은 외부의 가능성 사이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면, 앤드루스가 제시한 원형대로 SWOT를 적용해 보자.
기업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를 알아야 한다. 이때 상대란 경쟁기업은 기본이고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는 데 있어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환경 요인인 정치, 경제, 기술, 사회, 문화 등 외적 여건이 포괄적으로 포함된다. 기업이 외부여건을 파악하게 되면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외부환경분석에 의해 포착된 여러 기회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성공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지 역량을 판단하는 것이다. 외부환경에서 주어지는 기회와 내부에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알게 되면 선택 대안 중 자신의 약점을 최소화하면서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경영자는 좋은 기회를 포착하고 선택하기 위해 재무구조를 포함한 생산능력, 경영관리 역량, 제품 구조 등에 관한 광범위한 내부 역량과 한계를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때 기업의 역량은 환경적 제약과 경쟁자를 동시에 극복해 나가면서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과연 성취할 수 있는가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 모든 조직에는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기업의 과제는 최대한 기업의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고 강점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자사의 약점과 강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자사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는 것은 의뢰로 쉽지 않은 과제다. 주관성이 개입하기 쉽고 약점과 강점이라는 것도 어떤 기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무척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여간 기업이 탁월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사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업의 역량과 외부의 기회에 맞춰 전략을 수립했을 때 이것을 '경제적 전략', 혹은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업의 여부 여건과 내부 여건을 객관적으로, 논리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이상적인 전략이라고 할만하다.
케네스 앤드루스가 SWOT를 통해 강조했던 것들
앤드루스는 바람직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외부환경이 주는 기회와 위협, 기업 내부의 강점과 약점을 함께 고려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기초적이면서 가장 강력한 방법론 중 하나다. 그렇게 때문에 여전히 중요한 전략수립 툴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경영자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전략수립 요소를 망각한다. 좋아 보이는 사업 기회가 나타났을 때 자사가 적합한 역량을 갖췄는지 묻고 따지지도 않고 덤벼들어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또는 자사의 강점을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고 엉뚱한 사업 기회를 탐색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어쩌면 앤드루스가 강조하고자 한 것은 단순하다. 바람직한 전략은 외부여건과 내부여건이 딱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수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꼭 기억해야 한다. 앤드루스가 1960년대의 전략 연구를 집대성하여 SWOT의 원형을 제시한 이후 1980년대 들어 경영전략이론을 주도했던 것은 산업조직론이었기 때문에 산업 환경 분석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면, 1990년대에는 경영전략이론을 주도했던 핵심역량이론이 내부 역량 분석을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러한 흐름이 모두 앤드루스의 SWOT 범위 내에 있는 것이다. 앤드루스의 전략이론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고 깊은 통찰을 갖고 있는 것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SWOT 분석의 원형을 제시한 케네스 앤드루스의 전략 수립에 관한 주장과 관련 이론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봤는데, 유력하게 사용하는 이론이나 방법론일수록 배경과 뿌리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본래의 취지와 핵심에서 멀찌감치 비켜갈 수 있기 때문이다. SWOT는 단순하지만 경영전략의 핵심을 담고 있는 강력한 방법론이다. 그리고 깊은 경영학적 통찰을 담고 있는 개념이다. SWOT 분석이 구닥다리라는 생각은 접고 본래 취지에 맞게 적극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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