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명분이냐, 실리냐에 대한 질문은 아주 오래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은 실리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인 것 같다. 그러나 고리타분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대의명분은 언제나 중요한 것이다. 이는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전과 가치는 대의명분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기업에서도 대의명분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WHY'를 강조하는 저명한 경영학자가 있다. 바로 '사이먼 시넥'이다. 그의 저서 'Start with Why'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대의명분, 바꿔 말해 'WHY'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왜 이 상품이 필요한가?'라는 이념을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세상을 바꾸곤 했다. 사람들을 고무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이고, 이는 타고난 재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 Start with Why"를 쓴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패턴을 공부하면 누구나 그들처럼 사람들을 고무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핵심 포인트가 바로 'Why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사이먼 시넥은 기업과 개인의 성공을 위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단순히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대신, 먼저 '왜' 하는 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사이먼 시넥의 골든 서클 모델
'사이먼 시넥'은 사람들을 고무해서 놀라운 업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골든 서클' 모델을 고안했다. 골든 서클 모델은 WHAT, HOW, WHY라는 3개의 원이 동심원상으로 겹쳐져 있는 모델이다.
- WHAT : 서클의 가장 바깥 층위로, '그 조직이나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조직이나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이나 개인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 HOW : 서클의 중간 층위로, Why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나 과정을 의미한다. 즉, WHAT을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를 말한다. 혹은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실천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 WHY : 서클의 가장 안쪽 층위로, WHAT을 하는 이유다. 조직이나 개인의 존재 이유, 믿음, 가치관을 의미한다. '그것을 하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대의명분 또는 이념이며, 사람들을 공감시키는 것이다. 사람은 WHY를 알면 행동이 달라진다.
그럼, 여기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탁월한 리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평범한 사람은 제품이나 프로젝트의 What 밖에 말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What → How → Why 순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즉,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만들지 고민한 후에 왜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탁월한 리더는 Why → How → What 순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즉,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하여, 어떻게 그것을 실현할지 방법을 찾고, 마지막으로 무엇을 만들어낼지를 결정한다.
골든 서클의 활용과 일관성
골든 서클은 단순히 이론적인 개념을 넘어, 우리의 삶과 조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무엇'이 아닌 '왜'에 공감하고, '왜'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어떻게'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골든 서클은 활용성이 높다. 우선, 자신을 돌아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은 자신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것이다. 조직문화 형성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이 Why에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케팅 전략 수립에 있어서는 극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Why를 강조하여 고객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리더십 개발에서도 Why는 중요하다. Why를 중심으로 팀을 이끌고, 구성원들의 동기를 부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이먼 시넥의 골든 서클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 우리는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경쟁사가 히트 상품을 내놓으면 그것을 그대로 흉내 낸 상품을 출시한다. 그러나 What만 흉내 내는 상품으로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고객은 Why에 공감한다. 고객은 What이 아니라 Why를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명심할 것이 있다. Why → How → Why의 흐름이 일관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는 Why가 없으면서 마치 Why가 있는 듯이 행동하면 주위 사람들은 평소 언동을 통해 본능적으로 그 말이 거짓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일관된 신념과 행동에서는 진정성이 전해지기 마련이다. 항상 Why를 기점으로 생각하고 일관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회사는 어떤 대의나 사명을 위해서 존재하는가?'는 기업의 이념이다. 기업을 강하고 탁월하게 만드는 것은 규모도 제품도 아닐지도 모른다. 기업의 이념과 문화야말로 탁월성의 바탕이다. 모든 구성원이 같은 이념과 가치관을 공유한다면 그 기업이 탁월한 기업이다. 기업의 이념, 즉 Why를 명확히 하고 그 이념에 공감하는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여기에서도 Why → How → What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이념만 훌륭할 뿐 이념과 행동 사이에 괴리가 있는 회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체가 드러난다. 항상 Why를 고민하고, 끊임없이 자문하며, What을 대의명분과 일치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tart with Why' 적용 방법론
이제 'Start with Why'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론을 알아보려고 한다. 사이먼 시넥은 이론적 틀을 제공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
Why를 명확히 정의하기
- 조직의 존재 이유 : 조직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고객의 삶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삶을 어떻게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가?
- 핵심가치 : 조직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브레인스토밍, 고객인터뷰, SWOT 분석을 제안하고 싶다. 브레인스토밍으로 조직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왜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으며, 고객인터뷰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의 니즈와 가치관을 파악하는 것이 출발이 될 수 있다. SWOT 분석을 통해 조직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을 분석하여 왜를 정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왜'를 모든 구성원에게 전달하기
- 스토리텔링 : '왜'를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 구성원들에게 전달한다.
-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 : '왜'를 정기적으로 반복하여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긴다.
- 리더의 모범 : 리더가 왜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준다.
'왜'를 구성원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정기적인 타운홀 미팅과 사내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사내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왜'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기
- 모든 의사결정에 '왜' 적용 :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한다.
-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비전 우선 :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결정을 내린다.
- 위험 감수 :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위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한다.
위와 같은 의사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치 기반 경영이 절실히 필요하다. 조직의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여 '왜'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도 필요하다.
'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 환경변화에 대한 민감성 : 시장환경, 고객의 니즈, 기술 변화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을 통해 '왜'를 업데이트한다.
- 피드백 수렴 :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수렴하여 '왜'를 개선한다.
- 혁신문화 조성 :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왜'에 대한 리뷰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체계 도입도 필요하다.
'Start with Why'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다. 위에 제시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조직의 '왜'를 명확히 정의하고,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실제 행동으로 연결한다면 조직은 더욱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Start with Why'는 어떤 면에서 보면 기업을 위한 성공 공식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리더십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왜'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고, 그 답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더 큰 의미와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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